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1. 진흙소가 건너는 강
제2부 1. 진흙소가 건너는 강
  • 혜범 스님
  • 승인 2021.03.22 1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소설 미륵

홍성교도소에 도착하자 눈이 그쳤다. 입구에 눈을 맞고 서 있던 은행나무들이 백여 미터쯤 양쪽으로 조르라니 서서 두 사람을 반기고 있었다. 은행나무를 지나자 두 사람을 확 덮칠 듯 한 바람이 불어왔다. 지명은 침을 꿀꺽 삼켰다. 아침 아홉 시 반의 교도소는 하얀 눈과 정적 속에 잠겨 있었다. 두 사람은 민원실로 성큼 들어섰다. 이미 민원실에는 새벽을 가로질러 왔을 세 네 사람의 민원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명도 접견신청서를 찾았다. 
 “수감자, 강천식이라고 했지?”
 “예.”
 소년이 대답했다.
 “주민등록 등본 뗀 것 좀 줘봐.”
 지명과 소년은 홍성 터미널에서 내렸고 택시를 잡았으며 가까운 동사무소를 찾았다. 그리고 무인 민원 발급기에서 소년의 주민등록 등본을 떼었다. 소년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서울 종로구 명륜동 33번지로 되어 있었다. 
 “집이 날아갔어요.”
 “……왜?”
 “보험공단에서 손해배상에 구상권을 청구해서요. 그땐, 제가 어려서 대처를 못했어요. 마당에 대추나무가 있는 집이었는데요.”
 지명은 입술을 실룩이며 웃었다. 놈들이 판을 벌려놓은 시나리오가 허술했다. 놈들은 증인을 만들어놓고 사건을 조작해 놓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너희 아버지는 왜 침묵하고 있을까?”
 지명의 마음속에는 의문이 차츰차츰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었다. 
 접견인 칸에 지명과 소년의 이름, 날아간 주민등록에 기재된 집주소를 기입해 넣었다. 그리고 접견 신청서와 함께 지명은 지갑에 든 현찰 전부, 삼십오 만원을 영치금으로 넣어 줄 요량으로 꺼내들었다. 
 “면회 신청을 하려고 합니다. 영치금도 좀 넣고.”
 “……네.”
 담당직원이 영치금 서류와 돈 그리고 접견신청서를 내미는 지명을 유리창 너머로 건네 보았다. 
 “일반 접견이네요. 여기 팩스로 온 비선임 변호인접견 신청서로 접견신청을 막 끝냈는데요.”
 “…….”
 승복을 입은 채 승려증을 내미는 지명의 위아래를 쓸어보던 직원의 눈빛, 태도가 갑자기 공손해졌다. 
 “잠시 만요. 스님. 스님, 오시면 저희 교무과장님께서 연락하라고 하셔서. 의자에 앉아계시면 금세 연락되실 겁니다.”
 소년이 무슨 일인가 혹여 라도 면회가 되지 않는 건 아닌가, 하고 지명과 건너편의 여직원을 힐끔거렸다. 지명은 이맛살을 찌푸리다 입맛을 쩝 다셨다. 동생 미정의 짓이었다.
 입산할 때 사퇴서를 제출했고 그걸로 그만이었다. 그런데 동생이 변호사회에 가입을 했다고 했다. 팩스용지를 받아든 지명은 자신도 모르는 변호사 신분증 발급번호와 변호사 등록번호를 잠시 들여다 보다 씩 웃으며 직원에게 받은 팩스용지를 도로 내밀었다. 지명은 자신이 적은 접견신청소를 도로 받아 정우에게 ‘찢어버려’하며 내밀었다. 
 “일반접견과 변호사접견은 뭐가 달라요?”
 그때 정우가 접견서 용지를 찢어 눈에 보이는 쓰레기통에 넣으며 물어왔다.
 “일반면회는 범인의 도피, 및 증거인멸의 행위의 지시 및 사주등 기타 안건으로 녹취 녹화가 되지만 변호인접견은 피의자가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는지라 그 접견 내용에 비밀이 보장되어 접견대화 내용의 녹취 및 녹화를 허용할 수 없게 법으로 보장해 주는 제도야.”
 “…….”
 소년은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때 연락을 받은 교도관이 ‘선배님’하고 지명을 부르더니 지명의 앞에 와 경례를 붙였다. 순간, 민원실 직원들이 선배님, 하고 부르는 소리, 그리고 다가오고 있는 이에게 일어서서 경례를 붙이는 모습에 일제히 시선이 쏠렸다. 지명은 그 모양을 보며 코를 훌쩍 들이켰다. 두 해 후배라고 했다. 기시감이 있었다. 학창시절 강의실에서 휴게실에서 얼굴을 보았던 듯 했다.
 “이리 따라 오시죠.”
 “…….”
 “선배님, 서부지청에 계시다 입산하셨다는 건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이렇게 전설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 방으로 가서 차 한 잔 하시겠습니까? 영감님.”
 “영감은 개코나 전설 ……영광은…… 됐고, 접견이나 진행시켜 주세요.”
 교정감 4급으로 어깨에는 빨갛고 파란 태극문양이 그려져 있는 무궁화 두 개의 계급장이었다. 
 “소지품들을 여기다가.”
 “…….”
 일반 접견실 옆 동에 붙어 있는 건물로 이동하자 담당자가 나와 경례를 붙이고 바구니를 내밀며 말했다. 소년은 가방과 호주머니에 든 지갑 그리고 핸드폰을 꺼냈다. 지명도 걸망을 내려놓았다. 지명의 호주머니 속에는 지갑과 함께 담배와 라이터뿐이었다. 담배와 라이터를 본 담담교도관이 미소를 짓는 눈치였다.    
 “이곳에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후배라는 교정감은 명함을 내밀며 ‘언제라도 연락 주십시오. 달려가겠습니다.’ 하며 경례를 올려붙였다.
 “……예, 감사합니다.”
 지명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선처를 베풀어주어 고맙다고 배례했다.
