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참여하는데 불교는?
정부·지자체 참여하는데 불교는?
  • 法應 기자
  • 승인 2009.01.19 19:4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론] 원효 트레일 유감…지금이라도 종단·사찰 나서야
원효 스님의 ‘해골물’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원효와 의상 두 스님이 당나라로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경기도 평택인지 남양인지, 하여간 그곳 어디쯤에서 비도 내리고 밤이 되어서 하룻밤 쉴 곳을 찾던 중 굴을 발견, 하룻밤 묵기로 했습니다.

원효 스님이 잠결에 갈증을 느끼고 마침 부근에 샘과 바가지가 있어서 물을 마셨습니다. 물론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했습니다. 원효 스님이 동이 터서 주변을 살피니 그 굴은 석실형 무덤이고 간밤에 마셨던 물은 바로 시체가 썩은 물이고 바가지는 해골이었습니다.

어둠속에서 인지하지 못하고 마신 그 물이나 바가지가, 시야가 트인 낮에 보니 시체 썩은 물과 해골이라! 순간 토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마음 공부하는 구도자일 수밖에 없던 원효는 이윽고 커다란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 물을 마신 어둠속의 자신이나 지금의 자신이나 다름이 없고, 시원하게 느끼기도 하고 토를 했던 그 해골과 물은 그대로 대상일 뿐, 문제는 본각을 벗어난 자신의 분별력이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새로운 세상이 나타났습니다.

유학의 궁극적 목적이 깨달음이었던 원효 스님은 그 목적을 이미 달성했기에 길을 포기하고 국내파로 남게 되었으며 이후 업적은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UNWTO ST-EP재단(세계관광기구 지속가능관광―빈곤퇴치재단·이사장 도영심) 등은 '원효 트레일' 이라는 명칭아래 종교순례 코스를 정하고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고 합니다. 경주 - 문경 - 여주 - 평택 - 문경 - 구미 - 경산 - 경주 등지를 순회하는 코스입니다. 여기에는 470여개의 사찰이 포함됩니다.

종단과 어떠한 논의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뒤통수를 되게 맞은 기분입니다. 불교계가 주체가 돼서 할 일을 빼앗겼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음은 필자의 중생심이라고만 하기엔 아쉬움이 많습니다. 지금이라도 종단이나 통과지 사찰에서는 이들에게 한 바퀴 돌고나니 남는 것은 ‘내가 원효가 되었네’ 이 한 마디가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미네르바 2009-01-19 21:11:07
글 잘보고 있습니다. 불교닷컴 아니면 이런 글을 볼 수 없다는게 가슴 아픕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드려요.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