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지식] '本來無一物' 대각사상 구현 지름길로
[한국의 선지식] '本來無一物' 대각사상 구현 지름길로
  • 이기창
  • 승인 2006.05.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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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계포란(如鷄抱卵) 여묘포서(如猫捕鼠) 여갈사수(如渴思水) 여아억모(如兒憶母).’ 용성의 화두 참구법이다. 닭이 알을 품듯, 고양이가 쥐를 잡듯, 목 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 , 어린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듯 사심(死心)을 버리고 정진하라는 주문이다. 용성의 포교활동, 더 나아가 항일운동의 밑바탕에는 이런 신념이 자리잡고 있었다.
용성은 조주(趙州ㆍ778~897)의 무자(無字)와 혜능(慧能ㆍ638~713)의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의 화두를 대각사상 구현의 지름길로 생각하고 제자들에게 적극 권했다. 본래무일물은 한 물건도 없다는 의미로 깨달음, 즉 자성(自性)을 일컫는다.

깨달음은 본래 나무가 아니오
거울 또한 거울이 아니라네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느 곳에 티끌이 일겠는가



菩提本無樹(보리본무수)
明鏡亦非臺(명경역비대)
本來無一物(본래무일물)
何處惹塵埃(하처야진애)


혜능의 증도가다. 신수(神秀)의 게송을 전해 듣고 이 증도가를 지었다. 혜능은 오조 홍인(弘忍ㆍ602~675)의 의발을 전수, 육조의 반열에 오른 당 나라의 대선사다. 홍인문하의 납자들은 누구나 신수가 법을 이어을 것으로 생각했다.

몸은 바로 보리수요
마음은 곧 밝은 거울이라네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때묻지 않도록 하세



身是菩提樹(신시보리수)
心如明鏡臺(심여명경대)
時時勤拂拭(시시근불식)
勿使惹塵埃(물사야진애)


신수의 게송이다. 홍인은 신수가 자성의 문으로 들어오지 못했음을 알았다. 수제자 신수의 모자람을 보게 된 홍인은 불조의 혜명을 전할 그릇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다가 혜능의 증도가를 읽고 마음을 놓는다. 글을 몰랐던 혜능은 말로 게송을 읊었고 도반이 글로 옮겼다.

신수는 자신을 깨달음을 상징하는 보리수이자 명경대로 표현했다. 혜능은 그러나 스스로를 보리도 번뇌도, 몸도 마음도 없는 본래무일물로 여겼다. 당연히 티끌이나 먼지가 붙을 곳이 없다. 그러니 털어야 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신수의 선풍이 점진적인 수행을 쌓아나가 깨달음의 경지에 드는 점오(漸悟)라면 혜능은 단번에 깨닫는 돈오(頓悟)의 선풍이다. 본래무일물은 집착해야 할 그 어느 것도 없는 절대적인 무를 의미한다. 분별의 상대적 관념이 사라진 경지다. 혜능의 무일물은 무소유의 정신으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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