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1,600km를 걸어서] 10. 태풍을 뚫고 노부나가와 이에야스를 만나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1,600km를 걸어서] 10. 태풍을 뚫고 노부나가와 이에야스를 만나다
  • 이원영
  • 승인 2023.12.27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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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스러운 일본정부
8월13일 교토행진을 보도한 일본탈원전 소식지



 


8월13일 교토행진은 일본 시민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온 듯하다. 비록 작은 신문 판이지만 행진 사진과 이모저모를 알뜰하게 담았다. 한국에서부터 걸어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보도였다.

교토를 떠나 시가현으로 행진할 무렵 태풍 7호가 닥쳤다. 이 태풍은 간사이 지방을 관통한다고 해서, 공식적으로 행진 중단을 공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체일정을 준수해야 하는 필자로서는 태풍이 부는 날일지라도 어떻게든 이동해서 다음 날에는 출발을 공지한 장소로 가야 한다. 일본의 동지들이 동행하려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숙소도 예약취소가 불가한 상황이어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당일에 그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태풍때문에 철도를 비롯한 모든 지역 간 대중 교통이 올스톱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교토시내의 지하철은 태풍에 관계없이 다닌다. 그 노선이 비와코까지 연결되어 있다.



 



비와코에 도착하니 수면이 생각보다 잠잠하다.



비와코 쪽으로부터 오사카 쪽으로 흘러내려간다. 간사이 지역의 젖줄이기도 하다.



태풍으로 텅빈 거리를 걷는다. 바람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


하지만 교통편이 만만찮다. JR 노선과 지역 간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비와코로 가는 전철이 있다. 일단 비와코에 가보기로 했다. 오래전에 형성된 아주 큰 자연 호수다. 생태계가 살아있고 맑기도 하여서 간사이 지역의 상수원이다. 교토에 묵은 호텔의 수도꼭지에 음용수라고 적힌 것은 비와코 덕분이다.

비와코하마오쓰역을 나오니, 곧바로 비와코가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경치다. 수면을 보니 바람은 그다지 강하지 않은 듯. 이런 정도의 태풍이라면 걷는 것은 어렵지 않을 터였다. 일단 이시야마역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세타노가라하시라는 유명한 다리도 있고 해서 다리를 건너니 이내 구사쓰지역이 가깝게 느껴진다. 어차피 교통편도 없고 하니 8킬로쯤 걸어서 가기로 했다. 차량이 다니지 않아서 텅 빈 거리를, 약간의 세찬 바람을 맞으며 관통한다.


 


잠시 바람이 세차게 불 때 건물 뒤에서 쉬는 동안 눈에 들어온 마을 묘지. 일본은 서양처럼 묘지를 마을 안에 둔다. 이를 보면서 상념에 잠겼다.

삶은 잠깐이다. 우리의 삶을 이어가는 것은 아이들이고 다음 세대인데, 오염수는 우리 자신에게 테러를 가하는 것이다. 핵발전소는 물론이다. 적어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과 이후는 다르다. 아직도 핵발전소를 옹호하는 이들을 보면 저절로 분노가 치민다. 독일의 탈원전 사례를 보고도 이를 외면하는 위정자나 식자들을 보고 가만히 참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필자의 행진도 그 분노가 떠받치고 있다.


태풍 속 8키로를 걸어서 도착한 구사쓰의 마을.



 


 


 



시가현의 동지들이 만든 행진계획 홍보물. 



시가현의 동지들


 


시가현의 어느 오전 행진을 마친 후, 키도 상이 온천으로 안내한다. 비와코 큰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로텐부로(노천온천)이다. 환상적인 휴식시간이다. 


 


오후 행진때 만난 조선통신사의 유적


 


당시 모습을 재현한 그림이 다리위에 걸려 있다.



노도가와역에서 쉴 때 나그네를 위해 역사에 비치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준 미네미토 아츠코 상. 멋진 솜씨다.


 


일본 전국시대의 통일을 시작한 오다 노부나가의 아즈치성을 방문했다. 방문시 상영한 영화로부터 그가 시가현의 들판을 내려다 보는 모습을 캡쳐했다. 이 장면이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일본의 유명한 명장 오다 노부나가를 만났다. 그가 근거지로 삼은 아즈치성 가까운 전시관을 방문했다. 전시관 내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지역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다. 노부나가는 이 지역을 활용하면서 전국시대의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통일시대의 서막을 열어가는 일을 했던 것이다.


