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조계종 총무원 종무원들에 대한 무더기 인적사항을 확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확인 범위가 결과적으로 종무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김종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불교닷컴> 보도 직후인 18일 오후 3시 총무원 기획실장 장적 스님을 예방, 이같은 사실을 실토하고 사죄했다.
김종섭 대장은 "처음에는 촛불수배자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파악된 125.xxx.x.253번 아이피가 조계종 총무원과 별도로 운영되는 것이라는 설명을 총무원 담당자로부터 듣고 해당 아이피를 이용해 인터넷뱅킹을 한 컴퓨터의 맥어드레스를 찾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면서 "<불교닷컴>의 지적대로 이 아이피가 총무원 대표 아이피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사이버범죄를 다루는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는 부분은 설득력이 약하다. 총무원 전산실 관계자는 "유무선과 관계없이 방화벽을 통해 외부로 나갈 때는 하나의 대표 아이피로 표시된다는 것은 상식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불교닷컴>이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은행으로부터 통보받은 스님2명 재가자2명 모두 무선인터넷이 아니라 자기 책상앞에 비치된 유선데스크탑을 이용해 인터넷뱅킹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경찰이 인터넷뱅킹을 한 총무원 전체의 컴퓨터 사용자의 인적사항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반증이다.
이에 대해 김 대장은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고 특정 아이피를 통해 인터넷뱅킹을 한 컴퓨터의 맥어드레스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대단히 송구하고 죄송스럽다. 우리가 잘못 알았다"고 했다.
김석원 조계종 법무전문위원과 장영욱 원우회장은 경찰에 "그렇다면 종무원 몇명의 인적사항을 확인했는지 명단을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종무원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명단도 있어 별도로 종단 변호사를 통해 제출하겠다"며 SC제일은행에만도 4명이 된다고 했다.
김 대장은 한국통신 등 ISP업체도 있는 데 하필 은행에 인적사항을 조회한 이유를 묻는 종무원들의 질의에 "한국통신에는 일부 데이타만 있고 가장 정확한 데이터가 은행에 있다는 것을 전화로 확인해 보고 은행을 택했다. 사이버수사대에서 맥어드레스를 체크한 수사기법이 이번이 처음이라서 그렇게 했다. 절대 계좌추적 등은 안했다"고 했다.
"거래명세 확인이 아니고 인적사항만 조회했다면 금융거래실명제법상 굳이 본인에게 통보하지 않아도 될 텐데 왜 은행에서 종무원들에게 통보했겠느냐"는 질문에 김 대장은 "난 통보대상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은행이 본인들에게 통보를 해서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했다.
"총무원 아이피를 확인할 때 영장 발부등 적법 절차를 거쳤느냐"는 <불교닷컴> 취재진의 질문에 김 대장은 "촛불수배자들이 사이트에 소식과 댓글을 올릴 때 아이피를 확인하니 조계종유지재단으로 나오던데,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했다. 그러나 17일 <불교닷컴>과 통화한 사이버범죄수사대 수사관은 "총무원의 협조를 얻어 아이피를 확인했다"고 발언했다.
"은행이 압수수색영장에 따라 경찰에 종무원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준게 11월 10일인데 이 때는 이미 촛불수배자가 검거되고 구속된 직후인데 시기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종무원들의 지적에 대해 김 대장은 "촛불집회 전체 수배자가 아니라 김광일에 대한 추적을 위해 단행한 것이다"고 답했다.
기획실장 장적 스님은 이 자리에서 "경찰이 확인한 종무원 명단을 제출해주면 이를 바탕으로 원우회, 종단법률자문위원 등과 상의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 종무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쾌하다. 최근들어 불교계 내사설 말이 많았고, 거래명세서로 조계종을 내사한 것으로 오해불러 일으킬 만하다"고 김 대장에게 심경을 토로했다. 취재과정에 총무원의 또 다른 스님도 "우리은행에서 나도 똑 같은 통보서를 받았다"고 말해, 현재까지 확인된 종무원은 4명으로 늘었다.
한편 이날 김 대장과 동행한 사이버범죄수사대의 한 수사관은 <불교닷컴> 취재진에게 "<불교닷컴> 기자가 왜 <불교방송>기자라고 사칭했느냐"라며 하지도 않은 말을 들먹이며 불쾌해 했다. 그는 이어 "건방지고 순 양아치다"등의 심한 욕설을 취재진에게 퍼붓고는 "내가 XXX 출신인데 당신은 맛좀 봐야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