 책상 두 개와 의자들만이 세 개 놓여 있는 단출한 방이었다. 이미 소년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아버지를 만나는 일이 이렇게 쉬운 걸요.”
 “…….”
 이윽고 가슴에 4357 가슴에 수형번호를 단 사내가 호송관에게 이끌려 면회실로 들어왔다. 지명과 소년이 벌떡 일어섰다. 순간, 지명은 ‘뭐야?’ 하고 놀란 눈을 크게 떴다. 4357은 지명을 보자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합장 배례했다. 
 “불연(佛緣)입니다.”
 수행자들 특히 납자들의 얼굴이란 고만고만했다. 날카로움과 함께 번뜩이는 듯 상대를 제압하는 위압감이 있었다. 장판 때가 눈빛에서 우러나는 거였다. 무표정함이랄까, 완고함과 침울함이 얼굴에서 배어 나왔다. 
 “지명이라 합니다.”
 “지성입니다. 지운사형에게 편지는 받았습니다.”
 굵고 낮은 바리톤 목소리의 4357번이 심호흡을 토해내며 인사를 해왔다. 의외로 밝은 표정이었다. 오히려 심각한 태도와 엄숙한 표정을 짓던 지명이 긴장한 듯 코를 훌쩍였다.
 “……아드님이십니다.”
 지명이 소년을 소개했다. 누가 피붙이, 부자사이 아니랄까봐 깡마르고 예민해 보이기는 나이 차가 있을 뿐이지 붕어빵으로 찍어낸 듯 똑 닮았다. 그때였다. 눈알이 꽃잎처럼 붉어진 소년이 가슴에 공손히 두 손을 모으더니 4357에게 삼배를 올리는 거였다. 4357은 선 채로 가슴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있었다. 소년이 합장을 하고 반배를 한 다음에 면회실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오른손을 먼저 내밀고 왼손을 내밀어 오체투지로 손바닥을 펴서 하늘을 향해 고두레를 올리며 세 번 절을 올리는데 소년이 절을 할 때마다 4357이 마주 허리를 굽혀 절을 받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지명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절을 받는 4357에게서 아지 못할 위엄이 서려 있었다. 소년은 차수를 하고 서 있는데 숨죽여 눈 울음을 울다 이윽고 어깨를 떨며 입속의 신음을 밖으로 토해내기 시작했다. 소년의 아버지라는 작자, 수행자들은 절대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인간들이 아니었다. 그런데 4357 강천식도 울기 시작했다. 모습만 보아서는 세속의 껍질을 벗어버린 듯 정제된 목소리, 평화로운 모습이었으나 소년을 보자 눈빛이 흐려졌다. 아들 앞에서는 그저 한 아이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이윽고 4357이 접견실에 선 채 양 팔을 벌렸다. 소년이 4357에게 다가가 안겼다. 그때 문 밖에 서있던 교도관이 문을 열고 들어와 제지하려 하였으나 지명이 몸을 일으켜 제발, 하는 눈빛과 함께 두 손을 합장하고 합장한 손을 아래로 세 번 내려 보이며 고개를 수그렸다. 분명 교도관이 주의할 사항에서 손잡지 말 것, 스킨 십 금지, 포옹하지 말 것을 여러 차례 당부했던 터였지만. 법은 거미줄과 같아 가난한 자와 약한 자를 휘감아 붙잡지만 부자와 강한 자는 그걸 쉽사리 찢고 특별면회라는 이름으로 더한 짓들을 저지르고 있다는 걸 지명은 익히 알고 있었다.
 4357 아버지라는 작자가 마주앉자 소년의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접견실은 완전 울음바다가 되었다. 그동안의 아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었던 설움, 절망을 울음으로 두 사내가 토해내고 있었다. 부자의 쏟아내는 울음소리를 듣던 지명은 귀에서 바람소리처럼 이명소리로 와 윙윙거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은 두 팔을 내밀어 꼭 끌어안았다. 그때 교도관이 밖에서 보다 문을 열었다. 안 된다는 눈빛이었다. 그러나 지명의 간절한 눈빛에 이어 부탁한다는 합장. 다행이 교도관도 사람이었다. 교도관이 지명을 보고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아 땅바닥에서 일어나 의자에 앉으세요.”
 교도관이 말을 하고는 문을 닫았다. 더 이상 규정을 어기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용납해주고 묵인해줄 수도 있다는 눈빛이었다. 이윽고 두 사람이 의자에 앉았다. 지명은 부자의 앞쪽에  앉았다. 멀뚱히 서있던 앉았던 소년과 4357, 그리고 소년의 잡은 손은 떨어질 줄 몰랐다.  
 지명은 한숨을 포옥 내질렀다. 인드라의 그물망 그물코에 걸린 듯 물끄러미 손을 잡은 채 절절하게 두 부자가 울고 있었다. 죽은 듯 미동도 하지 않았던 지명은 부자의 어깨가 들썩이는 울음으로 고통의 굴비두릅에 함께 엮인 모양 침을 꼴깍 삼켰다. 외로움 고통 속에 펄떡거리는 지옥도 속에 있는 물고기들을 보는 듯했다. 누구도 대신 울어줄 수 없는 울음을 그동안 참고 참았던 울음을 보듬고 싸안고 기댄 채 꺼이꺼이 통곡하며 울어대는 두 사람 앞에서 지명은 저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어렵사리 자존심 구겨가며 겨우 특별면회라는 걸 시켜 주었더니 고작 울음바다라니. 아이는 밤에는 잘 자고 잘 울어야 하는데 그동안 울지 않고 보채지 않은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오 분정도가 지나자 울음이 잦아들었다. 두 사람은 그저 서로 바라만 봐도 좋은 모양이었다.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따스해 보이기도 했다.
