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구한다"는 달력 12년 만든 도정 스님
"없어서 못구한다"는 달력 12년 만든 도정 스님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1.12.31 14:39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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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임인년 신년특집] 제주 남선사 도정 스님, 열두 띠 전각 불사 회향
2022 임인년 남선사 달력 중 9월



 

한국불교 ‘르네상스인’, 제주의 미쉘 공드리 도정 스님(제주 남선사)이 2022년 임인년을 앞두고 12지 전각 불사를 회향했다. 스님은 해마다 제주 남선사 달력에 특별한 그림을 넣어 왔다.

스님은 호랑이해(임인년) 달력을 호랑이 전설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또, 백두산 호랑이를 새겨 내년 남북관계가 잘 풀려서 ‘평화의 길’이 열리길 염원했다. 과거 생에 호랑이가 공양한 공덕으로 양력 5월(부처님오신달) 인간으로 환생해 공덕을 쌓고 출가해 경전 공부하고 사마타(선정)와 위빠사나(지혜)를 수행해 집중력과 통찰력이 균형(정혜쌍수)을 이뤄 깨달음을 성취하는 과정을 스님은 열두 달로 나눠 담았다. 달력 표지에는 부처님 유언 장면을 옛 기와에 새기고 부처님 마지막 말씀을 넣었다.
 



조계종 적폐청산과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를 요구해 온 도정 스님.



 


다음은 12년 달력 불사를 회향한 남선사 도정 스님과의 문답이다.

문: 6년 전 팟캐스트 ‘정봉주의 생선향기’에서 특유의 입담과 유머로 대중의 큰 인기와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데, 생선향기 이후 어떻게 지냈나요.

도정 스님: 당시 방송을 처음해 본 것이어서 얼떨결에 가감 없이 한 발언들이 종단 권력승들을 불편케 했던 것 같다. 나는 종단으로부터 두 차례 징계를 받았다. 지난 6년 동안 법정에서 종단의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징계 무효’ 판결을 받았다.종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뒤로는 제주에서 주로 지냈다. 기와에 부처님 일생을 그리고 파내고 채색하는 와판화 작업을 했다. 현재까지 70여 점을 만들었다. 남은 30여 점까지 완성되면 책으로 펴내려고 한다.

문: 전각 작품을 꾸준히 남선사 달력에 담아왔는데, 전각을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도정 스님: 대만사범대학에서 중국어를 배울 때 중국 전통문화 강좌를 여럿 수강했다. 그 가운데 전각을 한 학기 배웠다. 이것을 시작으로 기와  돌, 나무 가리지 않고 파고 새겼다. 남선사 현판 주련(법당 기둥에 붙인 세로 글씨)도 한글로 새겨 걸었다. (한글로 주련을 건 남선사를 <동아일보>가 지난해 한글날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스님이 십이지 동물로 전각 작품활동한 첫해의 작품 가운데. 한국불교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우는 부처님의 모습을 토끼화 함께 표현했다



 

문: 남선사 달력을 전각 작품으로 꾸민 이유가 있나요.

도정 스님: 전각은 주로 이름 호를 돌에 새겨 작품에 찍는 낙관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나는 전각으로 찍히는 면이 그림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림을 새기기 시작했다. 이것이 차츰 발전해 지금의 전각작품으로 나오게 됐다. 처음부터 달력에 활용하려고 만든 작품들은 아니었다. <십우도>를 전각으로 완성한 뒤, 십우도를 바탕으로 12지신의 띠와 불교수행을 엮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 12지를 전각 작품으로 재탄생시킬 때 어떤 것에 중점을 뒀나요. 

