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이 3원 체제를 총무원 1원 체제로 전환을 준비한다. ‘94종단개혁’ 때 정비한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을 총무원으로 통합을 추진한다. 교육원과 포교원이 사라지는 것이다. 관련 업무는 총무원 조직에 통합할 것으로 보인다. 종단개혁 30년 만에 종단 중앙종무기관의 큰 틀이 변하는 것이다.
조계종은 3원 통합안을 담은 ‘종헌일부개정안’을 2월 21일부터 3월 11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했다. 이어 27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는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 종단 주요 소임자 회의’가 열렸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호계원장 보광 스님, 교육원장 범해 스님, 포교원장 선업 스님,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무관 스님, 미래특위위원장 심우 스님(화엄1회장),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장 선광 스님(화엄2회장), 불교신문사 사장 삼조 스님(화엄3회장), 아름다운동행 상임이사 일화 스님(무량회), 비구니 대표 중앙종회의원 정운 스님, 원로회의 사무처장 원명 스님, 중앙종회 사무처장 설도 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허운 스님(관음사 주지), 은해사 주지 덕조 스님, 총무부장 성화 스님, 기획실장 우봉 스님, 재무부장 우하 스님, 문화부장 혜공 스님, 사회부장 도심 스님, 호법부장 보운 스님, 사업부장 각운 스님, 사서실장 진경 스님, 교육부장 덕림 스님, 포교부장 남전 스님 등이 모여 종헌일부개정안을 논의했다.
조직 개편을 위한 ‘종헌일부개정안’은 종단개혁 30주년을 맞아 종단 운영 시스템을 재점검 및 평가해 시대 상황과 불교 발전에 적합한 조직으로 개편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또 스님, 사찰 등 종단의 기본 업무를 토대로 인적, 물적, 자원 관리 및 지원에 집중하고, 종단의 변화를 주도하고 미래를 대비해 시대와 사회를 함께 하는 조직으로 위상을 재정립하자는 뜻도 담았다.
주요 내용은 교육원, 포교원을 총무원으로 통합하고 이를 위해 교육원, 포교원 종헌 내용 삭제 및 조정했다. 또 종헌의 복지원 및 승려복지원에 대한 내용은 현실적 기능 및 운영상황을 반영해 명칭 등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현 종헌 가운데 교육원과 포교원(교육원장 및 포교원장 등 인사 부분 포함) 관련 부분을 모두 삭제한다. 종무회의 조항에서도 교육원과 포교원이 삭제된다. 종헌 제10장 교육원과 제11장 포교원 부분이 통째로 삭제된다. 제116조의 ‘승려노후복지원’은 ‘승려노후복지기관’으로 자구가 바뀐다.
시행 시기가 눈에 띤다. 종헌일부개정안은 2025년 4월 1일 시행토록 정하고 있다.
일단 종헌일부개정안만 입법 예고됐다. 관련 종법은 추후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종헌 개정안은 중앙종회의원 2/3, 54명이 찬성해야 한다. 종헌 개정은 본회의에서 늘 마지막 벽을 넘기 힘들었다.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교육원과 포교원이 총무원에 통합되면, 총무원의 6부 2실 체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관련 종법 개정 작업도 관심이다. 또 중앙종회의원 직능대표선출위원회 인적구성도 바꿔야 한다. 인사 관련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회의에 앞서 “종단개혁 30주년을 맞아 추진하는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한국불교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우리 종단이 앞으로 좀 더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진취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종단 조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쇄신이 필요하다”며 “30년 동안 행해왔던 조직 체계를 다시 한번 정리 정돈해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여기 모인 스님들은 종단과 사찰, 산하기관 등 각 조직에서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에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해 잡음 없이 모두 합심해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했다.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 작업이 백척간두에 선 한국불교를 구하는 불사라고 평가했다.
의장 주경 스님은 “국가가 침몰할 정도로 인구절벽 문제가 한국사회 고질적인 문제이고, 우리 종단도 출가자 급감으로 본사에 행자가 없고 사찰에 스님이 없고 재가불자 숫자도 줄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94년 종단개혁 이후 30년간 성과가 있었고 현대적인 종단 구조를 갖췄지만 이제 한계에 이르렀고 사부대중 모두의 생각도 마찬가지다”며 “종회와 집행부가 뜻을 모아 3원 통합을 위한 종헌 개정을 통해 시대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역동적이고 활발한 불교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경 스님은 또 “현재 한국불교는 백척간두 위기에 놓여있고 사부대중의 의견과 취지를 잘 받들어 조직 개편을 이뤄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불교가 살아나는 절호의 기회”라며 “이 자리를 준비하고 만들어 준 총무원장 스님과 중앙종무기관 주요 소임자 스님, 종무원들에게도 감사하고, 우리 종단을 기사회생하는 불사가 성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포교원장 선업 스님은 “많은 분이 종단의 중차대한 일에 관심을 기울여 주셔서 감사하다”며 “다만 앞으로 교육원과 포교원이 정확하게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고민이 필요하고, 구조조정 대상의 핵심이 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포교에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허운 스님은 “이번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에 대한 논의는 늦은 감이 있다. 그간 공식, 비공식적으로 꾸준히 논의되어 온 사안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정리를 한 번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주요 소임자 스님들의 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해 조직 개편을 위한 종헌 개정안 논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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