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대한불교조계종 고불총림 백양사 소장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와 복장유물 6건을 25일 보물 지정 예고했다.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91호)는 1994년 9월 도난됐지만 2006년 9월 제자리로 환수된 특별한 의미가 있는 불화이다. 본존 아미타불이 여러 제자에게 불교 교리를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1775년(영조 51) 백양사 극락전 아미타불상을 중수하면서 새롭게 조성한 작품이다.
1775년 수화승 색민을 비롯해 계헌 등 총 11명의 화승들이 참여해 그린 작품이다. 환월당 민숙 스님이 외조모 유씨 부부와 부모 봉씨 부부의 극락왕생을 기원해 조성했다. 스님이 시주 대표로 나선 사례로는 드물다.
이 불화는 본존인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8대 보살과 6위의 제자, 사천왕, 2위의 팔부중을 배치한 간략한 화면구성, 본존의 두광에서부터 제자상과 팔대보살 등 권속들을 따라가며 화면을 꽉 채운 원형구도가 안정감을 준다. 2미터가 넘는 긴 화면에 압도적으로 그려진 본존불, 날씬한 협시보살의 표현 등에서 장중함과 상승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러한 특징은 색민이 그린 ‘구례 화엄사 삼신불도’(1757년)와 ‘해남 대흥사 괘불도’(1764년) 등에서도 확인된다.
이 불화는 의겸에서 색민, 색민에서 다시 계헌으로 이어지는 조선 후기 의겸 화풍의 전수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으로, 한국불교회화사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게 문화재청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이 불화는 조선 후기 대표 불화로 불화의 조성시기, 참여자 명단 등을 알려주는 발원문과 복장낭 등 복장유물 6건도 온전하게 잘 남아 있어 18세기 후반 불화 복장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준다. 복장유물 역시 함께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