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향봉 스님 진짜 할을 하시지요
[기고] 향봉 스님 진짜 할을 하시지요
  •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
  • 승인 2023.08.15 11:34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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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봉 스님 진짜 할을 하시지요

향봉 스님이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이라는 책을 발간하였다. 한겨레신문의 조현 기자가 관련 내용에 대해 스님과의 대담 영상을 제작해서 세상에 알리고 있다. 책은 읽어 보지를 못했으나 몇 편의 동영상을 통해 향봉 스님이 주장하는 바를 정리해 보면 이러하다. 신(神)은 없으며, 인간이 살아 있을 때 지은 업에 의해 육도[천상(天上), 인간(人間), 아수라(阿修羅), 아귀(餓鬼), 축생(畜生), 지옥(地獄)] 윤회가 현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도 없다. 기도나 사십구재 등 의식을 통해 극락이라는 별도의 세계에 태어나거나 원이 이루어지는 일도 없다. 승가가 배금주의와 아만에 물들어 있으며, 현 상태로서는 선지식이 출현할 수 없다. 이렇듯 향봉 스님은 수행 체계 등 현실 불교계의 여러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후 <불교닷컴> 7월 27일 자에 ‘승복을 입은 단멸론자’라는 허정 스님의 비판 글이 올라왔고, 8월 8일에는 불교언론대책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 등이 ‘불교 왜곡 발언을 일삼는 승려들에게 고함’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상자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향봉 스님의 주장을 비판하는 글로 짐작한다.

우선 필자는 향봉 스님의 주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해묵은 과제이면서도 다분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수용되는 신의 존재 여부, 사후에 또 다른 생으로 연결되는 육도윤회에 대한 문제, 사십구재를 통한 생전 죄업의 소멸과 극락왕생 그리고 승가의 배금주의와 수행 체계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반길 일이다.

허정 스님과 진관 스님이 문제를 제기한 것도 의미가 크다. 교리와 자신의 견처에 대해 공개적인 논쟁의 장이 부재한 현실에서는 그나마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이번을 기회 삼아서 많은 불교학자와 스님들이 관련한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는 신(神)에 대해 ‘신? 나의 신은 댓돌에나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2012년 1월 2일 <불교닷컴>에 기고를 한 사실이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타계하기 한 달 전에 작성한 ‘영(靈)적 질문’에 대해 각 질문 항마다 의견을 달았다. 신은 댓돌에나 있다고 했으니 알아서 이해하시면 될 것이다.

(https://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17012)

사십구재 등 천도재의 문제는 현대 한국 불교계에서 그 내용적인 것과 더불어서 사원경제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무종교인은 물론 타 종교계에까지 전파되어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불교는 방편도 중요하나 종교로서 근본이념과 그 철학이 더 중요하기에 짚을 것은 짚어야 한다. 필자는 수년 전 종단 고위급들에게 사십구재에 대하여 제대로 된 해석을 통한 각종 천도재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자고 했으나 외면당했다.

지면상 한 대목만 예를 들고 자 한다. 천도재 의식 중 ‘대령소(對靈疏)’라는 것이 있다. 이를 한국어로 번역해 본다.

“듣자옵건대 어두운 생사의 길은 부처님의 광명을 의지하여야 밝힐 수 있고, 파도가 험난한 생사의 고해는 법보의 배를 타야만 건널 수 있다 했습니다. 사생육도(四生六道)의 중생이 본래의 일심(一心)을 미혹한즉 다람쥐가 쳇바퀴 돌 듯 헤매고, 삼악도(三惡道)와 팔난(八難)에 빠진 중생들이 속정에 끌려 다닌 즉 누에가 고치 속에 갇히듯 속박된다고 하였습니다. 이토록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생사의 길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의 근원을 깨달아야 하고 부처님의 가피력을 의지해야만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어디에 거주하는 아무개가 그의 선대 영가가 돌아가신 지 사십구일을 맞이하여 부처님께 왕생극락을 발원코자 향, 초, 꽃, 과일 등의 공양구로 제단을 마련하였습니다. 지심귀의 하옵고 일심으로 청하오니 대성인로왕보살께서는 본래의 서원을 저버리지 마시고 이 도량에 강림하시어 영가의 앞길을 인도하소서. 그리하여 신령스러운 한마음 미혹하지 않는 분명한 심식으로 부처님의 도량에 돌아가 풍성한 공덕을 누리게 하소서. 전생의 업장과 맺혀 있는 원한들을 모두 소멸하여 무생법인 얻도록 지혜와 자비의 힘을 베풀어 주소서.“