오다 노부나가가 누볐을 들판을 걸으며



시가현을 걷는 도중 교토로부터 기하라상 일행이 원정왔다. 기하라 상 팀의 키도 케이코 상은 홍보용 멘트를 녹음해와서, 행진 도중 반복해서 스피커를 통해 시민들에게 오염수방출중지의 필요성을 알린다. 그 내용에는 서울에서 도쿄까지 걸어가고 았는 행진단의 소개도 들어있다. 감동이다.



들판의 한가운데가 눈에 띄는 팻말이 있다.'탁수방지'. 일본정부가 필히 명심해야 할 문구다.



이 문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이렇게 탁수방지를 해야 하건만 일본 정부는 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걷는 동안 일본 정부가 나쁜 짓을 획책해 왔던 것이 드러난 기사를 본다..

[민들레] 일본정부, 대형선박으로 핵오염수 전세계 확산 계획

자국에서의 비용 절감을 위해 편법으로 오염수를 실어 나른 것이다. 이런 파렴치한 범죄를 국가가 버젓이 저질르려 하다니. 

원래 견제받지 않은 권력은 남용되기 마련이다. 일본 정부가 무슨 짓을 해도 백성이 조용하니 제멋대로 갈 수밖에 없다. 백 년 전부터 그랬다. 하지만 일본도 이젠 민주국가다. '이 땅의 주인'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


80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기하라상



시가현에서 줄곧 필자를 보살펴준 키도 신지 상에게 메세지를 부탁했다. "바다는 인류의 공유재산. 전력자본의 이익을 위해 오염시키는 것은 결코 허용하면 안됩니다. 2023.8.17. 키도 신지"



방송녹음을 해오신 키도 케이코상에게도 메세지를 부탁한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행동으로, 원전을 폐로시키자! 연대는 바다를 넘어서! 이원영상과 기하라상은 잘 닮았네요. 2023년 8월17일 키도 케이코"



효고현에서부터 참석하신 하시타 히데미 상에게는 진작부터 메세지를 받고 싶었지만 이제서야 부탁한다. "지구 환경과 인류의 미래에 우리들은 책임이 있습니다. 세계와 일본의 원전마피아에 맡길 수 없다! 지구촌 주민으로서 절대 오염수의 방출에 반대한다. 하시타 히데미 2023. 8.17."



행진을 마친 후 작은 공원에서 기하라 상 일행과 맥주 건배!


 


이제 기후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옛길인 나카센도(中山道)를 경유한다.



나카센도를 걸어가는 도중 이런 아름다운 마을을 만난다. 


 


 


히코네시에서 마이바라시를 거쳐 고개를 넘어 세키가하라로 가는 길을 나타낸 지도. 그중에서도 사메가이역을 지나 나카센도 마을을 걸어가는 구간이 일품이었다. 경치가 아름답지만, 난이도와 거리 모두 이번 일본행진 중 가장 어려운 코스다. 도로를 타고 넘어가다가 보도가 사라져서 걸어갈 수 없는 구간도 있었다. 그럴 때면 시가현의 동지들이 차를 대기하여 두었다가 그 구간만 안전하게 이동시켜 주셨다. 

나카센도(中山道)를 넘고 있자니 시가현을 떠나는 필자의 행진을 보살펴주신 이나무라 상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구와노 야스오상을 통해 보내왔다.

"이원영 상의 위업은 시가현의 반원전 탈원전 운동가들에게 확실히 거대한 영향을 미쳤다. 1,600km를 관철하는, 일본 혼슈 1,100km를 걸어 원전 오염수 방류를 멈추는, 이러한 반원전 운동의 태도는, "비와 호수를 지키자! 원자력 발전을 전폐하자!"라고 하는 우리 시가현에서의 운동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 사고로부터 12년 5개월 지나, 걸핏하면 매너리즘화해 온, 경년열화해 온 운동에 무한한 생활과 부드러움을 가르쳐 주었다. 고마워요! 이원영 상! 같이 방류 중지를 해요!! 2023.8.18.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중지를 요구하는 한일 도보 행진 시가현 실행위원회"


자연이 살아있는 나카센도를 넘으면서 득의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필자. 기후현의 마중나온 동지들과 셀피.


 


 



일본의 역사적 사건인 세키가하라 전투를 그린 그림




"도쿠가와 이에야스 최초 진지"라는 표지가 서 있다.