 “너를 위해 기도하는 게 나의 일과였다.”
 4357이 아들에게 하는 첫마디였다. 울음 탓인지 습기가 배어있는 축축한 목소리였다. 답도 없고 출구도 없고 길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가슴속 그 어디에선지 불쑥 뜨거운 것들이 치솟아 올라왔다. 그동안 마음으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참회하고 마음으로 울었겠지. 소년의 입술은 부르터 있었다. 잠을 못 자고 먹는 게 부실했던 탓일 게다. 그래도 이제 아버지를 만났으니 여한은 없다는 모양으로 아버지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그랬다. 마치 어미개가 새끼 개를 핥듯 4357도 소년의 잡은 손등을 놓지 않았다. 수상한 세월들이었다. ‘괜찮아, 괜찮다. 다 잘 될 거야’ 하며 그냥 모른 척 외면하려 해도 그게 잘 되지 않았다. 
 4357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들이 아이가 살아 있다는 이유 하나로 이제껏 아득바득 버텨왔다던 아이의 아버지가 초승달처럼 하얗게 울고 서 있었다. 이 세상에 남아 있는 하나 밖에 없는 핏줄이었다. ‘살려주세요,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어요.’ 하던 ‘엄마랑 아빠랑 할머니랑 알콩달콩 살고 싶었다.’ 던 소년. 그 아들이 어깨를 떨며 뜨겁게 울먹였다. ‘괜찮다’, 했는데 ‘울지 않겠다.’ 했는데 죽었다는 할머니처럼 쭈구렁대며 어깨를 흔들며 울어대는 피울음소리가 귓속을 대못처럼 파고 들어왔다. 죽은 엄마처럼 서럽게 울고 있었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서로가 보고 싶었을까. 얼마나 아들이 보고 싶었을까. 
 꽃망울처럼 어린 목숨에서 터져 나온 울음은 슬픔은 어느새 여기가 끝이라는 양 울음으로 파도를 만들고 있었다. 목숨의 파도들 그 죄책감의 이랑과 자책감의 고랑들. 비록 무기수지만 감형되어 아이를 만나고자 모범수가 되었고 하루라도 더 출역을 나가 한 달에 이십여 만원의 돈이라도 벌려고 악착을 떤다는 4357번. 그때 지명은 부처의 얼굴을 보았다. 
 사형이었다는 지성이라는 법명의 작자가 지명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무한이 감사하다는  눈빛이었다. 지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여기서 뭐하십니까?” “고행중입니다. 죽을 때까지 허공을 파는.”
 “지나친 고행이 아니신지요?”
 “이 불행한 현실 속에서 세상을 부정하고 외면하고 살기는 국립선원, 여기가 딱 좋네요. 죄송해요, 생존하기 위해  선악을 따질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전 여기가 밖보다 더 안전하답니다.”
 “투사 나셨군요.”
 “다 미친 짓이죠.”
 “내참. 사형님, 생색을 내는 게 아니라 당신이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남겨준 상처와 슬픔이 이렇듯 갑갑하고 답답하기만 한데요. 도대체 어떻게 살았기에 교도소가 더 안전하시다는 건지. 그래서 무슨 이익이 있었는지요? 그리고 또 여기에 계신다고 무슨 특별한 변화가 있기라도 했습니까?”
 지명이 그만 자제력을 잃고 싸늘하게 바라보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소년이 소지하고 있는 미륵불상을 떠올렸다. 속말은 ‘돈입니까? 아님 교도소 내에서의 권력?’ 하는 눈빛이었다.
 “사제님, 이익, 변화요? 제 나름대로 저 참혹한 어둠과 불의와 악의 세력들과 대치중입니다. 그간 이익도 있었고 변화도 있었죠. 이산저산 저도 산 나그네로 돌아다니며 수행이라는 걸 해보기는 했는데 깨달음은 없었습니다, 만 그래도 이렇게 찾아와 준 아들, 생사리, 정우가 살아있지 않은지요?”
 “…….”
 “스님, 이놈 노래 한 마디 들어도 되겠습니까?”
 지명은 4357의 뜬금없는 말에 헛기침을 삼켰다.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무기수가 된 이유가 바로 자기 아들, 정우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게 확실해졌다. 그때, 4357이 일어서서 문을 두드리더니 문 밖에 서 있는 교도관에게 소년의 아버지가 문을 열고 물었다. 밖에서는 열 수 있는데 안에서는 결코 열 수 없는 문이었다.
 “예......? .....예. 상관없습니다. ……시간은 충분합니다.”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건 아비와 아들 다를 바 없었다. 바닥을 보이지 않고 착한 척 피해해자인 척 하지 않는 것도 똑 같았다.
  “정우야 할머니에게 흥타령 민요는 배웠느냐?”
  “……예.”
  피는 서로 당기는지 소년이 지 아비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럼 얼마나 잘 하는지 한번 들어보자. 한 마디 해봐라.”
 감옥, 면회실에서의 노래라. 지명은 픽 웃었다. 그래도 처량맞게 눈물이나 흘리는 거보다는 낫겠지 하며 픽 웃었다. 우물쭈물하더니 소년이 음음,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속이요,
 이것 저것이 다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 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려거든 꿈을 꾸어 무엇허리
 아이고 대고 허허 성화가 났네
 
