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원적을 가슴 깊이 애도합니다.
한국 불교 중흥을 위해 헌신하신 큰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에 애통한 마음은 이를 데가 없습니다. 아직도 스님의 열반이 믿기 어려우나 인연에 다함을 되돌릴 수 없음에 슬픔을 잠시나마 거두고 전국 불자들의 마음을 대신합니다.
자승 큰스님이시여!
큰스님께서는 33대, 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하시며, 한국 불교 중흥에 초석을 다지셨습니다. ‘자성과 쇄신 결사’를 통해 불교 쇄신에 앞장서셨고, 승려노후복지제도, 신도시포교 및 국외 포교 등 포교활동, 총본산 성역화 불사에 이르기까지, 지난 8년 총무원장으로 계시면서 큰 원력으로 한국 불교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큰스님께선 총무원장의 소임을 내려두신 후에는 수행자의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셨습니다. 백담사 무문관에서 두 번의 겨울을 이겨내셨고, 상월선원 천막결사에서 90일간 동안거 정진을 이어가셨습니다. 그리고 상월결사 자비순례와 삼보사찰 천리순례, 그리고 상월결사 인도순례를 원만회향하며 사부대중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주셨습니다.
“부처님 법 전합시다”
43일간의 상월결사 인도순례를 마치고 돌아온 큰스님께서 사부대중 앞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인도순례 기간 동안에도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오직 부처님 법을 널리 전하는 전법에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상월결사의 기본정신이 부처님 법을 전하는 것이고, 사부대중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승 큰스님이시여!
이제 큰스님이 떠나셨지만, 스님께서 남긴 전법의 길을 우리 사부대중이 이어가고자 합니다. 한국 불교 중흥을 위해 마음속에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을 모아 부처님 법을 전하겠습니다. 오늘 스님을 떠나보내는 이 자리가 인연의 끝이 아닌 부처님 법으로 사부대중과 함께 맺어지는 자리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불기2567(2023)년 12월 3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 덕산 주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