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정보 공개는 반갑다
그럼에도 정보 공개는 반갑다
  • 김경호 | 지석정보플랫폼 운판 대표
  • 승인 2021.11.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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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호 대표
▲ 김경호 대표

눈여겨 볼 성화 스님의 종책 질의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성화 스님이 2020년 분한신고 결과를 토대로 ‘승려 고령화 대책’, ‘종단구성 개편’, ‘출가자 및 불자 감소 대책’ 등을 질의했다는 기사가 <법보신문> 11월 2일자에 보도되었다.

2020년 분한신고 결과, 조계종 전체 스님의 수는 비구·비구니를 합쳐 1만 444명(비구 5544명, 비구니 4900명)이며, 분한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예비승려인 사미·사미니를 제외한 수치여서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종단의 전체 스님 수는 1만 2000~3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기사는 밝혔다.

기사는 눈여겨 볼만한 정보를 많이 담았다. 65세 이상이 전체 27%, 50대 이상이 81%에 달해 연령 불균형과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현실을 수치로 보여주었다.

성화 스님의 종책 질의와 이를 상세히 보도한 기사는 근래에 보기 드문 좋은 정보다. 동시에, 왜 이런 기본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종단이 인색했는지 반문하게 한다. 종단의 기본 정보가 비공개로 돌아선 지 벌써 10여 년이 되어간다. 그 뒤 2015년 종회 모니터링이 금지되고 그해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언론으로 지정함으로써 불교 현실을 알려고 하는 이들의 접근을 철저하게 막아왔다.

정확한 정보공개 있어야 바른 정책 수립

필자는 ‘숫자로 보는 불교와 조계종 2017’이라는 칼럼을 <불교포커스>에 기고한 바 있다.

“백년대계는커녕 일 년 앞을 내다보려도 해도 정확한 수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종단은 2008년을 끝으로 종단의 가장 기초적인 통계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절이 몇 곳인지, 스님이 몇 명인지. 강원에서 몇 명이 공부하고 있는지, 선방에는 몇 명이 있는지, 절의 수입은 도량을 관리하고 스님들이 수행하기에 부족하지는 않은지, 절이 보유한 문화재가 총 몇 점이고 잘 관리되고 있는지, 스님이나 불자들이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 복지, 의료 등의 사회시설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많은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는지, 불교를 공부하거나 수행하고 싶은 사람은 종단의 어떤 절이나 기관을 이용하면 되는지.”

필자는 당시 칼럼에서 불교인구, 신도증 발급, 스님 규모, 전통사찰, 조계종 사찰, 직영사찰과 관람료 징수 사찰, 불교대학과 연간 졸업생,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등의 숫자를 제시하며, 정확한 현실 인식 뒤에야 바른 정책수립과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본정보는 깜깜이인 채 현재에 이르렀다. 이번 성화 스님의 종책 질의가 아니었다면 조계종 스님 수와 연령 현황 등을 여전히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이웃종교인 가톨릭의 정보공개와 비교하면 더욱 선명해진다.

매년 정보공개하는 이웃종교 가톨릭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는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전국 16개 교구, 7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69개 남녀 수도회·선교회·재속회 현황을 전수 조사하여 자료를 공개한다. 가장 최근자료인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은 2021년 4월 7일 발표되었다. 이 내용은 주교회의 웹사이트 자료실에서 누구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가톨릭의 신자 수는 592만 3300명이며, 전년보다 0.15%(8631명) 늘었다. 전체 인구 5297만 4563명 대비 11.2%다. 2020년 신자 증가율은 2018년 0.9%, 2019년 0.8%보다 현저히 낮은데,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보인다. 2020년에 세례 받은 사람은 3만 285명으로 전년보다 62.6% 감소했다. 특히 0~4세(69.2%)와 남성 군복무 연령인 20~24세(75.1%)가 특히 두드러졌다.