 지명은 묘한 기분에 고개를 가로 내저었다. 두견새가 명주에 하얀 피를 토해내는 목소리였다. ‘눈물에 젖어 저 너무도 외로워하는 당신의 아들을 보시오.’ 라고 지명이 말하려던 참이었다. 순간 지명은 미세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스쳐지나갔다. 마음먹은 대로 그 뜻대로 살지 못해 두 사람은 슬픈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고 있던 것이었다.  

 

혜범 스님

1976년 입산, 1991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바다, 뭍, 바람」당선. 1992년 『언제나 막차를 타고 오는 사람』이 영화화되었으며, 1993년 대전일보에 장편소설 『불꽃바람』을 연재했고, 1996년 대일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장편소설 『언제나 막차를 타고 오는 사람』(흙출판사),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청림출판사), 『천기를 누설한 여자』(흙출판사) 『반야심경』(밀알출판사), 『업보』(밀알출판사), 『남사당패』(태일출판사), 『시절인연』(밀알출판사), 『플랫폼에 서다』(북인) 등을 출간했으며,

산문집으로는 『행복할 권리』(도서출판 북인), 『나비는 나비를 낳지 않는다』(밀알출판사), 『달을 삼킨 개구리』(북갤럽), 『숟가락은 밥맛을 모른다』(북갤럽)를 펴냈다.

현재 강원도 원주 송정암에서 수행하고 있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