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127. 물과 불
[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127. 물과 불
  • 전재민 시인
  • 승인 2023.08.2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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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할 양식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공손하게 먹는 거야

흙 묻은 떡도 대충 툭툭
털어 내고 먹던 때처럼
감사함으로

어려서 손으로 물을 움켜쥐려고 한 적이 있다.
바람이 조그만 문틈으로도 문풍지를 떨게 하고 있지도 않은
호랑이와 성황 당과 상여를 보관하는 고집엔
당연히 귀신이 있다고 여겼다
 







#작가의 변
귀신은 하얀색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했고 옥수수 대에 걸린 비닐이 귀신으로 보였는지 모를 일이다.

옥수수 잎이 바람엔 흔들리는 소리에도 등골이 오싹하던 날 밤엔 별조차 바늘처럼 날카로웠다.

눅눅한 보릿짚 내음과 귓불을 타고 내리던 빗물이 잠자던 어릴 적 젖 내음을 깨우듯이 좁은 보릿단 아래 살을 맞대고 있던 어린아이는 심장이 유난히 방아 간 소리처럼 뛴다고 생각됐다. 늘 봐서 밍밍한 밥그릇에 보리밥 같던 순이는 왜 그땐 달리 보였는지 소년을 알 수 없었다.

인체를 형성하고 있는 70%는 물이다. 지구의 70%도 물이다. 인간은 숨을 쉬지 않아도 죽지만 물을 마시지 않아도 죽는다. 인간만 그런 게 아니다. 동물도 식물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동물들이 날마다 물을 마시기 위해 개울이나 샘물로 나온다. 그때를 노려 사냥하는 동물도 있다. 모든 동물이 모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식사하고 물을 마신다. 하지만 동물들은 먹이를 먹고 물을 바로 마시지 못한다. 물을 마시기 위해 아주 먼 곳까지 가야 할 경우도 있다.

지금이야 집마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지금도 물을 길어 오기 위해 하루 종일 수고해야 하는 나라도 많다. 내가 어릴 때 동네에는 두레박 우물 하나만 있었다. 케찹 캔 같은 것에 나무를 연결하고 줄을 이용해 우물에 던져서 물을 퍼 올린다. 지게나 동이로 물을 담아 집에까지 가져가야 한다. 우리 집은 누나와 어머니가 물을 길어왔다. 항아리에 물을 담아서 머리에 이고 집까지 오는 일은 짧은 거리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항아리와 머리 사이엔 똬리를 놓아 항아리가 직접 머리에 닿아 아픈 충격을 줄였다. 그래도 항아리 무게와 물의 무게가 합쳐져서 무게가 아주 무거웠고 오다가 흔들리면 물이 조금씩 쏟아지기도 했다. 지게로 떠가는 집은 남자들이 물을 지고 올라갔는데 져보니 걸을 때마다 물이 출렁거려서 많이 쏟아졌다. 그렇게 힘들게 머리로 이고 온 물은 사실 아주 값비싼 것이었다. 물을 길어 오고 불을 지펴 가마솥에 밥을 한다는 것은 힘든 일과 중에 하나다. 요즘처럼 가스 불에 켜기만 하면 밥이 되고 국을 끓이고 음식을 볶을 수 없으니 말이다. 불을 피워 밥을 하고 아궁이의 잔불을 이용해서 찌개를 냄비에 끓인다. 그러니 한 끼에 찌개 하나만 있어도 행복했던 것이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두부를 지지고 부침개를 부치고 나물 반찬을 만들고 생선을 굽고 하는 일들은 손이 많아야 할 수 있다.

그리고 물 한 그릇을 떠 놓고 조왕신에게 빌었다. 삼신할미는 태어나기 전에 아기를 관장하고 태어나 서부터는 일월 성신에게 빈 것이다. 집을 지으면서는 대들보에 성주 신을 모셨다. 그 기본은 가족의 무탈을 위해. 물은 신과 마음을 연결하는 최소한의 공물이자 마음이었다. 물처럼 깨끗하게 정화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성냥이 없던 시절엔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가정주부들은 모든 정성을 기울였다. 불이 없다는 것은 먹는 것을 만들 수 없고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불은 또한 어둠으로 상징되는 마귀를 쫓는 방편이기도 했다. 호랑이는 불을 싫어한다고 했다. 호랑이를 만나면 횃불로 맞서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 때는 불이 힘이고 믿음이었다.

중세 마녀사냥을 할 때 살아있는 마녀를 화형했다. 진짜 마녀였다면 그나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녀사냥은 종교와 정치의 결합에 의한 희생양을 제물로 바치는 것일 뿐이었다. 마녀라고 해도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신과의 소통을 도와주며 산파 역할을 했던 여성들이었다. 마녀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개 처형된 것도 모자라 재판 비용을 죄인인 마녀에게 쳥구했고 고문 비용과 화형의 비용까지 청구하고 재판관의 재판 비용까지 청구했다는 것은 마녀사냥으로 이득을 보기 위한 영주나 왕과 교회 세력의 합작품일 뿐이었다.

화형이 사라지고 나서도 인간을 대신해 인형을 태우거나 깃발을 태우고, 부적을 태우는 등으로 악을 태우는 의식은 현대까지도 남아 있다. 즉 불은 악을 없애는 도구이자 성스러운 것이었다. 그 성스러운 것이 기후 위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산불이 많이 나서 많은 나무와 생명을 태우고 있다. 현대사회는 불을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라이터 등 많은 도구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엔 전쟁도 불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볼 때 악으로 보이는 상대를 처단하기 위해 전쟁을 한다. 끊임없이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지구다. 아프리카에서는 강물이 메마르고 사막이 넓어지면서 목축업 주민과 농민들 사이에 물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 때문에 이웃 마을을 쳐들어가고 물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든다. 하나님에게 선택받았다는 이스라엘도, 열사의 나라 중동의 산유국들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는 석유를 팔아 물을 수입하고 있다. 지금은 바닷물에서 먹을 물을 만드는 플랜트를 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마다 검은 물 저장 탱크가 있고 그 물은 비싸다. 함부로 물을 쓰지 못한다. 쓰고 정수해서 수영장 물로 쓰고 그 물이 다시 농업용수로 쓰인다. 바닷물을 먹을 물로 만드는 것은 돈이 많이 든다. 물이 생명수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물로 세례를 준다. 인도의 힌두교는 정화의 의미로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생각한다. 천주교에서 물에 소금을 타서 성수를 만들고, 악을 쫓아내는 성수로 사용한다. 물은 기도의 힘을 증가시키고 깨끗하게 다시 정화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부처님에게 바치는 공양 즉 등 공양, 향 공양, 차 공양, 꽃 공양, 공양미, 그리고 과일 공양 등 육법 공양은 타종교의 물과 불에 대한 종교적 의미와 다르지 않다. 악을 멀리하는 지혜를 구하는 등 공양(빛은 희망이고 악을 쫓는 의미도 있다) 향 공양은 해탈을 위한 마음의 정화를 위한 것이고, 차 공양은 열반을 위한 것 즉 다시 남을 뜻하는 것이다. 나고 죽음이 없는 세계. 꽃 공양은 보살행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부처를 위한 것이다.