 


나카센도를 지나면서 일본의 유명한 역사 현장인 세키가하라 들판을 만난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 전투에서 처음으로 진을 쳤던 곳을 만난다. 그는 이 운명의 결전을 이김으로써 승승장구하여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이후 300년이나 이어진 도쿠가와 막부는 도자기 교역 등을 통해 국가의 부를 착실히 쌓았다. 그 상업자본은 메이지유신으로 급격한 변화를 꾀한 일본 힘의 원천이 되었다. 유신 이전에 체력을 미리 다져놓았던 그의 공헌과 장기적 안목은 한국의 식자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이 승부처에서 이긴 그의 기운도 받아서 오염수를 중단시키고 탈원전으로 이끄는 분수령을 이루고 싶다.


그 진지를 향해 렌즈를 돌렸다.


미국에 머리를 조아리며, 국민의 평화 염원을 외면하고, 권력의 유지에만 급급한 일본 기득권층의 행태를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면 어떻게 이해할까? 수치스러운 지금의 일본 정부다.


 



기후현에서 마중나온 야나세 상이 후한 점심 도시락을 대접한다.



기후시로 접어들면서 야나세 상과 이토 상과 함께 다리를 건넌다.



몇 개의 강을 건느며 만난 아름다운 석양



환대해준 기후현의 동지들



기후시에서의 집회


 


 


이 장면이 주니치신문 지방판에 게재되었다. 기사내용은 익히 소개된 바와 같다.

당시 필자의 발언요지는,
"방사능오염수 방출은, 일본이 2차대전후 지구촌에 많은 기여를 통해 쌓아온 신뢰를 단번에 붕괴시키는 것이다. 일본 국민이 오랫동안 함께 쌓아올린 이 신뢰를 허무는 일개(하나의) 정권의 행위를, 주권자인 국민이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다."


기후역 앞 집회에서 즉석에서 칸파가 모금되었다. 이를 전하는 곤도 유리코 상은 많은 도움을 주셨다.



'칸파요로시쿠' 2만6천85엔이라는 숫자메모가 보인다. 



야나세 상은 기후에서 만나, 아이치 지역을 지나는 많은 날들을 함께 하면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다. 그에게 메세지를 부탁한다.



"바다는 전세계 인류의 것.  트리튬을 포함한 방사능오염수 해양방출 절대 반대! 야나세 가나매 2023.8.20."
8월13일 교토행진을 보도한 일본탈원전 소식지
 

8월13일 교토행진은 일본 시민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온 듯하다. 비록 작은 신문 판이지만 행진 사진과 이모저모를 알뜰하게 담았다. 한국에서부터 걸어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보도였다.

교토를 떠나 시가현으로 행진할 무렵 태풍 7호가 닥쳤다. 이 태풍은 간사이 지방을 관통한다고 해서, 공식적으로 행진 중단을 공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체일정을 준수해야 하는 필자로서는 태풍이 부는 날일지라도 어떻게든 이동해서 다음 날에는 출발을 공지한 장소로 가야 한다. 일본의 동지들이 동행하려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숙소도 예약취소가 불가한 상황이어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당일에 그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태풍때문에 철도를 비롯한 모든 지역 간 대중 교통이 올스톱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태풍때문에 철도를 비롯한 모든 지역 간 대중 교통이 올스톱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교토시내의 지하철은 태풍에 관계없이 다닌다. 그 노선이 비와코까지 연결되어 있다.
교토시내의 지하철은 태풍에 관계없이 다닌다. 그 노선이 비와코까지 연결되어 있다.
 
비와코에 도착하니 수면이 생각보다 잠잠하다.
비와코에 도착하니 수면이 생각보다 잠잠하다.
비와코 쪽으로부터 오사카 쪽으로 흘러내려간다. 간사이 지역의 젖줄이기도 하다.
비와코 쪽으로부터 오사카 쪽으로 흘러내려간다. 간사이 지역의 젖줄이기도 하다.
태풍으로 텅빈 거리를 걷는다. 바람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
태풍으로 텅빈 거리를 걷는다. 바람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

하지만 교통편이 만만찮다. JR 노선과 지역 간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비와코로 가는 전철이 있다. 일단 비와코에 가보기로 했다. 오래전에 형성된 아주 큰 자연 호수다. 생태계가 살아있고 맑기도 하여서 간사이 지역의 상수원이다. 교토에 묵은 호텔의 수도꼭지에 음용수라고 적힌 것은 비와코 덕분이다.

