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사상연구원 15일 ‘제149차 정기 월례 학술대회’
보조사상연구원 15일 ‘제149차 정기 월례 학술대회’
  • 이창윤
  • 승인 2024.03.0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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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사상연구원은 3월 15일 오후 2시 서울 법련사에서 ‘제149차 정기 월례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고금석림(고금석림)》 <석씨어록(석씨어록)> 연구(박성일·서울대 규장각 / 논평 오경후·동국대 불교학술원, 민순의·불교사회연구소) △《법화경》 방편 개념 이해의 이대 조류(서정원·한림대 / 논평 황상준·위덕대, 권규민·동국대) 등 주제 발표와 논평이 있을 예정이다.

학술대회는 법련사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다음은 보조사상연구원이 사전 배포한 발표 요약문.

《고금석림(古今釋林)》 <석씨어록(釋氏語錄)> 연구

박성일(서울대 규장각)

1789년 이의봉(李義鳳)이 저술한 《고금석림(古今釋林)》은 총 40권 20책에 달하는 어휘 해설집이다. 한글과 한어(漢語)를 비롯하여 흉노・토번・돌궐・거란・여진・청・일본・안남・섬라 등의 여러 언어의 어휘를 모아 해설한 어휘집이다.

해당 문헌은 중어학이나 국어학 부문에서만 학술적 검토가 진행되었는데, 이 《고금석림》의 권19~권21인 ‘석씨어록(釋氏語錄)’에 대해서는 현재 연구가 전무한 실정이다.

‘석씨어록’은 불교에 관련된 어휘를 모아 해설한 것으로, 표제어 및 경전적 전거가 제시되며 일부 저자의 생각도 ‘안(按)’으로 표현되고 있다. ‘석씨어록’에서 주로 인용되는 문헌을 분석한 결과 《능엄경》이나 《능엄경》 관련 주소(註疏)의 인용을 주로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조선에서 주로 유통되었을 계환해(戒環解)를 비롯하여, 통윤(通潤)의 《능엄경합철(楞嚴經合轍)》 등이 《고금석림》의 저자가 빈번하게 활용하는 전거(典據)로 보인다. 또한 《위산경책(潙山警策)》,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오등회원(五燈會元)》, 《심경주(心經註, 반야심경주)》, ‘육조선사(六祖禪師)’, ‘종밀(宗密)’ 등의 선불교 중심의 인용을 비롯하여, 《법화경(法華經)》, 《화엄경(華嚴經)》, 《능가경(楞伽經)》, 《약사경(藥師經)》 등의 제반 경전과 중국의 괴기 소설집인 《유양잡조(酉陽雜俎)》, 그리고 《번역명의집(翻譯名義集, 宋 法雲 著, 범어사전)》, 《오륜전비해〔五倫全備解; 오륜전비언해(1721년 사역원간행)〕》와 같은 어학서도 다수 인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본고의 분석을 통하여 18세기 후반 조선에서 유통되던 불서의 일단을 파악하고, 당시 조선에서 이해하던 불교 관련 지식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게다가 《고금석림》은 조선의 유학자들의 서적을 주로 참고하고 있다는 특징도 보인다. 예를 든다면 《상촌선생집(象村先生集)》(奎4769, 1636년) 제34권의 <불가의 경의에 관한 설〔佛家經義說〕>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표제어로 설정하고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고금석림》 권19에서 사례를 찾아보면, ‘殼漏(p.8)’, ‘鹿苑(p.16)’, ‘難園(p.16)’, ‘五根(p.28)’, ‘六入(p.36)’, ‘根塵(p.37)’, ‘象村(p.41)’, ‘五覺(p.43)’, ‘如來(pp.43-44)’, ‘四智(p.45)’, ‘遮那(p.48, 毘盧遮那)’, ‘三昧(p.50)’, ‘三歸(p.53)’, ‘三藏(p.53)’, ‘三乘(p.53)’, ‘四緣(p.54)’, ‘龍象(p.57)’, ‘羯磨(p.62)’, ‘五蘊(p.64)’ 등이 발견된다. 이처럼 《고금석림》은 주요 불교개념을 조선 중기 4대 문장가이자 ‘유학자’인 상촌 신흠(申欽, 1566~1628)의 문집에서 차용하고 있다는 특징이 드러난다. 특히 《고금석림》 권20의 표제어 ‘십계(十戒)’도 상기한 《상촌선생집》 의 인용이다. 즉, 불살생(不殺生),불투도(不偸盜),불사음(不邪淫),불망어(不妄語),불음주(不飮酒),불식육(不食肉),불탐진(不貪嗔),부잡견(不雜見),불훼방(不毀謗),불기과(不欺夸)’가 실려있다. 이중 ‘고기를 먹지 말라’는 불식육계가 십계중 제6계로 설명되고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육식 금지가 십계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여타의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찾기 어려운 독자적인 십계 개념이 조선 중후기에 지속적으로 유통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고금석림》은 조선 후기에 유통된 유서(類書)를 포함하여, 연담 유일(蓮潭 有一, 1720~1799)의 《석전류해(釋典類解)》 등과 비견될 사전류 문헌이라 평가할 수 있다. 향후 《고금석림》의 불교용어 표제어 설정과 해설을 통해서, 조선 후기 불교 이해의 단면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법화경》 방편개념 이해의 이대 조류