성경에 기름 부음이라든지 세례 의식 등은 정화의 의미다. 기름 부음은 향유로 귀하게 되는 뜻으로 선택받은 자를 뜻하기도 한다. 향수를 사용하는 기원이 된 것으로 본다. 동양의 향 공양과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인간의 70%와 지구의 70%가 물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할까? 인간도 지구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물이 오염되면 지구도 죽고 사람도 죽는다. 목숨만큼 소중한 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지구는 물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 그것은 늪지대나 뻘 등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것에서 물의 정화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화학 약품과 인간의 분비물로 인해 숨을 쉬지 못하는 호수와 강으로 인해 물은 점점 아파하고 있다. 불과 100년 사이에 지구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집마다 수세식 화장실이 있고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날마다 넘쳐 나는 쓰레기는 지구의 땅에 묻히고 물을 오염시킨다. 사람들이 날마다 먹고 버리는 분뇨와 생활 하수는 강물에 사는 생명들을 죽이고 강을 죽이고 있다.

갠지스강이 성스럽다고 그곳에서 목욕하고 그 물을 마시고 그 물에 화장한 시신을 띄우는 모습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넓게 보면 우리의 생활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쓰레기처리장이나 분뇨 처리장을 자기들이 사는 동네에 오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날마다 쓰레기를 버리고 분뇨를 날마다 배출하고 있다. 도시가 포장도로와 콘크리트 건물로 꽉 차 있어 홍수가 나면 물이 스며들 땅이 없고, 그래서 더욱 홍수의 피해는 커지게 되듯이 뻘을 없애고 늪지대를 없애서 공항을 짓고 아파트 단지를 지어 돈을 벌 생각만 하게 되면 우리는 결국 점점 오염된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고, 식수원으로 쓰는 곳조차 오염되어 아스팔트 콘크리트 사막에 사는 것과 같이 식수가 없고 홍수 피해를 겪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물은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꼭 필요한 소중한 것이다. 인간만이 독점하는 게 아니다. 물 때문에 전쟁이 벌어진다. 만약 달이나 화성처럼 바다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바다에 살던 해양 생물이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바다에서 불어오던 태풍들이 불지 않게 되고 수증기가 줄어들어 비가 오지 않게 될 것이다. 지상의 호수로 얼마간은 버틸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지구의 물은 사막으로 변해 화성처럼 될 것이다. 호수로 불리기도 하지만 지금은 소금 사막으로 바뀐 아랄해와 카스피해는 지금 어떻게 바다로 불렸던 곳이 없어지는지 보여 주고 있다. 죽음의 바다라는 뜻의 (The Dead Sea in Israel)은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호수와 바다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인인 소금이 있어 사해라고 불리는 이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아라비아반도에서는 물이 귀한 사막 지역이기 때문에 사해는 중용한 수자원이었지만 이젠 소금 뻘인 셈이다. 대한민국도 홍수와 가뭄에 해마다 고통받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을 정비한다고 했지만, 강의 오염은 더욱 심해지고 홍수와 가뭄을 막을 수 있는 기능도 작동이 안 된다. 도시화가 도시의 홍수를 더욱 부채질한 것과 같은 이유다. 사람들이 개발이란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공항을 만들고 아파트 단지가 늘수록 수질 오염과 가뭄, 홍수의 문제는 더욱 깊어 갈 것이다. 지구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모든 생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어서 그렇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자원 전쟁이 심해지고 지구는 점점 파괴되어 갈 것이다. 결국 과학이 발달한 만큼 사람이 살기 힘든 지구가 남게 될 수 있다.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지구 최후의 날 아마겟돈이 올지도 모르는 것은 사람들의 욕심과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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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할 양식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공손하게 먹는 거야

흙 묻은 떡도 대충 툭툭
털어 내고 먹던 때처럼
감사함으로

어려서 손으로 물을 움켜쥐려고 한 적이 있다.
바람이 조그만 문틈으로도 문풍지를 떨게 하고 있지도 않은
호랑이와 성황 당과 상여를 보관하는 고집엔
당연히 귀신이 있다고 여겼다
 





 

일용할 양식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공손하게 먹는 거야

흙 묻은 떡도 대충 툭툭
털어 내고 먹던 때처럼
감사함으로

어려서 손으로 물을 움켜쥐려고 한 적이 있다.
바람이 조그만 문틈으로도 문풍지를 떨게 하고 있지도 않은
호랑이와 성황 당과 상여를 보관하는 고집엔
당연히 귀신이 있다고 여겼다
 







#작가의 변
귀신은 하얀색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했고 옥수수 대에 걸린 비닐이 귀신으로 보였는지 모를 일이다.

옥수수 잎이 바람엔 흔들리는 소리에도 등골이 오싹하던 날 밤엔 별조차 바늘처럼 날카로웠다.

눅눅한 보릿짚 내음과 귓불을 타고 내리던 빗물이 잠자던 어릴 적 젖 내음을 깨우듯이 좁은 보릿단 아래 살을 맞대고 있던 어린아이는 심장이 유난히 방아 간 소리처럼 뛴다고 생각됐다. 늘 봐서 밍밍한 밥그릇에 보리밥 같던 순이는 왜 그땐 달리 보였는지 소년을 알 수 없었다.

인체를 형성하고 있는 70%는 물이다. 지구의 70%도 물이다. 인간은 숨을 쉬지 않아도 죽지만 물을 마시지 않아도 죽는다. 인간만 그런 게 아니다. 동물도 식물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동물들이 날마다 물을 마시기 위해 개울이나 샘물로 나온다. 그때를 노려 사냥하는 동물도 있다. 모든 동물이 모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식사하고 물을 마신다. 하지만 동물들은 먹이를 먹고 물을 바로 마시지 못한다. 물을 마시기 위해 아주 먼 곳까지 가야 할 경우도 있다.

지금이야 집마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지금도 물을 길어 오기 위해 하루 종일 수고해야 하는 나라도 많다. 내가 어릴 때 동네에는 두레박 우물 하나만 있었다. 케찹 캔 같은 것에 나무를 연결하고 줄을 이용해 우물에 던져서 물을 퍼 올린다. 지게나 동이로 물을 담아 집에까지 가져가야 한다. 우리 집은 누나와 어머니가 물을 길어왔다. 항아리에 물을 담아서 머리에 이고 집까지 오는 일은 짧은 거리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항아리와 머리 사이엔 똬리를 놓아 항아리가 직접 머리에 닿아 아픈 충격을 줄였다. 그래도 항아리 무게와 물의 무게가 합쳐져서 무게가 아주 무거웠고 오다가 흔들리면 물이 조금씩 쏟아지기도 했다. 지게로 떠가는 집은 남자들이 물을 지고 올라갔는데 져보니 걸을 때마다 물이 출렁거려서 많이 쏟아졌다. 그렇게 힘들게 머리로 이고 온 물은 사실 아주 값비싼 것이었다. 물을 길어 오고 불을 지펴 가마솥에 밥을 한다는 것은 힘든 일과 중에 하나다. 요즘처럼 가스 불에 켜기만 하면 밥이 되고 국을 끓이고 음식을 볶을 수 없으니 말이다. 불을 피워 밥을 하고 아궁이의 잔불을 이용해서 찌개를 냄비에 끓인다. 그러니 한 끼에 찌개 하나만 있어도 행복했던 것이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두부를 지지고 부침개를 부치고 나물 반찬을 만들고 생선을 굽고 하는 일들은 손이 많아야 할 수 있다.

