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중앙종회의원 자리를 두고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불교태고종 경기중부종무원(종무원장 지허 스님)은 지난해 선거를 통해 월주 스님(성남 무량사)을 중앙종회의원으로 선출했다.
이 선거에 출마했다가 1:7 큰 표차로 낙선한 청담 스님은 지난 10일 태고종도 등이 있는 SNS 대화방에 "당선된 스님이 종무원장에게 '약속된 것을 드린다'며 000만원을 건넸다. 이는 명백한 위법이고 추잡한 일"이라고 알렸다.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법륜 스님은 11일 '경기중부종무원 금품수수 의혹 관련 말씀 올립니다' 제하의 글을 통해 파악한 사실을 알리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월주 스님은 "당선이 되니 기분이 좋아서 종무원 발전기금을 낸 것"이라고 했다. 청담 스님의 "'약속한 돈을 내겠다'고 말했다"는 주장에 월주 스님은 "내가 3살짜리 애기도 아니고 (선거 자리에서) 그게 말이 되느냐"고 부인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법륜 스님은 "중앙종회 의장단 일원으로 이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 다만, 승가화합을 위해 청담 스님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이 사건 진실이 오해를 푸는 것으로 끝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중앙종회 수석부의장의 중재(?)에도 사건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차제에 돈 선거 못하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 종도수가 몇인데 160명이 종도 의사를 좌지우지 하느냐. 타락하기 딱 좋다" 등 쓴소리가 쏟아졌다.
관련해 청담 스님은 "문제제기 전까지 오랜 시간 고민했다. 종도들과 이 문제를 의논하자고 한 것이지 싸우자는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서 "사홍서원을 하자마자 월주 스님이 '약속한거니까 내겠습니다' 하더니 돈봉투를 꺼냈다. 종무원장 지허 스님은 "뭘 그리 급하게 하시느냐"고 말했다. 사실 여부는 법당 CCTV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달된 금전의 성격이 '발전기금'이든 뭐든 본질이 아니다. 선거 끝난 그 자리에서 당선자가 (사홍서원을 했다고 하나) 가사 장삼을 수한 그대로 바로 금전을 건넨 것이 문제"라고 했다.
청담 스님은 "월주 스님이 '출마의 변'을 통해서 자신이 경기중부종무원의 성남분원장임을 밝혔다. 겸직금지 조항에 따라 월주 스님은 애초에 중앙종회의원 출마 자격이 안된다"고 했다.
청담 스님은 "선거 당시 성남분원장이면서 중앙종회의원 후보자 출마를 한 것에 내가 문제제기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당사자인 월주 스님은 "종무원 발전기금 낸 것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종무원을 위한 발전기금이 문제가 된다면 '중앙종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그동안 승려생활을 하고 여러 불사를 진행하면서 (금전문제로) 실수한 적 없다. 문제제기된 액수도 1000만원, 1억원도 아니고 100만원이라니 더 어이가 없다"고 했다.
월주 스님은 성남분원장 관련 "전임 성남분원장스님이 입적하면서 내가 대행을 한 적은 있지만, 이것이 이유는 될 수 없다"고 했다.
경기중부종무원장 지허 스님은 "월주 스님은 성남분원장이 아니다. 경기중부종무원에는 '성남분원'이 아예 없다"고 했다. 또 "설사 성남지역 종도들이 월주 스님을 분원장에 내정했더라도 종무원장인 내가 임명장을 내지 않았다"고 했다.
지허 스님은 "종무원 발전기금을 받은 것은 맞다. 바보도 아니고 비밀스럽거나 부정한 돈이면 선거를 치룬 그 자리에서 줬겠느냐. (청담 스님은) 차라리 선관위나 규정부에 제소를 해라. 서로 시비를 따져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면 될 일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초심원에 회부돼 징계가 진행 중인 청담 스님이 중앙종회의원 후보자로 출마한 것이 문제이다. 헤프닝으로 끝날 일을 왜 키우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