비와코하마오쓰역을 나오니, 곧바로 비와코가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경치다. 수면을 보니 바람은 그다지 강하지 않은 듯. 이런 정도의 태풍이라면 걷는 것은 어렵지 않을 터였다. 일단 이시야마역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세타노가라하시라는 유명한 다리도 있고 해서 다리를 건너니 이내 구사쓰지역이 가깝게 느껴진다. 어차피 교통편도 없고 하니 8킬로쯤 걸어서 가기로 했다. 차량이 다니지 않아서 텅 빈 거리를, 약간의 세찬 바람을 맞으며 관통한다.

 

잠시 바람이 세차게 불 때 건물 뒤에서 쉬는 동안 눈에 들어온 마을 묘지. 일본은 서양처럼 묘지를 마을 안에 둔다. 이를 보면서 상념에 잠겼다.

삶은 잠깐이다. 우리의 삶을 이어가는 것은 아이들이고 다음 세대인데, 오염수는 우리 자신에게 테러를 가하는 것이다. 핵발전소는 물론이다. 적어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과 이후는 다르다. 아직도 핵발전소를 옹호하는 이들을 보면 저절로 분노가 치민다. 독일의 탈원전 사례를 보고도 이를 외면하는 위정자나 식자들을 보고 가만히 참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필자의 행진도 그 분노가 떠받치고 있다.

태풍 속 8키로를 걸어서 도착한 구사쓰의 마을.
태풍 속 8키로를 걸어서 도착한 구사쓰의 마을.
 

 

 
시가현의 동지들이 만든 행진계획 홍보물. 
시가현의 동지들이 만든 행진계획 홍보물. 
시가현의 동지들
시가현의 동지들

 

시가현의 어느 오전 행진을 마친 후, 키도 상이 온천으로 안내한다. 비와코 큰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로텐부로(노천온천)이다. 환상적인 휴식시간이다. 
시가현의 어느 오전 행진을 마친 후, 키도 상이 온천으로 안내한다. 비와코 큰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로텐부로(노천온천)이다. 환상적인 휴식시간이다. 

 

오후 행진때 만난 조선통신사의 유적
오후 행진때 만난 조선통신사의 유적

 

당시 모습을 재현한 그림이 다리위에 걸려 있다.
당시 모습을 재현한 그림이 다리위에 걸려 있다.
노도가와역에서 쉴 때 나그네를 위해 역사에 비치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준 미네미토 아츠코 상. 멋진 솜씨다.
노도가와역에서 쉴 때 나그네를 위해 역사에 비치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준 미네미토 아츠코 상. 멋진 솜씨다.

 

일본 전국시대의 통일을 시작한 오다 노부나가의 아즈치성을 방문했다. 방문시 상영한 영화로부터 그가 시가현의 들판을 내려다 보는 모습을 캡쳐했다. 이 장면이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일본 전국시대의 통일을 시작한 오다 노부나가의 아즈치성을 방문했다. 방문시 상영한 영화로부터 그가 시가현의 들판을 내려다 보는 모습을 캡쳐했다. 이 장면이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일본의 유명한 명장 오다 노부나가를 만났다. 그가 근거지로 삼은 아즈치성 가까운 전시관을 방문했다. 전시관 내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지역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다. 노부나가는 이 지역을 활용하면서 전국시대의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통일시대의 서막을 열어가는 일을 했던 것이다.

오다 노부나가가 누볐을 들판을 걸으며
오다 노부나가가 누볐을 들판을 걸으며
시가현을 걷는 도중 교토로부터 기하라상 일행이 원정왔다. 기하라 상 팀의 키도 케이코 상은 홍보용 멘트를 녹음해와서, 행진 도중 반복해서 스피커를 통해 시민들에게 오염수방출중지의 필요성을 알린다. 그 내용에는 서울에서 도쿄까지 걸어가고 았는 행진단의 소개도 들어있다. 감동이다.
시가현을 걷는 도중 교토로부터 기하라상 일행이 원정왔다. 기하라 상 팀의 키도 케이코 상은 홍보용 멘트를 녹음해와서, 행진 도중 반복해서 스피커를 통해 시민들에게 오염수방출중지의 필요성을 알린다. 그 내용에는 서울에서 도쿄까지 걸어가고 았는 행진단의 소개도 들어있다. 감동이다.
들판의 한가운데가 눈에 띄는 팻말이 있다.'탁수방지'. 일본정부가 필히 명심해야 할 문구다.
들판의 한가운데가 눈에 띄는 팻말이 있다.'탁수방지'. 일본정부가 필히 명심해야 할 문구다.
이 문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이 문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이렇게 탁수방지를 해야 하건만 일본 정부는 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걷는 동안 일본 정부가 나쁜 짓을 획책해 왔던 것이 드러난 기사를 본다..