그리고 물 한 그릇을 떠 놓고 조왕신에게 빌었다. 삼신할미는 태어나기 전에 아기를 관장하고 태어나 서부터는 일월 성신에게 빈 것이다. 집을 지으면서는 대들보에 성주 신을 모셨다. 그 기본은 가족의 무탈을 위해. 물은 신과 마음을 연결하는 최소한의 공물이자 마음이었다. 물처럼 깨끗하게 정화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성냥이 없던 시절엔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가정주부들은 모든 정성을 기울였다. 불이 없다는 것은 먹는 것을 만들 수 없고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불은 또한 어둠으로 상징되는 마귀를 쫓는 방편이기도 했다. 호랑이는 불을 싫어한다고 했다. 호랑이를 만나면 횃불로 맞서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 때는 불이 힘이고 믿음이었다.

중세 마녀사냥을 할 때 살아있는 마녀를 화형했다. 진짜 마녀였다면 그나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녀사냥은 종교와 정치의 결합에 의한 희생양을 제물로 바치는 것일 뿐이었다. 마녀라고 해도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신과의 소통을 도와주며 산파 역할을 했던 여성들이었다. 마녀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개 처형된 것도 모자라 재판 비용을 죄인인 마녀에게 쳥구했고 고문 비용과 화형의 비용까지 청구하고 재판관의 재판 비용까지 청구했다는 것은 마녀사냥으로 이득을 보기 위한 영주나 왕과 교회 세력의 합작품일 뿐이었다.

화형이 사라지고 나서도 인간을 대신해 인형을 태우거나 깃발을 태우고, 부적을 태우는 등으로 악을 태우는 의식은 현대까지도 남아 있다. 즉 불은 악을 없애는 도구이자 성스러운 것이었다. 그 성스러운 것이 기후 위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산불이 많이 나서 많은 나무와 생명을 태우고 있다. 현대사회는 불을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라이터 등 많은 도구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엔 전쟁도 불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볼 때 악으로 보이는 상대를 처단하기 위해 전쟁을 한다. 끊임없이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지구다. 아프리카에서는 강물이 메마르고 사막이 넓어지면서 목축업 주민과 농민들 사이에 물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 때문에 이웃 마을을 쳐들어가고 물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든다. 하나님에게 선택받았다는 이스라엘도, 열사의 나라 중동의 산유국들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는 석유를 팔아 물을 수입하고 있다. 지금은 바닷물에서 먹을 물을 만드는 플랜트를 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마다 검은 물 저장 탱크가 있고 그 물은 비싸다. 함부로 물을 쓰지 못한다. 쓰고 정수해서 수영장 물로 쓰고 그 물이 다시 농업용수로 쓰인다. 바닷물을 먹을 물로 만드는 것은 돈이 많이 든다. 물이 생명수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물로 세례를 준다. 인도의 힌두교는 정화의 의미로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생각한다. 천주교에서 물에 소금을 타서 성수를 만들고, 악을 쫓아내는 성수로 사용한다. 물은 기도의 힘을 증가시키고 깨끗하게 다시 정화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부처님에게 바치는 공양 즉 등 공양, 향 공양, 차 공양, 꽃 공양, 공양미, 그리고 과일 공양 등 육법 공양은 타종교의 물과 불에 대한 종교적 의미와 다르지 않다. 악을 멀리하는 지혜를 구하는 등 공양(빛은 희망이고 악을 쫓는 의미도 있다) 향 공양은 해탈을 위한 마음의 정화를 위한 것이고, 차 공양은 열반을 위한 것 즉 다시 남을 뜻하는 것이다. 나고 죽음이 없는 세계. 꽃 공양은 보살행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부처를 위한 것이다.

성경에 기름 부음이라든지 세례 의식 등은 정화의 의미다. 기름 부음은 향유로 귀하게 되는 뜻으로 선택받은 자를 뜻하기도 한다. 향수를 사용하는 기원이 된 것으로 본다. 동양의 향 공양과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인간의 70%와 지구의 70%가 물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할까? 인간도 지구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물이 오염되면 지구도 죽고 사람도 죽는다. 목숨만큼 소중한 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지구는 물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 그것은 늪지대나 뻘 등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것에서 물의 정화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화학 약품과 인간의 분비물로 인해 숨을 쉬지 못하는 호수와 강으로 인해 물은 점점 아파하고 있다. 불과 100년 사이에 지구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집마다 수세식 화장실이 있고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날마다 넘쳐 나는 쓰레기는 지구의 땅에 묻히고 물을 오염시킨다. 사람들이 날마다 먹고 버리는 분뇨와 생활 하수는 강물에 사는 생명들을 죽이고 강을 죽이고 있다.

갠지스강이 성스럽다고 그곳에서 목욕하고 그 물을 마시고 그 물에 화장한 시신을 띄우는 모습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넓게 보면 우리의 생활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쓰레기처리장이나 분뇨 처리장을 자기들이 사는 동네에 오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날마다 쓰레기를 버리고 분뇨를 날마다 배출하고 있다. 도시가 포장도로와 콘크리트 건물로 꽉 차 있어 홍수가 나면 물이 스며들 땅이 없고, 그래서 더욱 홍수의 피해는 커지게 되듯이 뻘을 없애고 늪지대를 없애서 공항을 짓고 아파트 단지를 지어 돈을 벌 생각만 하게 되면 우리는 결국 점점 오염된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고, 식수원으로 쓰는 곳조차 오염되어 아스팔트 콘크리트 사막에 사는 것과 같이 식수가 없고 홍수 피해를 겪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물은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꼭 필요한 소중한 것이다. 인간만이 독점하는 게 아니다. 물 때문에 전쟁이 벌어진다. 만약 달이나 화성처럼 바다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바다에 살던 해양 생물이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바다에서 불어오던 태풍들이 불지 않게 되고 수증기가 줄어들어 비가 오지 않게 될 것이다. 지상의 호수로 얼마간은 버틸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지구의 물은 사막으로 변해 화성처럼 될 것이다. 호수로 불리기도 하지만 지금은 소금 사막으로 바뀐 아랄해와 카스피해는 지금 어떻게 바다로 불렸던 곳이 없어지는지 보여 주고 있다. 죽음의 바다라는 뜻의 (The Dead Sea in Israel)은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호수와 바다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인인 소금이 있어 사해라고 불리는 이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아라비아반도에서는 물이 귀한 사막 지역이기 때문에 사해는 중용한 수자원이었지만 이젠 소금 뻘인 셈이다. 대한민국도 홍수와 가뭄에 해마다 고통받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을 정비한다고 했지만, 강의 오염은 더욱 심해지고 홍수와 가뭄을 막을 수 있는 기능도 작동이 안 된다. 도시화가 도시의 홍수를 더욱 부채질한 것과 같은 이유다. 사람들이 개발이란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공항을 만들고 아파트 단지가 늘수록 수질 오염과 가뭄, 홍수의 문제는 더욱 깊어 갈 것이다. 지구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모든 생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어서 그렇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자원 전쟁이 심해지고 지구는 점점 파괴되어 갈 것이다. 결국 과학이 발달한 만큼 사람이 살기 힘든 지구가 남게 될 수 있다.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지구 최후의 날 아마겟돈이 올지도 모르는 것은 사람들의 욕심과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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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변
귀신은 하얀색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했고 옥수수 대에 걸린 비닐이 귀신으로 보였는지 모를 일이다.

