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춥고 허기진 속 채워 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당신의 춥고 허기진 속 채워 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2.01.05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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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사 무료급식소 원경 스님 <밥 한술, 온기 한술> 출간

“사람들은 저마다 지고 가야 할 삶의 무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혹은 지속적으로 주변을 돌아보며 어려움 속에서나마 사랑과 연민을 나누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살며 사랑하며’ 내면의 덕성을 간직한 채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마음을 대변하는 상징 같은 곳이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사회복지 원각)가 아닐까 싶다.”

세밑,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책임진 원경 스님(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심곡암 주지)이 급식소를 운영하면서 겪은 일들과 법정 스님과 맑고향기롭게와 인연, 그리고 주석처인 북한산 형제봉 골짜기 심곡암의 삶의 소소하게 풀어낸 <밥 한술, 온기 한술>을 펴냈다.

원경 스님은 2015년 이후 탑골공원 담장 옆 작지만 커다란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운영한다. 단순한 급식소는 사회복지법인 원각으로 확장됐고, 그만큼 탑골공원 등을 찾는 허기진 노인들의 끼니를 매일 수백 명 분을 정성껏 준비해 제공한다. 정기적인 정부 지원도 대규모 기관의 지원 없이 마음을 모은 봉사자들과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루는 작은 마음을 전하는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휴일도 없이 매일 밥을 짓고 국을 끊여 낸다. ‘밥이 보살’이라는 생각에 하루 하루 힘겹게 걸어 온 일이지만, 원경 스님은 ‘살며 사랑하며’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다.

<밥 한술, 온기 한술>은 원경 스님의 인간적 고민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당신의 축고 허기진 속을 채워 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원각 무료급식소, 일곱 빛깔 무지개 같은 곳이다. 거리에서 자고 먹는 이들의 지친 삶과 그 삶에서 표출하는 거침이 자비와 사랑, 베품과 나눔과 공존한다. 배고픈 이들에게 밥 한 끼 나누려는 행동이 조각보처럼, 누더기 분소의처럼 모였지만, 아름다운 마음이 색색으로 모여든다. 온기는 배고픔과 추위와 더위를 막아 줄 식과 주에서 우선 제공되어야 한다. 그래서 원각 무료급식소는 온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기꺼이 마음자리를 내어주는 봉사자들과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의 퍽퍽한 마음이 어우러진 풍경은 범상치 않다. 밥을 뜨고 국을 퍼 나르는 봉사자들이 줄지어 선 공간에 허기를 채우려는 어르신, 심지어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까지 줄지어 서서 베품과 나눔을 받아들인다.

“냉기에 절여진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건네는 도시락에 아직 온기가 남아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먹는 따스한 음식은 소화에 이롭지만 굳은 마음마저 녹이는 법이다. 따뜻한 밥 한 숟가락, 국 한 모금이 갖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모름지기 음식에는 ‘온기’가 있어야 함을 이 순간 더욱 절실하게 느꼈다.”

이렇게 원경 스님은 <밥 한술, 온기 한술>에 원각 무료급식소에서 피어나는 생생한 이야기를 마주하고, 이를 기록해 책에 담았다.

원각사 무료급식소도 코로나 팬데믹을 피하기 어려웠다. 실내에서 제공하던 밥의 온기는 쉬 식지 않을 것인데, 코로나로 야외 개발된 공간에서, 길거리에서 접할 온기는 실내에 비해 쉬 식을 테지만, 그래도 ‘온기’를 담아내려는 스님과 봉사자들의 고생이 생생하다.

이 책은 급식소 이야기만 있지 않다. 23년째 북한산 형제봉 골짜기의 심곡암에서 사는 소소한 일상도 담겼다. 심곡암은 원경 스님의 일상의 터전이자, 수행처이다. 이곳에서 음악회를 열고 봄여름가을겨울을 지내며, 마주한 모든 일들은 원경 스님의 삶과 수행을 반추하는 거울이 된다.

원경 스님은 삼보사찰 중 한 곳인 승보사찰 송광사에 적을 둔 스님이다. 송광사가 나은 큰 스님들이 많다. 그래서 일까 원경 스님은 ‘비구 법정’ 스님과 인연도 두텁다. 책은 원경 스님과 법정 스님의 인연, 그리고 맑고 향기롭게와 인연도 공개한다.

이 책을 낸 <담앤북스>는 “이 책에서 저자는 심곡암에서의 사계절, 법정 스님을 비롯한 맑고 향기로운 인연 이야기, 그간 깨달아 온 삶의 지혜와 통찰 등 한 명의 수행자로서 혹은 인간으로서의 고민과 깨달음 또한 진솔하게 풀어냈다.”고 설명한다. 또 “삶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수행자로서 일상과 사유들을 소박하고 진솔하게 담아낸 <밥 한술, 온기 한술>을 통해 독자들은 온기 가득한 정성스러운 한 상을 대접받는 듯 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밥 한술, 온기 한술>은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언제나 사랑이 함께 할 수 있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쓴 책이다. 내면의 허기를 느끼는 많은 이들에게, 온기 가득한 밥상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이 누군가의 빈속을 든든히 채워 주는 따듯하고 푸짐한 한 상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원경 스님은 사회복지법인 원각 이사장이자, 원각사 무료급식소 운영자이며, 심곡암 주지, 그리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소임을 겸하고 있다.

<밥 한술, 온기 한술>/원경 지음/228쪽
담앤북스/2021년 12월 27일 출간/1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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