도정 스님: 달력은 12개월인데 <십우도>는 10개로 구성돼 있다. 어떻게 하면 12개월로 이야기를 풀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석가모니의 전생을 담은 <본생담>이 떠올랐다. 동물이 과거생 많은 인연 공덕으로 부처님오신달에 인간으로 환생해 공덕을 짓고 경전 공부도 하고 수행해 깨달음을 얻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들로 구성했다. <본생담>을 재구성했지만 결국 <십우도>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직접 돌을 깎고 기와를 파고 새기고 그리는 도정 스님 (사진=다음 인터넷 카페 붇다의향기)



 


문: 스님이 조각을 전공하신 것도 아니고, 작품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전각 작품 활동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도정 스님: 글씨를 대칭적으로 굵기가 같게 파는 점이 어려웠다. 그림은 스토리를 담고 있기에 이미지만 표현하면 된다. 그러나 막상 파놓고 찍어보면 그림 같지 않을 때가 많았다. 고민 끝에 단순화하고 입체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좌우 상하 등 대칭 비율을 무시하고 때로는 겹치게  이중  삼중으로 입체감을 살리는 데 치중했다. 그러고나니 그림에 더 많을 이야기를 넣을 수 있게 됐고 메시지를 더 뚜렷하게 시각화할 수 있었다.

문: 스님은 지난 12년 동안 남선사 달력에 12지를 모두 담았다. 다음 작품은 무엇인지요.

도정 스님: 2009년 토끼해에 종회의원 출마했을 때 남선사 달력을 띠로 꾸미기 시작했으니 내년 호랑이해로 12년째이다. 몇 년 전부터는 해마다 동지 즈음이면 남선사 달력 언제 나오는지 묻고 찾는 분도 많다. 동자승 기와집 탱화 벽화 탑 등 풍경으로 30년 넘게 달력을 우려먹었으니 이제는 콘텐츠가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변에서 들린다. 21세기이다. 이제는 스마트 달력이나 크기 형태 등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으로 사찰 달력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본다.제주 4·3 때 마을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를 돌에 새겨 스토리를 넣고 책으로도 내고 싶다. 현재로는 구상 중이다. 

지금까지 기와작품, 전각작품을 합쳐 모두 300여 점을 만들었다. 인연이 되면 갤러리 카페를 지어 상시 전시를 하고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싶다. 



스님은 돌을 직접 파고 새겨서 그림을 그려 넣는다 (사진=다음 인터넷카페 붇다의향기)



 

  
문: 남선사 달력을 구하고 싶은데 못구했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남선사 달력은 몇 부나 제작·배포하나요.

도정 스님: 남선사 달력에는 절 이름만 들어가지 않는다. 불자기업 등 광고도 함께 실어 나눔달력이라고도 한다. 달력은 해마다 1500부 만들어 나누고 있다. 동지에 절에 와서 달력만 들고 가던 한 신도 모습이 불편해서 달력 봉투도 꼭 함께 만든다. 이쁘게 편하게 가져가시라고 남선사 달력은 꼭 봉투에 넣어 드린다. 

문: 스님은 남선사를 창건한 창건주이다. 직접 도량을 일구고 가꿨는데, 제주 남선사는 어떤 절인가요.

도정 스님: 남선사는 서귀포 남원 중산간 의귀마을에 위치한 작은 암자이다. 처음에는 육지에서 뜯겨지는 요사채를 가져와 지은 인법당 형식의 절이었다. 세윌이 지나면서 문화공간도 한칸 새로 지었다. “이제 절 같다”고 마을 주민도 있다.남선사는 신도라고 꼬집어 말할 분이 없다. 남선사를 찾는 분들은 큰 절은 너무 시끄럽다며  스님과 차도 한잔 하며  세상 사는 이야기도 하고 싶어서 오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생선향기’ 등을 통해 나를 기억하고는 육지에서 제주 오는 길에 들러  찾는 분들도 있다. (남선사 불사는 도정 스님이 직접했다. 스님은 남선사 불사를 위해 한옥 짓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편집자 주)

지난 2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남선사도 활동이 주춤했다. 지난 10월부터 경내 강당을 소극장으로 꾸며  제주 문화정보 어플인 '플레이 제주'에 복합문화공간으로 등록했다. '영화 평론가와 함께 하는 마을 영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판에 박힌 신행활동이 아니라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부담없이 소통하고 치유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남선사에 사단법인 '평화의 길' 제주지부를 두고, 제주 4·3유적지 걷기 행사도 하고 있다. (스님은 명진 스님이 만든 ‘평화의 길’ 제주지부를 이끌고 있다. 편집자 주)
 