옥수수 잎이 바람엔 흔들리는 소리에도 등골이 오싹하던 날 밤엔 별조차 바늘처럼 날카로웠다.

눅눅한 보릿짚 내음과 귓불을 타고 내리던 빗물이 잠자던 어릴 적 젖 내음을 깨우듯이 좁은 보릿단 아래 살을 맞대고 있던 어린아이는 심장이 유난히 방아 간 소리처럼 뛴다고 생각됐다. 늘 봐서 밍밍한 밥그릇에 보리밥 같던 순이는 왜 그땐 달리 보였는지 소년을 알 수 없었다.

인체를 형성하고 있는 70%는 물이다. 지구의 70%도 물이다. 인간은 숨을 쉬지 않아도 죽지만 물을 마시지 않아도 죽는다. 인간만 그런 게 아니다. 동물도 식물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동물들이 날마다 물을 마시기 위해 개울이나 샘물로 나온다. 그때를 노려 사냥하는 동물도 있다. 모든 동물이 모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식사하고 물을 마신다. 하지만 동물들은 먹이를 먹고 물을 바로 마시지 못한다. 물을 마시기 위해 아주 먼 곳까지 가야 할 경우도 있다.

지금이야 집마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지금도 물을 길어 오기 위해 하루 종일 수고해야 하는 나라도 많다. 내가 어릴 때 동네에는 두레박 우물 하나만 있었다. 케찹 캔 같은 것에 나무를 연결하고 줄을 이용해 우물에 던져서 물을 퍼 올린다. 지게나 동이로 물을 담아 집에까지 가져가야 한다. 우리 집은 누나와 어머니가 물을 길어왔다. 항아리에 물을 담아서 머리에 이고 집까지 오는 일은 짧은 거리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항아리와 머리 사이엔 똬리를 놓아 항아리가 직접 머리에 닿아 아픈 충격을 줄였다. 그래도 항아리 무게와 물의 무게가 합쳐져서 무게가 아주 무거웠고 오다가 흔들리면 물이 조금씩 쏟아지기도 했다. 지게로 떠가는 집은 남자들이 물을 지고 올라갔는데 져보니 걸을 때마다 물이 출렁거려서 많이 쏟아졌다. 그렇게 힘들게 머리로 이고 온 물은 사실 아주 값비싼 것이었다. 물을 길어 오고 불을 지펴 가마솥에 밥을 한다는 것은 힘든 일과 중에 하나다. 요즘처럼 가스 불에 켜기만 하면 밥이 되고 국을 끓이고 음식을 볶을 수 없으니 말이다. 불을 피워 밥을 하고 아궁이의 잔불을 이용해서 찌개를 냄비에 끓인다. 그러니 한 끼에 찌개 하나만 있어도 행복했던 것이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두부를 지지고 부침개를 부치고 나물 반찬을 만들고 생선을 굽고 하는 일들은 손이 많아야 할 수 있다.

그리고 물 한 그릇을 떠 놓고 조왕신에게 빌었다. 삼신할미는 태어나기 전에 아기를 관장하고 태어나 서부터는 일월 성신에게 빈 것이다. 집을 지으면서는 대들보에 성주 신을 모셨다. 그 기본은 가족의 무탈을 위해. 물은 신과 마음을 연결하는 최소한의 공물이자 마음이었다. 물처럼 깨끗하게 정화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성냥이 없던 시절엔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가정주부들은 모든 정성을 기울였다. 불이 없다는 것은 먹는 것을 만들 수 없고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불은 또한 어둠으로 상징되는 마귀를 쫓는 방편이기도 했다. 호랑이는 불을 싫어한다고 했다. 호랑이를 만나면 횃불로 맞서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 때는 불이 힘이고 믿음이었다.

중세 마녀사냥을 할 때 살아있는 마녀를 화형했다. 진짜 마녀였다면 그나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녀사냥은 종교와 정치의 결합에 의한 희생양을 제물로 바치는 것일 뿐이었다. 마녀라고 해도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신과의 소통을 도와주며 산파 역할을 했던 여성들이었다. 마녀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개 처형된 것도 모자라 재판 비용을 죄인인 마녀에게 쳥구했고 고문 비용과 화형의 비용까지 청구하고 재판관의 재판 비용까지 청구했다는 것은 마녀사냥으로 이득을 보기 위한 영주나 왕과 교회 세력의 합작품일 뿐이었다.

화형이 사라지고 나서도 인간을 대신해 인형을 태우거나 깃발을 태우고, 부적을 태우는 등으로 악을 태우는 의식은 현대까지도 남아 있다. 즉 불은 악을 없애는 도구이자 성스러운 것이었다. 그 성스러운 것이 기후 위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산불이 많이 나서 많은 나무와 생명을 태우고 있다. 현대사회는 불을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라이터 등 많은 도구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엔 전쟁도 불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볼 때 악으로 보이는 상대를 처단하기 위해 전쟁을 한다. 끊임없이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지구다. 아프리카에서는 강물이 메마르고 사막이 넓어지면서 목축업 주민과 농민들 사이에 물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 때문에 이웃 마을을 쳐들어가고 물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든다. 하나님에게 선택받았다는 이스라엘도, 열사의 나라 중동의 산유국들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는 석유를 팔아 물을 수입하고 있다. 지금은 바닷물에서 먹을 물을 만드는 플랜트를 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마다 검은 물 저장 탱크가 있고 그 물은 비싸다. 함부로 물을 쓰지 못한다. 쓰고 정수해서 수영장 물로 쓰고 그 물이 다시 농업용수로 쓰인다. 바닷물을 먹을 물로 만드는 것은 돈이 많이 든다. 물이 생명수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물로 세례를 준다. 인도의 힌두교는 정화의 의미로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생각한다. 천주교에서 물에 소금을 타서 성수를 만들고, 악을 쫓아내는 성수로 사용한다. 물은 기도의 힘을 증가시키고 깨끗하게 다시 정화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부처님에게 바치는 공양 즉 등 공양, 향 공양, 차 공양, 꽃 공양, 공양미, 그리고 과일 공양 등 육법 공양은 타종교의 물과 불에 대한 종교적 의미와 다르지 않다. 악을 멀리하는 지혜를 구하는 등 공양(빛은 희망이고 악을 쫓는 의미도 있다) 향 공양은 해탈을 위한 마음의 정화를 위한 것이고, 차 공양은 열반을 위한 것 즉 다시 남을 뜻하는 것이다. 나고 죽음이 없는 세계. 꽃 공양은 보살행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부처를 위한 것이다.