[민들레] 일본정부, 대형선박으로 핵오염수 전세계 확산 계획

자국에서의 비용 절감을 위해 편법으로 오염수를 실어 나른 것이다. 이런 파렴치한 범죄를 국가가 버젓이 저질르려 하다니. 

원래 견제받지 않은 권력은 남용되기 마련이다. 일본 정부가 무슨 짓을 해도 백성이 조용하니 제멋대로 갈 수밖에 없다. 백 년 전부터 그랬다. 하지만 일본도 이젠 민주국가다. '이 땅의 주인'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

80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기하라상
80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기하라상
시가현에서 줄곧 필자를 보살펴준 키도 신지 상에게 메세지를 부탁했다. "바다는 인류의 공유재산. 전력자본의 이익을 위해 오염시키는 것은 결코 허용하면 안됩니다. 2023.8.17. 키도 신지"
시가현에서 줄곧 필자를 보살펴준 키도 신지 상에게 메세지를 부탁했다. "바다는 인류의 공유재산. 전력자본의 이익을 위해 오염시키는 것은 결코 허용하면 안됩니다. 2023.8.17. 키도 신지"
방송녹음을 해오신 키도 케이코상에게도 메세지를 부탁한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행동으로, 원전을 폐로시키자! 연대는 바다를 넘어서! 이원영상과 기하라상은 잘 닮았네요. 2023년 8월17일 키도 케이코"
방송녹음을 해오신 키도 케이코상에게도 메세지를 부탁한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행동으로, 원전을 폐로시키자! 연대는 바다를 넘어서! 이원영상과 기하라상은 잘 닮았네요. 2023년 8월17일 키도 케이코"
효고현에서부터 참석하신 하시타 히데미 상에게는 진작부터 메세지를 받고 싶었지만 이제서야 부탁한다. "지구 환경과 인류의 미래에 우리들은 책임이 있습니다. 세계와 일본의 원전마피아에 맡길 수 없다! 지구촌 주민으로서 절대 오염수의 방출에 반대한다. 하시타 히데미 2023. 8.17."
효고현에서부터 참석하신 하시타 히데미 상에게는 진작부터 메세지를 받고 싶었지만 이제서야 부탁한다. "지구 환경과 인류의 미래에 우리들은 책임이 있습니다. 세계와 일본의 원전마피아에 맡길 수 없다! 지구촌 주민으로서 절대 오염수의 방출에 반대한다. 하시타 히데미 2023. 8.17."
행진을 마친 후 작은 공원에서 기하라 상 일행과 맥주 건배!
행진을 마친 후 작은 공원에서 기하라 상 일행과 맥주 건배!

 

이제 기후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옛길인 나카센도(中山道)를 경유한다.
이제 기후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옛길인 나카센도(中山道)를 경유한다.
나카센도를 걸어가는 도중 이런 아름다운 마을을 만난다. 
나카센도를 걸어가는 도중 이런 아름다운 마을을 만난다. 

 

 

히코네시에서 마이바라시를 거쳐 고개를 넘어 세키가하라로 가는 길을 나타낸 지도. 그중에서도 사메가이역을 지나 나카센도 마을을 걸어가는 구간이 일품이었다. 경치가 아름답지만, 난이도와 거리 모두 이번 일본행진 중 가장 어려운 코스다. 도로를 타고 넘어가다가 보도가 사라져서 걸어갈 수 없는 구간도 있었다. 그럴 때면 시가현의 동지들이 차를 대기하여 두었다가 그 구간만 안전하게 이동시켜 주셨다. 

나카센도(中山道)를 넘고 있자니 시가현을 떠나는 필자의 행진을 보살펴주신 이나무라 상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구와노 야스오상을 통해 보내왔다.