스님이 직접 만든 한글주련으로 장엄한 제주 남선사 (사진=다음 인터넷카페 붇다의향기)



 


문: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불교는 어떻게 중생의 아픔을 어루만져야 하나. 불자들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도정 스님: 지난 2년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강의를 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종교계도 비대면 법회 예배 등을 한다고 하지만 참여자의 연령층이 높고 스마트화 되지 못해 종교인과 신도의 요구가 모두 충족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으로 명상 경전공부 성지순례나 해외여행 등을 유튜브 등으로 대신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대이다. 가상세계까지 준비하면 좋겠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 몇몇 스님이 유튜브를 통해 강의  토론 법회 등을 하고 있지만 콘텐츠 질과 양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 스님들은 유튜브 등 비대면 채널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종단도 스마트화 교육과 예산 지원 등 전문가 양성에 더 힘써주길 바란다.
 
2022 임인년 남선사 달력 중 9월

 

한국불교 ‘르네상스인’, 제주의 미쉘 공드리 도정 스님(제주 남선사)이 2022년 임인년을 앞두고 12지 전각 불사를 회향했다. 스님은 해마다 제주 남선사 달력에 특별한 그림을 넣어 왔다.

스님은 호랑이해(임인년) 달력을 호랑이 전설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또, 백두산 호랑이를 새겨 내년 남북관계가 잘 풀려서 ‘평화의 길’이 열리길 염원했다. 과거 생에 호랑이가 공양한 공덕으로 양력 5월(부처님오신달) 인간으로 환생해 공덕을 쌓고 출가해 경전 공부하고 사마타(선정)와 위빠사나(지혜)를 수행해 집중력과 통찰력이 균형(정혜쌍수)을 이뤄 깨달음을 성취하는 과정을 스님은 열두 달로 나눠 담았다. 달력 표지에는 부처님 유언 장면을 옛 기와에 새기고 부처님 마지막 말씀을 넣었다.
 

조계종 적폐청산과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를 요구해 온 도정 스님.
조계종 적폐청산과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를 요구해 온 도정 스님.

 

다음은 12년 달력 불사를 회향한 남선사 도정 스님과의 문답이다.

문: 6년 전 팟캐스트 ‘정봉주의 생선향기’에서 특유의 입담과 유머로 대중의 큰 인기와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데, 생선향기 이후 어떻게 지냈나요.

도정 스님: 당시 방송을 처음해 본 것이어서 얼떨결에 가감 없이 한 발언들이 종단 권력승들을 불편케 했던 것 같다. 나는 종단으로부터 두 차례 징계를 받았다. 지난 6년 동안 법정에서 종단의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징계 무효’ 판결을 받았다.종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뒤로는 제주에서 주로 지냈다. 기와에 부처님 일생을 그리고 파내고 채색하는 와판화 작업을 했다. 현재까지 70여 점을 만들었다. 남은 30여 점까지 완성되면 책으로 펴내려고 한다.

문: 전각 작품을 꾸준히 남선사 달력에 담아왔는데, 전각을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도정 스님: 대만사범대학에서 중국어를 배울 때 중국 전통문화 강좌를 여럿 수강했다. 그 가운데 전각을 한 학기 배웠다. 이것을 시작으로 기와  돌, 나무 가리지 않고 파고 새겼다. 남선사 현판 주련(법당 기둥에 붙인 세로 글씨)도 한글로 새겨 걸었다. (한글로 주련을 건 남선사를 <동아일보>가 지난해 한글날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스님이 십이지 동물로 전각 작품활동한 첫해의 작품 가운데. 한국불교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우는 부처님의 모습을 토끼화 함께 표현했다
스님이 십이지 동물로 전각 작품활동한 첫해의 작품 가운데. 한국불교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우는 부처님의 모습을 토끼화 함께 표현했다

 

문: 남선사 달력을 전각 작품으로 꾸민 이유가 있나요.

