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의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가 사실상 굳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나오고 있다.
정념 스님은 지난 4~6일 제주도에서 열린 중앙승가대학교 총동문회 모임에서 종단의 현 상황을 비춰볼 때 변화가 필요하고 그 변화를 위해 자신도 열정을 갖고 일정부분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같은 사실이 불교계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정념 스님이 오는 10월 치러질 제33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는 의견이 팽배해진 분위기다. 정념 스님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중앙승가대 동문 모임에서 총무원장 출마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을 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중앙승가대 동문 모임에서 한 발언이 이슈화되자 정념 스님은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출마 의사를 부인하고 있다. 동문 모임 직후인 6일 양산 통도사에서 열린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의에서 정념 스님은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하며 출마설을 부인했다.
정념 스님은 <불교닷컴>과의 통화에서도 "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종단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종도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평소의 생각"이라며 "정서적 공감대를 갖고 있는 동문에게 총동문회장으로서 말한 것이 확대해석되고 있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정념 스님은 "(불기 2553년 하안거)안거기간 동안 자신을 살피고 관조하면서 종단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출마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실제 정념 스님의 행보는 10월 치러질 총무원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
정념 스님은 선거를 앞두고 종단 내 동향을 살필 필요성에 따라 조만간 조계종총무원 인근에 연락을 담당할 사무실 개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파견할 참모로 월정사 소임자 가운데 한 스님을 확정해 놓은 상태다.
총무원장 당선 가능권으로 진입하기 위한 작업도 꾸준히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 핵심은 선거인단수 확대다. 현 종단내 정치구도에서 입지가 약한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선거인단수의 대폭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선거인단이 3,000명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비교적 개혁적이고 참신한 이미지로 알려진 정념 스님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념 스님은 "선거가 일찍 과열화 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지만, 선거 직전까지 리더십 검증과 비전 제시가 이뤄지지 않은 채 정치그룹에 의한 파당과 야합에 의해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한다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후보검증과 비전·종책 제시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해 선거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출마의사를 내비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월정사 주최로 열린 '한암선사와 조계종의 정체성' 세미나도 내용과 장소 면에서 정념 스님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한몫했다는 분석이 대두, 원장 출마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계종단의 총체적인 정체성을 언급한데다 세미나 장소도 평소 오대산호텔 등 월정사 주변에서 이번에는 종단 정치의 1번지인 견지동으로 장소를 옮겼다..
정념 스님이 출마 의사를 갖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부처님오신날 이후 선거분위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제31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했던 종하 스님(원로의원) 등 차기 총무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이 선거캠프를 꾸리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서서히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나오고 싶으면 누구나 다 나와도 된다.
그게 정답이다.
그러므로 정념아 너 꼭 나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