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간법(出世間法)과 세간법(世間法)
출세간법(出世間法)과 세간법(世間法)
  • 현안 스님
  • 승인 2020.10.12 11: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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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현안 스님의 수행 이야기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영화 스님을 만나서 결가부좌로 앉아서 아파도 되도록 풀지 말라고 하셨을 때, 왠지 그것이 바른 것이라 느꼈습니다. 불교를 깊이 접하지 못했어도, 한국에서 자라면서 수행(修行)은 고행(苦行)이라는 것을 들어봤기 때문입니다.

한국 전통적인 불교의 가풍과 수행법 속에 사실 굉장히 뛰어난 비법들이 남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오히려 해외에서 명상법을 찾습니다. 그리고 서양에서 마음 챙김 명상 등이 인기를 끌면서 오히려 한국에 이런 명상법과 서적들이 수입됩니다. 이런 명상도 우리가 문제가 있을 때 꾸준히 하면 조금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겉모습이 화려하고 듣기에 좋고 매력적인 이런 방법으로 수행하면 곧 막다른 길에 도달합니다. 여러분이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경험하고 싶다면 고를 견뎌야 합니다. 인내심을 갖고 괴로움을 견뎌야 진정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출세간법(出世間法)입니다.

예전부터 영화 스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괴로움에 끝을 내고, 해탈을 얻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이 세상에서 벗어나서 안락을 얻고자 한다면 이런 출세간법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것도 개인의 선택입니다. 여러분이 세간법을 수행하고, 세속적인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면 그것도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각자 원하는 것이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신과 가까이 하고 죽은 후 천상에 가서 신과 함께 하고자 한다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도교의 신선처럼 치유하는 능력을 얻고 오래 오래 살고 싶다면 그것도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모든 고에 끝을 내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출세간법(出世間法)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출세간법은 대학교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탈출하려면 우리의 논리적인 마음으로 분석하고 연구해서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세속인들에게 출세간법이 없습니다. 속인은 출세간법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내가 이 세상, 사바세계에 전한 출세간법은 승려들에 의해 이어질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건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저는 출가 전에도 수년간 참선을 지도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영화 스님은 저에게 승가의 지도 하에 하는 것은 괜찮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이렇게 말씀해 주신 스승님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만약 제가 참선과 수행으로 경험한 것에 완전한 확신을 갖고, 내가 안다는 마음으로 지도를 시작했다면, 저 또한 그 자리에서 머물고 제 수행의 진전을 갖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저에게는 스승이 있어서 저를 찾아온 수천명의 미국인 학생들은 내 자신의 번뇌와 망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특히 미국인들은 묻고 싶은건 서슴치 않고 마구 물어보는데, 이런 도전들을 받으면서 번뇌가 올라오고 망상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늘 이에 응하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마음이 불안하고 화가 올라오면 결가부좌를 하고, 염불을 하고, 만트라를 했습니다. 내 몸과 마음이 너무 지치고 피곤하고 괴로울 때에도 참선 학생의 이익을 내 이익보다 앞에 두는 것은 늘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찾아와 “그래 얼마나 아는지 한번 보자”라는 불량한 태도를 보여도 마음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출가를 한 후 알게 되었습니다. 왜 부처님이 출세간법은 출가자에게 있다고 말씀하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스승은 항시 학생의 이익을 더 우선시 해야만 가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출세간법에는 두 가지 갈래가 있습니다. 하나는 소승이고 다른 하나는 대승입니다. 예전에 미얀마에서 수년간 수행하고 오신 스님이 저에게 “소승”이라는 단어를 쓴다고 마구 야단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당황하면서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소승을 소승이라고 부르는데 왜 기분이 나쁜지 모르겠는데요?”라고 물으니, “남방이라고 불러야 한다”라고 하더군요. 어떤 분들은 소승을 테라바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영화 스님은 제자들에게 “나는 너희들에게 대승을 가르치고 있지만, 너희의 수행이 대승의 단계로 가지 않는 이상 아직 소승이다”라고 하셨는데, 전 그런 말씀이 기분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편함을 추구하고 게으르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는 내 자신을 내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다들 불교를 많이 안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여러분이 배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불교를 배우러 가셨을 때 물어봐야 합니다. “이것은 출세간법인가요? 세간법인가요?” 출세간이란 윤회의 바퀴를 탈출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생사로부터 해방되고, 고를 끝내고 안락을 얻는 것입니다. 더 이상의 괴로움은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출세간법을 수행하여 진정한 지혜를 열면 어떤 괴로움도 없게 됩니다. 불교에만 이렇게 고를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세간법을 세속의 법이라 부르는 것은 우리를 이 세상에 묶어두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도교인들은 여러분에게 어떻게 오래오래 살 수 있는지 가르쳐 줍니다. 그럼 몸에 아직 집착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모든 고를 끝내자면 출세간이어야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출세간법을 찾고 싶다면 물어봐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출세간법인지 세간법인지 말입니다.