성경에 기름 부음이라든지 세례 의식 등은 정화의 의미다. 기름 부음은 향유로 귀하게 되는 뜻으로 선택받은 자를 뜻하기도 한다. 향수를 사용하는 기원이 된 것으로 본다. 동양의 향 공양과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일용할 양식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공손하게 먹는 거야

흙 묻은 떡도 대충 툭툭
털어 내고 먹던 때처럼
감사함으로

어려서 손으로 물을 움켜쥐려고 한 적이 있다.
바람이 조그만 문틈으로도 문풍지를 떨게 하고 있지도 않은
호랑이와 성황 당과 상여를 보관하는 고집엔
당연히 귀신이 있다고 여겼다
 







#작가의 변
귀신은 하얀색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했고 옥수수 대에 걸린 비닐이 귀신으로 보였는지 모를 일이다.

옥수수 잎이 바람엔 흔들리는 소리에도 등골이 오싹하던 날 밤엔 별조차 바늘처럼 날카로웠다.

눅눅한 보릿짚 내음과 귓불을 타고 내리던 빗물이 잠자던 어릴 적 젖 내음을 깨우듯이 좁은 보릿단 아래 살을 맞대고 있던 어린아이는 심장이 유난히 방아 간 소리처럼 뛴다고 생각됐다. 늘 봐서 밍밍한 밥그릇에 보리밥 같던 순이는 왜 그땐 달리 보였는지 소년을 알 수 없었다.

인체를 형성하고 있는 70%는 물이다. 지구의 70%도 물이다. 인간은 숨을 쉬지 않아도 죽지만 물을 마시지 않아도 죽는다. 인간만 그런 게 아니다. 동물도 식물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동물들이 날마다 물을 마시기 위해 개울이나 샘물로 나온다. 그때를 노려 사냥하는 동물도 있다. 모든 동물이 모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식사하고 물을 마신다. 하지만 동물들은 먹이를 먹고 물을 바로 마시지 못한다. 물을 마시기 위해 아주 먼 곳까지 가야 할 경우도 있다.

지금이야 집마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지금도 물을 길어 오기 위해 하루 종일 수고해야 하는 나라도 많다. 내가 어릴 때 동네에는 두레박 우물 하나만 있었다. 케찹 캔 같은 것에 나무를 연결하고 줄을 이용해 우물에 던져서 물을 퍼 올린다. 지게나 동이로 물을 담아 집에까지 가져가야 한다. 우리 집은 누나와 어머니가 물을 길어왔다. 항아리에 물을 담아서 머리에 이고 집까지 오는 일은 짧은 거리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항아리와 머리 사이엔 똬리를 놓아 항아리가 직접 머리에 닿아 아픈 충격을 줄였다. 그래도 항아리 무게와 물의 무게가 합쳐져서 무게가 아주 무거웠고 오다가 흔들리면 물이 조금씩 쏟아지기도 했다. 지게로 떠가는 집은 남자들이 물을 지고 올라갔는데 져보니 걸을 때마다 물이 출렁거려서 많이 쏟아졌다. 그렇게 힘들게 머리로 이고 온 물은 사실 아주 값비싼 것이었다. 물을 길어 오고 불을 지펴 가마솥에 밥을 한다는 것은 힘든 일과 중에 하나다. 요즘처럼 가스 불에 켜기만 하면 밥이 되고 국을 끓이고 음식을 볶을 수 없으니 말이다. 불을 피워 밥을 하고 아궁이의 잔불을 이용해서 찌개를 냄비에 끓인다. 그러니 한 끼에 찌개 하나만 있어도 행복했던 것이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두부를 지지고 부침개를 부치고 나물 반찬을 만들고 생선을 굽고 하는 일들은 손이 많아야 할 수 있다.

그리고 물 한 그릇을 떠 놓고 조왕신에게 빌었다. 삼신할미는 태어나기 전에 아기를 관장하고 태어나 서부터는 일월 성신에게 빈 것이다. 집을 지으면서는 대들보에 성주 신을 모셨다. 그 기본은 가족의 무탈을 위해. 물은 신과 마음을 연결하는 최소한의 공물이자 마음이었다. 물처럼 깨끗하게 정화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성냥이 없던 시절엔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가정주부들은 모든 정성을 기울였다. 불이 없다는 것은 먹는 것을 만들 수 없고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불은 또한 어둠으로 상징되는 마귀를 쫓는 방편이기도 했다. 호랑이는 불을 싫어한다고 했다. 호랑이를 만나면 횃불로 맞서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 때는 불이 힘이고 믿음이었다.

중세 마녀사냥을 할 때 살아있는 마녀를 화형했다. 진짜 마녀였다면 그나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녀사냥은 종교와 정치의 결합에 의한 희생양을 제물로 바치는 것일 뿐이었다. 마녀라고 해도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신과의 소통을 도와주며 산파 역할을 했던 여성들이었다. 마녀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개 처형된 것도 모자라 재판 비용을 죄인인 마녀에게 쳥구했고 고문 비용과 화형의 비용까지 청구하고 재판관의 재판 비용까지 청구했다는 것은 마녀사냥으로 이득을 보기 위한 영주나 왕과 교회 세력의 합작품일 뿐이었다.