도정 스님: 전각은 주로 이름 호를 돌에 새겨 작품에 찍는 낙관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나는 전각으로 찍히는 면이 그림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림을 새기기 시작했다. 이것이 차츰 발전해 지금의 전각작품으로 나오게 됐다. 처음부터 달력에 활용하려고 만든 작품들은 아니었다. <십우도>를 전각으로 완성한 뒤, 십우도를 바탕으로 12지신의 띠와 불교수행을 엮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 12지를 전각 작품으로 재탄생시킬 때 어떤 것에 중점을 뒀나요. 

도정 스님: 달력은 12개월인데 <십우도>는 10개로 구성돼 있다. 어떻게 하면 12개월로 이야기를 풀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석가모니의 전생을 담은 <본생담>이 떠올랐다. 동물이 과거생 많은 인연 공덕으로 부처님오신달에 인간으로 환생해 공덕을 짓고 경전 공부도 하고 수행해 깨달음을 얻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들로 구성했다. <본생담>을 재구성했지만 결국 <십우도>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직접 돌을 깎고 기와를 파고 새기고 그리는 도정 스님 (사진=다음 인터넷 카페 붇다의향기)
직접 돌을 깎고 기와를 파고 새기고 그리는 도정 스님 (사진=다음 인터넷 카페 붇다의향기)

 

문: 스님이 조각을 전공하신 것도 아니고, 작품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전각 작품 활동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도정 스님: 글씨를 대칭적으로 굵기가 같게 파는 점이 어려웠다. 그림은 스토리를 담고 있기에 이미지만 표현하면 된다. 그러나 막상 파놓고 찍어보면 그림 같지 않을 때가 많았다. 고민 끝에 단순화하고 입체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좌우 상하 등 대칭 비율을 무시하고 때로는 겹치게  이중  삼중으로 입체감을 살리는 데 치중했다. 그러고나니 그림에 더 많을 이야기를 넣을 수 있게 됐고 메시지를 더 뚜렷하게 시각화할 수 있었다.

문: 스님은 지난 12년 동안 남선사 달력에 12지를 모두 담았다. 다음 작품은 무엇인지요.

도정 스님: 2009년 토끼해에 종회의원 출마했을 때 남선사 달력을 띠로 꾸미기 시작했으니 내년 호랑이해로 12년째이다. 몇 년 전부터는 해마다 동지 즈음이면 남선사 달력 언제 나오는지 묻고 찾는 분도 많다. 동자승 기와집 탱화 벽화 탑 등 풍경으로 30년 넘게 달력을 우려먹었으니 이제는 콘텐츠가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변에서 들린다. 21세기이다. 이제는 스마트 달력이나 크기 형태 등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으로 사찰 달력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본다.제주 4·3 때 마을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를 돌에 새겨 스토리를 넣고 책으로도 내고 싶다. 현재로는 구상 중이다. 

지금까지 기와작품, 전각작품을 합쳐 모두 300여 점을 만들었다. 인연이 되면 갤러리 카페를 지어 상시 전시를 하고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싶다. 

스님은 돌을 직접 파고 새겨서 그림을 그려 넣는다 (사진=다음 인터넷카페 붇다의향기)
스님은 돌을 직접 파고 새겨서 그림을 그려 넣는다 (사진=다음 인터넷카페 붇다의향기)

 

  
문: 남선사 달력을 구하고 싶은데 못구했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남선사 달력은 몇 부나 제작·배포하나요.

도정 스님: 남선사 달력에는 절 이름만 들어가지 않는다. 불자기업 등 광고도 함께 실어 나눔달력이라고도 한다. 달력은 해마다 1500부 만들어 나누고 있다. 동지에 절에 와서 달력만 들고 가던 한 신도 모습이 불편해서 달력 봉투도 꼭 함께 만든다. 이쁘게 편하게 가져가시라고 남선사 달력은 꼭 봉투에 넣어 드린다. 

문: 스님은 남선사를 창건한 창건주이다. 직접 도량을 일구고 가꿨는데, 제주 남선사는 어떤 절인가요.