"이원영 상의 위업은 시가현의 반원전 탈원전 운동가들에게 확실히 거대한 영향을 미쳤다. 1,600km를 관철하는, 일본 혼슈 1,100km를 걸어 원전 오염수 방류를 멈추는, 이러한 반원전 운동의 태도는, "비와 호수를 지키자! 원자력 발전을 전폐하자!"라고 하는 우리 시가현에서의 운동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 사고로부터 12년 5개월 지나, 걸핏하면 매너리즘화해 온, 경년열화해 온 운동에 무한한 생활과 부드러움을 가르쳐 주었다. 고마워요! 이원영 상! 같이 방류 중지를 해요!! 2023.8.18.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중지를 요구하는 한일 도보 행진 시가현 실행위원회"

자연이 살아있는 나카센도를 넘으면서 득의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필자. 기후현의 마중나온 동지들과 셀피.
자연이 살아있는 나카센도를 넘으면서 득의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필자. 기후현의 마중나온 동지들과 셀피.

 

 
일본의 역사적 사건인 세키가하라 전투를 그린 그림
일본의 역사적 사건인 세키가하라 전투를 그린 그림
"도쿠가와 이에야스 최초 진지"라는 표지가 서 있다.
 

나카센도를 지나면서 일본의 유명한 역사 현장인 세키가하라 들판을 만난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 전투에서 처음으로 진을 쳤던 곳을 만난다. 그는 이 운명의 결전을 이김으로써 승승장구하여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이후 300년이나 이어진 도쿠가와 막부는 도자기 교역 등을 통해 국가의 부를 착실히 쌓았다. 그 상업자본은 메이지유신으로 급격한 변화를 꾀한 일본 힘의 원천이 되었다. 유신 이전에 체력을 미리 다져놓았던 그의 공헌과 장기적 안목은 한국의 식자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이 승부처에서 이긴 그의 기운도 받아서 오염수를 중단시키고 탈원전으로 이끄는 분수령을 이루고 싶다.

그 진지를 향해 렌즈를 돌렸다.
그 진지를 향해 렌즈를 돌렸다.

미국에 머리를 조아리며, 국민의 평화 염원을 외면하고, 권력의 유지에만 급급한 일본 기득권층의 행태를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면 어떻게 이해할까? 수치스러운 지금의 일본 정부다.

 
기후현에서 마중나온 야나세 상이 후한 점심 도시락을 대접한다.
기후현에서 마중나온 야나세 상이 후한 점심 도시락을 대접한다.
기후시로 접어들면서 야나세 상과 이토 상과 함께 다리를 건넌다.
기후시로 접어들면서 야나세 상과 이토 상과 함께 다리를 건넌다.
몇 개의 강을 건느며 만난 아름다운 석양
몇 개의 강을 건느며 만난 아름다운 석양
환대해준 기후현의 동지들
환대해준 기후현의 동지들
기후시에서의 집회
기후시에서의 집회

 

 

이 장면이 주니치신문 지방판에 게재되었다. 기사내용은 익히 소개된 바와 같다.

당시 필자의 발언요지는,
"방사능오염수 방출은, 일본이 2차대전후 지구촌에 많은 기여를 통해 쌓아온 신뢰를 단번에 붕괴시키는 것이다. 일본 국민이 오랫동안 함께 쌓아올린 이 신뢰를 허무는 일개(하나의) 정권의 행위를, 주권자인 국민이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다."

기후역 앞 집회에서 즉석에서 칸파가 모금되었다. 이를 전하는 곤도 유리코 상은 많은 도움을 주셨다.
기후역 앞 집회에서 즉석에서 칸파가 모금되었다. 이를 전하는 곤도 유리코 상은 많은 도움을 주셨다.
'칸파요로시쿠' 2만6천85엔이라는 숫자메모가 보인다. 
'칸파요로시쿠' 2만6천85엔이라는 숫자메모가 보인다. 
야나세 상은 기후에서 만나, 아이치 지역을 지나는 많은 날들을 함께 하면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다. 그에게 메세지를 부탁한다.
야나세 상은 기후에서 만나, 아이치 지역을 지나는 많은 날들을 함께 하면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다. 그에게 메세지를 부탁한다.
"바다는 전세계 인류의 것.  트리튬을 포함한 방사능오염수 해양방출 절대 반대! 야나세 가나매 2023.8.20."
"바다는 전세계 인류의 것.  트리튬을 포함한 방사능오염수 해양방출 절대 반대! 야나세 가나매 2023.8.20."

/ 이원영 전 수원대교수  leewysu@gmail.com

* 이 글은 <한겨레온>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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