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총회 성원 가능성 50% 가량
차기 방장(方丈) 선출을 앞두고 금정총림 범어사가 내홍을 겪고 있다. 제2대 금정총림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연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산중총회가 성원(成員)될지 의문이다.
20일 범어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산노사 1세 제자 외 일동>은 지난 10일 "오는 26일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연기하자"는 내용의 서한을 범어사 주지 앞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미, 원두, 선래, 흥교, 대성, 도근, 영환, 계전, 홍선, 천제 스님 등이 주축이다.
이 스님들은 범어사 내에서 계량적으로 90∼110명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복수의 범어사 스님들에 따르면 오는 26일 치러지는 산중총회 유권자는 376명(비구니 63명 포함)으로 1세 제자스님들과 함께 대부분 사설사암을 가지고 선거에 무관심한 비구니 40여 명과 차기 방장으로 유력시 되고 있는 J스님에 대해 원천적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는 그룹이 합세할 경우 산중총회 성원은 매우 어렵다. J스님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그룹은 대략 50여 명 선으로 모두 합하면 거의 200여 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산중총회가 성원되기 위해서는 유권자 376명 중 절반인 188명 이상이 참석해야 하는데 이들 200여 명이 참석치 않을 경우 성원이 어려운 셈이다.
반면 <금정총림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금정총림 방장추대위원회 소위원회>, <금정총림 방장추대위원회> 등은 올 1월 1일부터 5차례 범어사 주지 앞으로 서한을 보내 산중총회를 열어 방장을 뽑자고 했다. 세 위원회에 가담하고 있는 스님들은 종훈, 원정, 정여, 수불, 상화스님 등 5명 외에도 혜진, 대방, 범일, 경흥, 법귀, 정오, 강하, 범천, 성광, 도명, 도우스님 등이다. 은사와 상좌 관계에 있는 스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D스님은 <불교닷컴>에 "산중총회는 성원 될 것"이라며 "원두스님의 경우 조계종 승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직격하며 <동산노사 1세 제자 외 일동>이 범어사 주지 앞으로 보낸 서한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H스님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방장에 나서야 한다."며 "동산노사 1세 제자들이 산중총회를 연기하자고 한 이유는 산중질서가 무너졌고 젊은 스님들이 너무 앞서기 때문"이라고 했다.
H스님은 "J스님이 가지고 있는 직(職)을 내려놓고 방장에 나선다면 산중총회가 성원될 수 도 있다."며 "J스님이 부지런히 (유권자 찾아)돌아다닌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K스님은 "구참과 신참이 충돌하는 걸 보니...산중총회 성원가능성을 50%라고 본다."고 전제한 후 "방장 임기를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이 종단 차원에서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