화형이 사라지고 나서도 인간을 대신해 인형을 태우거나 깃발을 태우고, 부적을 태우는 등으로 악을 태우는 의식은 현대까지도 남아 있다. 즉 불은 악을 없애는 도구이자 성스러운 것이었다. 그 성스러운 것이 기후 위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산불이 많이 나서 많은 나무와 생명을 태우고 있다. 현대사회는 불을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라이터 등 많은 도구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엔 전쟁도 불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볼 때 악으로 보이는 상대를 처단하기 위해 전쟁을 한다. 끊임없이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지구다. 아프리카에서는 강물이 메마르고 사막이 넓어지면서 목축업 주민과 농민들 사이에 물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 때문에 이웃 마을을 쳐들어가고 물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든다. 하나님에게 선택받았다는 이스라엘도, 열사의 나라 중동의 산유국들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는 석유를 팔아 물을 수입하고 있다. 지금은 바닷물에서 먹을 물을 만드는 플랜트를 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마다 검은 물 저장 탱크가 있고 그 물은 비싸다. 함부로 물을 쓰지 못한다. 쓰고 정수해서 수영장 물로 쓰고 그 물이 다시 농업용수로 쓰인다. 바닷물을 먹을 물로 만드는 것은 돈이 많이 든다. 물이 생명수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물로 세례를 준다. 인도의 힌두교는 정화의 의미로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생각한다. 천주교에서 물에 소금을 타서 성수를 만들고, 악을 쫓아내는 성수로 사용한다. 물은 기도의 힘을 증가시키고 깨끗하게 다시 정화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부처님에게 바치는 공양 즉 등 공양, 향 공양, 차 공양, 꽃 공양, 공양미, 그리고 과일 공양 등 육법 공양은 타종교의 물과 불에 대한 종교적 의미와 다르지 않다. 악을 멀리하는 지혜를 구하는 등 공양(빛은 희망이고 악을 쫓는 의미도 있다) 향 공양은 해탈을 위한 마음의 정화를 위한 것이고, 차 공양은 열반을 위한 것 즉 다시 남을 뜻하는 것이다. 나고 죽음이 없는 세계. 꽃 공양은 보살행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부처를 위한 것이다.

성경에 기름 부음이라든지 세례 의식 등은 정화의 의미다. 기름 부음은 향유로 귀하게 되는 뜻으로 선택받은 자를 뜻하기도 한다. 향수를 사용하는 기원이 된 것으로 본다. 동양의 향 공양과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인간의 70%와 지구의 70%가 물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할까? 인간도 지구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물이 오염되면 지구도 죽고 사람도 죽는다. 목숨만큼 소중한 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지구는 물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 그것은 늪지대나 뻘 등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것에서 물의 정화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화학 약품과 인간의 분비물로 인해 숨을 쉬지 못하는 호수와 강으로 인해 물은 점점 아파하고 있다. 불과 100년 사이에 지구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집마다 수세식 화장실이 있고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날마다 넘쳐 나는 쓰레기는 지구의 땅에 묻히고 물을 오염시킨다. 사람들이 날마다 먹고 버리는 분뇨와 생활 하수는 강물에 사는 생명들을 죽이고 강을 죽이고 있다.

갠지스강이 성스럽다고 그곳에서 목욕하고 그 물을 마시고 그 물에 화장한 시신을 띄우는 모습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넓게 보면 우리의 생활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쓰레기처리장이나 분뇨 처리장을 자기들이 사는 동네에 오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날마다 쓰레기를 버리고 분뇨를 날마다 배출하고 있다. 도시가 포장도로와 콘크리트 건물로 꽉 차 있어 홍수가 나면 물이 스며들 땅이 없고, 그래서 더욱 홍수의 피해는 커지게 되듯이 뻘을 없애고 늪지대를 없애서 공항을 짓고 아파트 단지를 지어 돈을 벌 생각만 하게 되면 우리는 결국 점점 오염된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고, 식수원으로 쓰는 곳조차 오염되어 아스팔트 콘크리트 사막에 사는 것과 같이 식수가 없고 홍수 피해를 겪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물은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꼭 필요한 소중한 것이다. 인간만이 독점하는 게 아니다. 물 때문에 전쟁이 벌어진다. 만약 달이나 화성처럼 바다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바다에 살던 해양 생물이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바다에서 불어오던 태풍들이 불지 않게 되고 수증기가 줄어들어 비가 오지 않게 될 것이다. 지상의 호수로 얼마간은 버틸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지구의 물은 사막으로 변해 화성처럼 될 것이다. 호수로 불리기도 하지만 지금은 소금 사막으로 바뀐 아랄해와 카스피해는 지금 어떻게 바다로 불렸던 곳이 없어지는지 보여 주고 있다. 죽음의 바다라는 뜻의 (The Dead Sea in Israel)은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호수와 바다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인인 소금이 있어 사해라고 불리는 이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아라비아반도에서는 물이 귀한 사막 지역이기 때문에 사해는 중용한 수자원이었지만 이젠 소금 뻘인 셈이다. 대한민국도 홍수와 가뭄에 해마다 고통받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을 정비한다고 했지만, 강의 오염은 더욱 심해지고 홍수와 가뭄을 막을 수 있는 기능도 작동이 안 된다. 도시화가 도시의 홍수를 더욱 부채질한 것과 같은 이유다. 사람들이 개발이란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공항을 만들고 아파트 단지가 늘수록 수질 오염과 가뭄, 홍수의 문제는 더욱 깊어 갈 것이다. 지구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모든 생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어서 그렇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자원 전쟁이 심해지고 지구는 점점 파괴되어 갈 것이다. 결국 과학이 발달한 만큼 사람이 살기 힘든 지구가 남게 될 수 있다.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지구 최후의 날 아마겟돈이 올지도 모르는 것은 사람들의 욕심과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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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70%와 지구의 70%가 물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할까? 인간도 지구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물이 오염되면 지구도 죽고 사람도 죽는다. 목숨만큼 소중한 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지구는 물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 그것은 늪지대나 뻘 등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것에서 물의 정화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화학 약품과 인간의 분비물로 인해 숨을 쉬지 못하는 호수와 강으로 인해 물은 점점 아파하고 있다. 불과 100년 사이에 지구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집마다 수세식 화장실이 있고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날마다 넘쳐 나는 쓰레기는 지구의 땅에 묻히고 물을 오염시킨다. 사람들이 날마다 먹고 버리는 분뇨와 생활 하수는 강물에 사는 생명들을 죽이고 강을 죽이고 있다.