사십구재 등 여러 천도재 의식을 보면 아미타부처님,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인로왕보살 등등을 청하나 근본은 마음을 밝히는데 착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승이나 저승에서나 결국 마음을 밝혀야 한다는 내용이다. 각종 재의 편저자들은 대단한 창작자로서 근본 가르침과 방편을 잘 융합한 일련의 형식임을 알 수 있다. 망인과 죽음이라는 현실을 방편 삼아서 인연들을 위로하고 제도(천도)하고자 함이 천도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불이(不二)라 했으니 산 자들이 미망에 허덕이는데 망자가 극락 갈 길은 요원하지 않겠는가? 결국 나부터 마음을 밝히고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다.

천도재는 물론 화엄경 등 여러 경전에 등장하는 온갖 보살들은 하나의 상징성으로 중생들이 이고득락을 함에 훌륭한 길잡이 역할이다. 각종 재 의식이 정법을 설명하기 위하여 자비와 지혜와 능력마저 구족한 훌륭한 보살들을 등장시켜서 서사를 펴나가니 참으로 대단한 종교적 방편인 동시에 문학이며, 예술이 분명하다.

문제는 이 보살들에게 지나치게 의탁하고 천착한다는 것이다. 종국에는 버려야 할 뗏목임을 주지시켜야 함에도 계속 매달리거나 끌려가기를 바라니 문제다. 온갖 재의식을 조목조목 공부하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

부처님께옵서 호수에 가라앉은 바위에 대고서 ‘바위여, 떠올라라! 떠올라 뭍으로 올라오라!’고 연못을 돌면서 기도한다 해도 그 바위가 사람들의 합장과 기도로 떠오르는 일은 없다고 인과와 현실의 냉철함을 이미 설파한 바 있다. 어느 노사가 말했다. 밤길을 갈 적에 어느 모퉁이에 이르면 귀신이 나오는 곳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십중팔구는 그곳에 이르러 긴장을 하나 그러한 말을 듣지 않았거나 마음이 잘 정리된 자는 여여하다고. 세상은 이해 불가능하고 신비한 일들이 더러 있으나 이는 시간이 좀 걸릴 뿐 종국에는 합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해진다.

어느 큰스님의 3년 동안의 결제와 해제 법어를 육성 그대로 입수해서 분석해 본 적 있다. 수년 동안 법어의 형식은 주장자 삼하 후 양구 그리고 선어록의 원고를 읽고 하단한다. 원고를 읽기에 경험에서 나오는 확실함과 절실함은 부재하다. 대중을 향해 질문을 통한 경계의 시험도, 대중 또한 거량을 하려는 기미조차도 없다. 불경과 조사어록들은 스승과 제자 간 몸과 언어의 부닥침이 아닌가?

석가모니부처님은 깨달으신 분이고 열반을 증득하시어 해탈하신 분이다.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신 분이며, 이후 사람들에게 자신이 경험한 바를 알려줘서 온갖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셨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잔존 업장이 있어서 윤회를 통해 동물이나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서 죄업을 갚아야 한다고 말하면 이것이야말로 바라이죄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석가모니부처님께오서 초인적인 육체적 단련이나 제삼의 작용이 아닌 오로지 정신세계의 사유기능으로 해탈의 경계에 이르고 윤회를 벗어났다면 분명 이는 의식 즉 생각의 변화, 각성 나아가 대각에 의한 것이다. 즉, 생각이든 마음이든 그 작용에 의해 그야말로 업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대자유를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세상 누구든 인간 개개인의 그 마음의 본질적 바탕이나 작용이 다르지 않기에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석가모니부처님과 같이 성불을 할 수 있고 윤회를 벗어날 수 있음이다.

한 생각 바뀌거나 깨달았을 뿐인데 어떠한 물리화학적 그리고 마음의 작용이 있어서 육도윤회의 길을 차단한 것인가! 삼천대천세계와 삼라만상의 거대하고 무궁한 용(用/動)적 작용이 아닌, 인간의 육도윤회가 아예 없거나, 있다면 분명 그 역학적 관계가 설명되어야 한다. 불교는 논증의 종교가 아닌가? 향봉 스님의 육도윤회에 대한 자기의 생각이나 반론은 오로지 정법의 가르침에 근거해서 논해져야 한다. 이 문제는 단편적 또는 짧은 시간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기에 향봉 스님이나 문제를 제기한 측 또는 누군가가 논쟁의 법석을 마련한다면 좋을 것이다.