서정원(한림대)

《법화경》은 고래로 본적(本迹)의 이분(二分)으로 구성되며, 먼저의 일분은 제1 <서품>에서 제14 <안락행품>까지로 이야기되고, 이 부분의 중심품은 제2 <방편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품의 핵심사상은 사실 일체개성(一切皆成)이지만 그 품의 제목과, 또 짝지어 말해지는 제3 <비유품>의 장자궁자(長者窮子)의 비유에서 아버지의 교묘한 방편이라는 이야기의 힘에 말미암아 핵심사상이 붓다의 언설에 대한 일종의 교판에 불과한 ‘방편’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실지로 <방편품>이 이야기를 하고자하는 것은 《법화경》에 이르러서야 설하게 된 일체개성의 주장이고, 이 일체개성과 반대되거나 모순되던 붓다의 말씀을 방편으로 격하시키는 것이다. 이때 방편의 의미는 최종적인 목적을 위해 설해진 것으로 그 의미를 다 한 것, 그 시효가 다 한 것이지 가치가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즉 기성의 가르침은 방편에 불과하니 이를 버리고 새로운 가르침, 혹은 붓다의 진의인 일체개성을 받아들이라는 말이다. 그렇기에 《법화경》의 의도는 방편이란 일체개성에 다다르기 위한 방법론적 가치를 가지기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설시되기 이전 가르침에 대한 배격이고 가치절하에 목적이 있다. 《법화경》이 설시된 이상 듣는 자는 이전의 가르침에 머물 것인지, 《법화경》의 가르침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 선택의 의미에서 《법화경》을 믿어온 온 조류는 가마쿠라 신불교의 각 개조들과 비판불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반대로 기성불교의 입장에서 《법화경》의 이러한 태도는 전통을 파괴하는 입장으로 쉽게 받아들여질 성격의 것이 아니였다. 그렇기에 후대의 해석에선 <방편품>에서 가치절하적 의미를 가진 ‘방편’이 여래언어의 교묘한 방도로 이야기되고, 모든 가르침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긍정적 방향의 조류가 형성된다. 이를 포섭적 조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체의 제법 -혹은 최소 유정에 한해서- 일원적 속성을 부여하는 여래장(불성), 삼론(공), 자은(식)은 일체의 경교에 방편이라는 일원적 가치를 부여하는 이 포섭적 조류에 속하게 되며, 이들은 삼승 개별이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 일체개성의 절대적 명령을 거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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