갠지스강이 성스럽다고 그곳에서 목욕하고 그 물을 마시고 그 물에 화장한 시신을 띄우는 모습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넓게 보면 우리의 생활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쓰레기처리장이나 분뇨 처리장을 자기들이 사는 동네에 오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날마다 쓰레기를 버리고 분뇨를 날마다 배출하고 있다. 도시가 포장도로와 콘크리트 건물로 꽉 차 있어 홍수가 나면 물이 스며들 땅이 없고, 그래서 더욱 홍수의 피해는 커지게 되듯이 뻘을 없애고 늪지대를 없애서 공항을 짓고 아파트 단지를 지어 돈을 벌 생각만 하게 되면 우리는 결국 점점 오염된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고, 식수원으로 쓰는 곳조차 오염되어 아스팔트 콘크리트 사막에 사는 것과 같이 식수가 없고 홍수 피해를 겪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물은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꼭 필요한 소중한 것이다. 인간만이 독점하는 게 아니다. 물 때문에 전쟁이 벌어진다. 만약 달이나 화성처럼 바다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바다에 살던 해양 생물이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바다에서 불어오던 태풍들이 불지 않게 되고 수증기가 줄어들어 비가 오지 않게 될 것이다. 지상의 호수로 얼마간은 버틸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지구의 물은 사막으로 변해 화성처럼 될 것이다. 호수로 불리기도 하지만 지금은 소금 사막으로 바뀐 아랄해와 카스피해는 지금 어떻게 바다로 불렸던 곳이 없어지는지 보여 주고 있다. 죽음의 바다라는 뜻의 (The Dead Sea in Israel)은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호수와 바다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인인 소금이 있어 사해라고 불리는 이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아라비아반도에서는 물이 귀한 사막 지역이기 때문에 사해는 중용한 수자원이었지만 이젠 소금 뻘인 셈이다. 대한민국도 홍수와 가뭄에 해마다 고통받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을 정비한다고 했지만, 강의 오염은 더욱 심해지고 홍수와 가뭄을 막을 수 있는 기능도 작동이 안 된다. 도시화가 도시의 홍수를 더욱 부채질한 것과 같은 이유다. 사람들이 개발이란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공항을 만들고 아파트 단지가 늘수록 수질 오염과 가뭄, 홍수의 문제는 더욱 깊어 갈 것이다. 지구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모든 생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어서 그렇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자원 전쟁이 심해지고 지구는 점점 파괴되어 갈 것이다. 결국 과학이 발달한 만큼 사람이 살기 힘든 지구가 남게 될 수 있다.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지구 최후의 날 아마겟돈이 올지도 모르는 것은 사람들의 욕심과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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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할 양식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공손하게 먹는 거야

흙 묻은 떡도 대충 툭툭
털어 내고 먹던 때처럼
감사함으로

어려서 손으로 물을 움켜쥐려고 한 적이 있다.
바람이 조그만 문틈으로도 문풍지를 떨게 하고 있지도 않은
호랑이와 성황 당과 상여를 보관하는 고집엔
당연히 귀신이 있다고 여겼다
 







#작가의 변
귀신은 하얀색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했고 옥수수 대에 걸린 비닐이 귀신으로 보였는지 모를 일이다.

옥수수 잎이 바람엔 흔들리는 소리에도 등골이 오싹하던 날 밤엔 별조차 바늘처럼 날카로웠다.

눅눅한 보릿짚 내음과 귓불을 타고 내리던 빗물이 잠자던 어릴 적 젖 내음을 깨우듯이 좁은 보릿단 아래 살을 맞대고 있던 어린아이는 심장이 유난히 방아 간 소리처럼 뛴다고 생각됐다. 늘 봐서 밍밍한 밥그릇에 보리밥 같던 순이는 왜 그땐 달리 보였는지 소년을 알 수 없었다.

인체를 형성하고 있는 70%는 물이다. 지구의 70%도 물이다. 인간은 숨을 쉬지 않아도 죽지만 물을 마시지 않아도 죽는다. 인간만 그런 게 아니다. 동물도 식물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동물들이 날마다 물을 마시기 위해 개울이나 샘물로 나온다. 그때를 노려 사냥하는 동물도 있다. 모든 동물이 모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식사하고 물을 마신다. 하지만 동물들은 먹이를 먹고 물을 바로 마시지 못한다. 물을 마시기 위해 아주 먼 곳까지 가야 할 경우도 있다.

지금이야 집마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지금도 물을 길어 오기 위해 하루 종일 수고해야 하는 나라도 많다. 내가 어릴 때 동네에는 두레박 우물 하나만 있었다. 케찹 캔 같은 것에 나무를 연결하고 줄을 이용해 우물에 던져서 물을 퍼 올린다. 지게나 동이로 물을 담아 집에까지 가져가야 한다. 우리 집은 누나와 어머니가 물을 길어왔다. 항아리에 물을 담아서 머리에 이고 집까지 오는 일은 짧은 거리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항아리와 머리 사이엔 똬리를 놓아 항아리가 직접 머리에 닿아 아픈 충격을 줄였다. 그래도 항아리 무게와 물의 무게가 합쳐져서 무게가 아주 무거웠고 오다가 흔들리면 물이 조금씩 쏟아지기도 했다. 지게로 떠가는 집은 남자들이 물을 지고 올라갔는데 져보니 걸을 때마다 물이 출렁거려서 많이 쏟아졌다. 그렇게 힘들게 머리로 이고 온 물은 사실 아주 값비싼 것이었다. 물을 길어 오고 불을 지펴 가마솥에 밥을 한다는 것은 힘든 일과 중에 하나다. 요즘처럼 가스 불에 켜기만 하면 밥이 되고 국을 끓이고 음식을 볶을 수 없으니 말이다. 불을 피워 밥을 하고 아궁이의 잔불을 이용해서 찌개를 냄비에 끓인다. 그러니 한 끼에 찌개 하나만 있어도 행복했던 것이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두부를 지지고 부침개를 부치고 나물 반찬을 만들고 생선을 굽고 하는 일들은 손이 많아야 할 수 있다.

그리고 물 한 그릇을 떠 놓고 조왕신에게 빌었다. 삼신할미는 태어나기 전에 아기를 관장하고 태어나 서부터는 일월 성신에게 빈 것이다. 집을 지으면서는 대들보에 성주 신을 모셨다. 그 기본은 가족의 무탈을 위해. 물은 신과 마음을 연결하는 최소한의 공물이자 마음이었다. 물처럼 깨끗하게 정화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성냥이 없던 시절엔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가정주부들은 모든 정성을 기울였다. 불이 없다는 것은 먹는 것을 만들 수 없고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불은 또한 어둠으로 상징되는 마귀를 쫓는 방편이기도 했다. 호랑이는 불을 싫어한다고 했다. 호랑이를 만나면 횃불로 맞서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 때는 불이 힘이고 믿음이었다.

중세 마녀사냥을 할 때 살아있는 마녀를 화형했다. 진짜 마녀였다면 그나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녀사냥은 종교와 정치의 결합에 의한 희생양을 제물로 바치는 것일 뿐이었다. 마녀라고 해도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신과의 소통을 도와주며 산파 역할을 했던 여성들이었다. 마녀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개 처형된 것도 모자라 재판 비용을 죄인인 마녀에게 쳥구했고 고문 비용과 화형의 비용까지 청구하고 재판관의 재판 비용까지 청구했다는 것은 마녀사냥으로 이득을 보기 위한 영주나 왕과 교회 세력의 합작품일 뿐이었다.