미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예식인 영성체가 전년도보다 57% 감소한 것을 보면 코로나19가 미사를 비롯한 신앙생활에 큰 지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성사들도 전년도보다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대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성사 전례가 코로나19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고 진단했다. 반면 가톨릭평화방송 TV의 주일미사 시청률은 전년보다 6.2배, 유튜브 주일미사 조회 수는 5.5배 증가할 만큼 “많은 신자가 성찬례 참여의 열망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고 할 수 있으나, “온라인 미사 참례와 불가피하게 축소 지향적으로 이루어지는 방역 상황 아래서의 미사 참례가 신자들의 신앙 의식과 전례 감각을 얼마나 변화시킬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가톨릭, 성직자·신도 변화 원인 분석하고 대처방안 모색

2020년 한국 천주교의 신자 성비는 남성 42.8%(253만 4989명), 여성 57.2%(338만 8311명)로 전년과 같으며 연령별로는 60~64세(9.5%), 55~59세(9.1%), 50~54세(8.7%), 45~49세(8.2%) 순이다. 서울대교구가 25.9%(153만 4019명)로 전체 1/4을 차지하며 수원교구가 15.7%로 뒤를 이었다. 본당(사제가 상주하는 행정구역)은 1767개, 공소는 704개로 집계되었다.

성직자는 추기경 2명을 포함한 주교 40명, 신부 5538명(한국인 5382명, 외국인 156명) 등 총 5578명이다. 교구 신부는 4582명, 축성생활회(수도회) 신부는 809명, 사도생활단(선교회) 신부는 147명이다. 신부 1인 대비 평균 신자 수는 1070명이다.

교구별 신부 수는 서울이 934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원교구가 536명으로 대구대교구의 520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2020년에 사제품을 받은 교구 신부는 97명으로 전년도보다 28명(22.4%) 감소했다.

교구 신부의 연령 분포는 40~44세의 비율이 15.0%(687명)으로 가장 높았고, 45~49세가 14.9%(685명), 50~54세가 12.8%(525명)로 뒤를 이었다. 전년도 통계의 연령 분포가 45~49세>40~44세>35~39세 순이었던 데에 비하면 전체적인 평균 연령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신학생(사제 지망자) 수는 1209명으로 전년도보다 28명(2.3%) 줄었다. 이 가운데 입학생 수도 139명으로 전년도보다 6명(4.1%) 줄었다.

수도자는 남녀 합산 1만 1778명이며 단체 수는 169개이다. 남자는 48개 수도회에 1626명, 여자는 121개 수도회에 1만 152명이다.

해외 선교 파견 국가는 80개국에 이른다. 해외 선교사는 1137명으로 전년도보다 2.2%(25명) 증가했으며, 신부 245명, 수사 57명, 수녀 835명이 활동하고 있다는 등의 정보를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조계종의 비구는 5544명으로 가톨릭사제 5538명과 인적 규모는 비슷하다. (주교 40을 더하면 가톨릭이 약간 많다.) 비구니 4900명에 비해 가톨릭 여자 수도자는 1만 152명으로 두 배에 이른다. 가톨릭의 본당 1767개와 공소 704개에 비하면 사찰 수는 조금 앞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찰의 규모와 경제 상황이 천차만별이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고령화, 출가자 가소 종합 대책 수립해야

중요한 차이는, 가톨릭은 성직자와 신도의 여러 양적 질적 변화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일을 게을리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라는 외부변수에 의해 타격을 받은 것은 두 종교가 동일하지만 가톨릭은 비대면 방식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려고 노력해온 반면 불교는 그저 상황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린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었는지 대처방식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할 지점이 있다.

성화 스님은 종책질의에서 50~60대 연령군이 6933명으로 전체 스님들의 66%를 차지하는데, 이는 20~30대 젊은 출가자들이 급감하고 있으며, 스님들의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1990년대에는 매년 평균 276.8명이 출가를 했지만, 2000년대에는 평균 232.3명으로 감소했고 2010년대에는 한 해 평균 143명으로 급감했다. 이 같은 감소율이 지속된다면 향후 10년 뒤에는 한 해 평균 출가자가 50명을 넘기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종단의 종합적 대책을 주문했다.

주지를 맡은 스님(공찰과 사설사암 포함)은 2092명(이 수치에는 선학원이 들어있을까?)이다. 60대가 799(38%)명, 70대가 283(14%)명, 80대 이상 61(3%)명으로 60대 이상이 1143(55%)명이다. 가톨릭은 대략 70~75세 즈음에 은퇴청원을 통해 현직에서 물러난다. 이러한 현실과 대비해 종단 차원의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그동안 쉬쉬하던 종단 내부정보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 종단의 실세스님이 불교가 위기라며 온갖 이벤트를 벌이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그래도 공개는 반갑다. 앞으로도 더 많은 정보가 투명하게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김경호 | 지식정보플랫폼 운판 대표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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