도정 스님: 남선사는 서귀포 남원 중산간 의귀마을에 위치한 작은 암자이다. 처음에는 육지에서 뜯겨지는 요사채를 가져와 지은 인법당 형식의 절이었다. 세윌이 지나면서 문화공간도 한칸 새로 지었다. “이제 절 같다”고 마을 주민도 있다.남선사는 신도라고 꼬집어 말할 분이 없다. 남선사를 찾는 분들은 큰 절은 너무 시끄럽다며  스님과 차도 한잔 하며  세상 사는 이야기도 하고 싶어서 오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생선향기’ 등을 통해 나를 기억하고는 육지에서 제주 오는 길에 들러  찾는 분들도 있다. (남선사 불사는 도정 스님이 직접했다. 스님은 남선사 불사를 위해 한옥 짓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편집자 주)

지난 2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남선사도 활동이 주춤했다. 지난 10월부터 경내 강당을 소극장으로 꾸며  제주 문화정보 어플인 '플레이 제주'에 복합문화공간으로 등록했다. '영화 평론가와 함께 하는 마을 영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판에 박힌 신행활동이 아니라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부담없이 소통하고 치유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남선사에 사단법인 '평화의 길' 제주지부를 두고, 제주 4·3유적지 걷기 행사도 하고 있다. (스님은 명진 스님이 만든 ‘평화의 길’ 제주지부를 이끌고 있다. 편집자 주)
 

스님이 직접 만든 한글주련으로 장엄한 제주 남선사 (사진=다음 인터넷카페 붇다의향기)
스님이 직접 만든 한글주련으로 장엄한 제주 남선사 (사진=다음 인터넷카페 붇다의향기)

 

문: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불교는 어떻게 중생의 아픔을 어루만져야 하나. 불자들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도정 스님: 지난 2년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강의를 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종교계도 비대면 법회 예배 등을 한다고 하지만 참여자의 연령층이 높고 스마트화 되지 못해 종교인과 신도의 요구가 모두 충족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으로 명상 경전공부 성지순례나 해외여행 등을 유튜브 등으로 대신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대이다. 가상세계까지 준비하면 좋겠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 몇몇 스님이 유튜브를 통해 강의  토론 법회 등을 하고 있지만 콘텐츠 질과 양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 스님들은 유튜브 등 비대면 채널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종단도 스마트화 교육과 예산 지원 등 전문가 양성에 더 힘써주길 바란다.
 

 

한국불교의 르네상스인(만능인)이라 불리는 도정 스님은 고창 선운사에서 태허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7년 계를 받았다. 법주사 백양사 강원, 송광사 율원 등에서 공부를 했다. 미얀마 파욱센터 등에서 초기불교 수행을 하면서 남방 계를 수지했다. 미국 스리랑카 대만 일본 등에서 공부했다. 귀국 후에는 선운사 초기불교불학승가대학원 설립에 힘을 보탰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등을 지냈다. 현재 제주 남선사 주지이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ceta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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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2022-01-04 06:59:30
생선향기 참 잘 들었습니다
스님의 입담이 그립네요
응원합니다

문화수행포교는 2022-01-02 20:03:23
바로 이 도정 큰스님처럼 하시는 겁니다.

도반 2022-01-01 10:38:04
도정 스님이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불교닷컴 애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백남이 2021-12-31 18:42:17
정체되어 있는 불교계의 선구자 도정스님.
율법과 상식을 조화롭게 실행하시는 구도자이시며
실천가 이시다. 종합 아티스트의 면모는 보여지는 단면일뿐, 장작을 패고 불을 때서 겨울을 나시는 수도승 도정스정. 이 시대에 불자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보고 배워야 할 참 스님. 고맙습니다._()_

부라 2021-12-31 15:39:54
한국불교의 자존심이자 새로운 세상을 알리는 메시아 이십니다.
스님이 가시고자 하는 세상,이제 8부 능선을 넘고 있습니다.
스님 언제나 법체청안 하시고요 올해도 만사 여여 하소서 _()_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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