화형이 사라지고 나서도 인간을 대신해 인형을 태우거나 깃발을 태우고, 부적을 태우는 등으로 악을 태우는 의식은 현대까지도 남아 있다. 즉 불은 악을 없애는 도구이자 성스러운 것이었다. 그 성스러운 것이 기후 위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산불이 많이 나서 많은 나무와 생명을 태우고 있다. 현대사회는 불을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라이터 등 많은 도구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엔 전쟁도 불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볼 때 악으로 보이는 상대를 처단하기 위해 전쟁을 한다. 끊임없이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지구다. 아프리카에서는 강물이 메마르고 사막이 넓어지면서 목축업 주민과 농민들 사이에 물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 때문에 이웃 마을을 쳐들어가고 물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든다. 하나님에게 선택받았다는 이스라엘도, 열사의 나라 중동의 산유국들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는 석유를 팔아 물을 수입하고 있다. 지금은 바닷물에서 먹을 물을 만드는 플랜트를 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마다 검은 물 저장 탱크가 있고 그 물은 비싸다. 함부로 물을 쓰지 못한다. 쓰고 정수해서 수영장 물로 쓰고 그 물이 다시 농업용수로 쓰인다. 바닷물을 먹을 물로 만드는 것은 돈이 많이 든다. 물이 생명수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물로 세례를 준다. 인도의 힌두교는 정화의 의미로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생각한다. 천주교에서 물에 소금을 타서 성수를 만들고, 악을 쫓아내는 성수로 사용한다. 물은 기도의 힘을 증가시키고 깨끗하게 다시 정화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부처님에게 바치는 공양 즉 등 공양, 향 공양, 차 공양, 꽃 공양, 공양미, 그리고 과일 공양 등 육법 공양은 타종교의 물과 불에 대한 종교적 의미와 다르지 않다. 악을 멀리하는 지혜를 구하는 등 공양(빛은 희망이고 악을 쫓는 의미도 있다) 향 공양은 해탈을 위한 마음의 정화를 위한 것이고, 차 공양은 열반을 위한 것 즉 다시 남을 뜻하는 것이다. 나고 죽음이 없는 세계. 꽃 공양은 보살행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부처를 위한 것이다.

성경에 기름 부음이라든지 세례 의식 등은 정화의 의미다. 기름 부음은 향유로 귀하게 되는 뜻으로 선택받은 자를 뜻하기도 한다. 향수를 사용하는 기원이 된 것으로 본다. 동양의 향 공양과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인간의 70%와 지구의 70%가 물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할까? 인간도 지구도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물이 오염되면 지구도 죽고 사람도 죽는다. 목숨만큼 소중한 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지구는 물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 그것은 늪지대나 뻘 등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것에서 물의 정화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화학 약품과 인간의 분비물로 인해 숨을 쉬지 못하는 호수와 강으로 인해 물은 점점 아파하고 있다. 불과 100년 사이에 지구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집마다 수세식 화장실이 있고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날마다 넘쳐 나는 쓰레기는 지구의 땅에 묻히고 물을 오염시킨다. 사람들이 날마다 먹고 버리는 분뇨와 생활 하수는 강물에 사는 생명들을 죽이고 강을 죽이고 있다.

갠지스강이 성스럽다고 그곳에서 목욕하고 그 물을 마시고 그 물에 화장한 시신을 띄우는 모습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넓게 보면 우리의 생활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쓰레기처리장이나 분뇨 처리장을 자기들이 사는 동네에 오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날마다 쓰레기를 버리고 분뇨를 날마다 배출하고 있다. 도시가 포장도로와 콘크리트 건물로 꽉 차 있어 홍수가 나면 물이 스며들 땅이 없고, 그래서 더욱 홍수의 피해는 커지게 되듯이 뻘을 없애고 늪지대를 없애서 공항을 짓고 아파트 단지를 지어 돈을 벌 생각만 하게 되면 우리는 결국 점점 오염된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고, 식수원으로 쓰는 곳조차 오염되어 아스팔트 콘크리트 사막에 사는 것과 같이 식수가 없고 홍수 피해를 겪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물은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꼭 필요한 소중한 것이다. 인간만이 독점하는 게 아니다. 물 때문에 전쟁이 벌어진다. 만약 달이나 화성처럼 바다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바다에 살던 해양 생물이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바다에서 불어오던 태풍들이 불지 않게 되고 수증기가 줄어들어 비가 오지 않게 될 것이다. 지상의 호수로 얼마간은 버틸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지구의 물은 사막으로 변해 화성처럼 될 것이다. 호수로 불리기도 하지만 지금은 소금 사막으로 바뀐 아랄해와 카스피해는 지금 어떻게 바다로 불렸던 곳이 없어지는지 보여 주고 있다. 죽음의 바다라는 뜻의 (The Dead Sea in Israel)은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호수와 바다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인인 소금이 있어 사해라고 불리는 이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다. 아라비아반도에서는 물이 귀한 사막 지역이기 때문에 사해는 중용한 수자원이었지만 이젠 소금 뻘인 셈이다. 대한민국도 홍수와 가뭄에 해마다 고통받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을 정비한다고 했지만, 강의 오염은 더욱 심해지고 홍수와 가뭄을 막을 수 있는 기능도 작동이 안 된다. 도시화가 도시의 홍수를 더욱 부채질한 것과 같은 이유다. 사람들이 개발이란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공항을 만들고 아파트 단지가 늘수록 수질 오염과 가뭄, 홍수의 문제는 더욱 깊어 갈 것이다. 지구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모든 생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어서 그렇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자원 전쟁이 심해지고 지구는 점점 파괴되어 갈 것이다. 결국 과학이 발달한 만큼 사람이 살기 힘든 지구가 남게 될 수 있다.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지구 최후의 날 아마겟돈이 올지도 모르는 것은 사람들의 욕심과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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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민(Terry)
캐나다 BC주 밴쿠버에 사는 ‘셰프’이자, 시인(詩人)이다. 경희대학교에서 전통 조리를 공부했다. 1987년 군 전역 후 조리 학원에 다니며 한식과 중식도 경험했다. 캐나다에서는 주로 양식을 조리한다. 법명은 현봉(玄鋒).
전재민은 ‘숨 쉬고 살기 위해 시를 쓴다’고 말한다. ‘나 살자고 한 시 쓰기’이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고, 감동하는 독자가 있어 ‘타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밥만으로 살 수 없고, 숨만 쉬고 살 수 없는 게 사람이라고 전재민은 말한다. 그는 시를 어렵게 쓰지 않는다.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해서다. 종교인이 직업이지만, 직업인이 되면 안 되듯, 문학을 직업으로 여길 수 없는 시대라는 전 시인은 먹고살기 위해 시를 쓰지 않는다. 때로는 거미가 거미줄 치듯 시가 쉽게 나오기도 하고, 숨이 막히도록 쓰지 못할 때도 있다. 시가 나오지 않으면 그저 기다린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시를 쓴다.
2017년 1월 (사)문학사랑으로 등단했다. 2017년 문학사랑 신인 작품상(아스팔트 위에서 외 4편)과 충청예술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문학사랑 회원이자 캐나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밴쿠버 중앙일보 명예기자이다. 시집 <밴쿠버 연가>(오늘문학사 2018년 3월)를 냈고, 계간 문학사랑 봄호(2017년)에 시 ‘아는 만큼’ 외 4편을 게재했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에 <전재민의 밴쿠버 사는 이야기>를 연재했고, 밴쿠버 교육신문에 ‘시인이 보는 세상’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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