향봉 스님은 불가의 여러 문제에 대해 할을 했으나 진짜가 빠진 좀 밍밍하다는 느낌이다. 향후 불교 현실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과 큰 할을 기대해 본다.

끝으로 금강경에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이라 했는데 어찌 유위법만이 그러할 것인가? 열반(涅槃)도 환상이고, 꿈이고, 물거품이고, 이슬이고 구름과 같은 것이다. 열반이라는 것도 마음에서 발현되는 고통, 탐욕, 분별심에 대한 대칭의 개념에 불과한 것이지 숭배적 대상으로 가치가 있거나 신비로운 현상이 아니다. 마음과 세계의 윤회라는 대 진행을 아는 자는, 아니 짐작만이라도 하는 자는 그 마음이 망령되거나 삿된 것에 오염되지 않고 오로지 자비심만이 용출된다고 했다.

/法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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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 2023-09-14 09:09:30
수행자의 탈을 쓰고 돈질, 권력질, 은처질 하는 것들이 득실거리는 한국의 불교.
썩은 동앗줄 붙들 듯
종교장사질에 불과한 육도윤회설에 미련이 있는 모양이네.
왜 스스로 안 하고
남한테 할을 하라마라 하는지.

예수절집 2023-08-27 12:06:14
도대체 무슨말인지
굴곡 굴곡 이러시면 안됩니다

부처님자리에 예수가 와서 앉겠습니다
축복할 수 있다면 밍기적되는 글 써라?


이놈아

화살촉이 자신을 가리키면 화살을 가질자격이 없다
내려놔라.

책도 읽고 눈도 밝았는데
입은 건너마음 입을 빌려왔니?
니가 하고싶은 말을 해요

아무도 뭐라할까 두렵지 솔직히

그니깐
쓸려면 쓰보 말려면

말지

지나가던 처녀보고 반했으면서

우물쭈물 가는길 물어보는 향봉이네

뭐다음약속은 없어?

식혜나 한잔 마시자 그래야 옹호세력이라도 붙지

이만 그럼 빠빠2

나는 본문이 무슨이야기인지 읽기싫어
내마음 옮을까바

무외시보시 2023-08-21 13:39:04
무아윤회를 배웠습니다.

성불을 뒤로 미루고 윤회를 하면서 전법을 하고 보살행을 하죠.

그런데... 왜 무외시 보시를 안하는 지요?
두려움을 없애게 도와주는 보시를 왜 안합니까?
이걸 할려면 인과이야기를 해야하고,
고통의 원인을 알게되니 윤회가 한번은 멈춥니다.
집성제에서 도성제의 수행을 할것이고. 멸성제로 이를 것입니다.
6바라밀을 하지 말래도 하겠죠.
이것이 무아윤회 라고 말해도 되나요?
아님 윤회가 없다는 것이라고 해도 되나요?

의식적인 학문이 낳은 폐단이네요.
자기문제해결로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행복이에요.

부처님가르침이 이건데요.

문제는 고통이 너무 많아서 혹은 너무 행복해서
잘모르는 것이겠죠.

행복해집시다.

외로운 양치기 소년 2023-08-20 23:50:29
그 : 나는 깨달음의 길을 성취했다 명색 이 소멸하면 의식이 소멸하고 ㆍㆍ
이하생략 이모든 괴로움의 다발들은 이와같이 소멸한다 샹웟따니까야

여기서 알수있듯이 일단 명색을 소멸시키는게 젤 먼저 나와요
명색을 찾아보니 명은 형체는 없고 단지 이름 만 있는것이고
색은 형체는 있으나 아직 육근이 완성이 되지 않은 상태를 말하며
명은 정신을
색은 육체로서 합쳐서 사람의 형상을 말하고 물질과 정신의 결합된 상태로 인식작용에 의해 일체의 존재가
현상적으로 나타난것임을 뜻한데요
해서 무아해탈이 우선 먼저 퇘야지 하는데 그게쉽지 않음
누가 내 팔다리를 자른다고 해도

벗거진옷칠 같은 내 오래된 기억회상 2023-08-19 16:44:12
연탄재 발로 차지는 안했겠지만
누구한데 한번이라도 뜨거운적은
일도 없다고 사료됨
인도15 년 행적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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