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별이 떨어졌습니다.
“생사가 없다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라는 게송을 남기시고 홀연히 원적에 드셨습니다.
그러나 애감(哀感)은 가시질 않고, 가는 것이 곧 오는 것이라는 선문구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자승 대종사께서 걸어온 길은 이사판(理事判)의 길을 통해 더욱 빛이 났습니다.
33 • 34대 총무원장에 연임하며 종단 안정과 쇄신의 기반을 마련하셨고, 용산참사, 세월호 참사 등 약자의 편에서 아픔을 함께 하셨습니다.
또한 백담사 무문관에서의 용맹정진의 두문불출 그리고 최근에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로 수행자들에 귀감이 되셨습니다.
이는 신라시대 혜초 큰스님의 인도 순례를 손수 현세에 시현해 보이신 것입니다. “세계를 뒤흔든 43일”다큐 영화를 통해 커다란 감동을 받았습니다. 곧이어 한국불교의 대들보인 대학생 전법의 초석을 만들고 홀연히 원적에 드셨습니다.
그러나 한국불교에는 여전히 할 일이 많습니다.
사회의 혼란은 그치질 않고, 젊은이의 기백은 쇠퇴해져 있습니다.
여전히 대종사의 발걸음이 필요하고, 손길이 닿아야 할 곳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 구나”라고 하시고 사바세계를 떠나셨으니 부디 원적에 드옵소서!
회자정리(會者定離) 되었으니 이제 거자필반(去者必返)으로 화답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신라 혜초스님의 화현으로 자승스님으로 오신 것처럼 새별이 떠올라 한국불교의 새 희망이 되어줄 것이고, 큰 산이 치솟아 세계의 바람막이가 되어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자승스님의 화현을 기다립니다. 영산회상 불보살!
불기2567(2023)년 12월 3일
대한불교관음종 종정 영산 홍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