소승이나 대승이라는 이름에 속지 마세요. 소승 안에도 세속적인 소승도 있고, 출세간의 소승이 있습니다. 대승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승에도 세속적인 대승이 있고, 출세간의 대승이 있습니다. 옷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대승의 승복을 입었다고 해서 대승은 아닙니다. 대승의 모습을 한 소승도 있답니다. 그러니 우리가 뭐라 부르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출세간이란 우리를 생사와 고로부터 해방하는 것입니다.

소승이란 여러분이 아라한이나 연각에 이르게 해줌으로써 생사와 고로부터 해방시켜 줍니다. 대승에는 이보다도 더 많이 선택할 수 있는게 있습니다. 대승에서는 아라한이나 연각이 되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심지어는 이를 넘어설 수 있게도 해줍니다. 바로 삼현인(三賢人)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대승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성불을 이루는 것보다 더 작은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말라고 합니다. 바로 그것이 대승입니다. 소승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부처가 될 수 있는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것이 궁극적인 소승과 대승의 차이입니다.

대승의 가르침은 간단합니다. 대승에서는 우리 모두에게 “당신도 부처가 되야 합니다”라고 말해줍니다. 그것이 대승입니다. 우리가 절에 찾아갔는데, 그들이 “고에 끝을 내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라고 한다면 “좋아요. 그럼 어떻게 부처가 될 수 있는지도 알려주나요?”라고 물어보세요. 만약 그들이 “아니요. 부처가 되는 방법은 알려줄 수 없어요”라고 한다면, “아니 괜찮아요. 대승으로 가겠어요”라고 하는 것이죠. 소승에서 아는 것은 그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승에서는 아라한이나 연각까지 데려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 이상은 알지 못합니다. 소승도 성불이나 보살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걸 어떻게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정직한 소승의 스승들은 “네 맞아요. 그런게 있지만 우리는 몰라요”라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이를 악(惡)이라고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소승불교의 문헌에 그런 내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소승 사람들은 그건 악이니 가지 말라고 할 것입니다. 영화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부처님의 법 중 팔리어로 쓰여진 내용에는 부처가 되는 방법이 어디에도 없다고 합니다. 그들 스스로도 뭔가 결핍된 것이 있음을 압니다. 하지만 그걸 무시하고, “아니 거기 가지 말아요”라고 말합니다.

대승의 모든 스승은 우리에게 부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승에는 아라한과에 데려갈 수 있는 트레이닝이 있고, 고에 끝을 낼 것입니다. 그리고 대승처럼 여러분을 성불로 데려갈 수 있는 트레이닝도 있습니다. 우리가 소승으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그것도 좋은 길입니다. 대승에서 여러분이 부처가 되려면, 성불로 가는 길에 아라한을 통해서 갑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소승과 대승으로 나뉘는데, 어떤 사람은 인내가 없어서 성불은 너무 멀고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과를 빨리 볼 수 있는 그런 것을 수행하고 싶어 합니다. 부처님은 이런 이들을 위하여 소승을 수행하여 이생에서 바로 고를 끝낼 수 있다고 하신 것입니다. 부처님이 되기 위해서는 한 생으로 안됩니다. 여러 생이 필요합니다.
 

 

영화 스님은 법문에서 아라한과 연각은 그 과위에 도달하면 정체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때 불보살님이 오셔서 “당신의 성취가 훌륭하지만 아직도 꽤 낮아요. 아직도 지혜에 한계가 있고, 신통력도 한계가 있습니다. 당신이 이해하는 것도 아직 한계가 있으니 계속 수행해요. 그렇게 하기만 하면 됩니다. 시간 문제예요”라고 말합니다. 아라한과 연각은 어리석지 않아요. 불보살이 나타나서 그런걸 보여주면 눈과 마음을 열어서 아라한의 과위보다 인생에 더 훨씬 흥미로운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영화 스님도 말씀하셨지만 저도 또한 진정으로 대승보다 우리를 아라한이나 연각의 과위로 데려갈 수 있는 강력한 법은 없다고 믿습니다. 전 그렇게 믿습니다. 대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복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대승의 법을 이해하려면 소승을 수행하면서 계속 더 많은 대승의 복을 쌓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 마음 속이 괴로움으로만 가득한 사람들에게 대승의 법을 설명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대승에는 우리가 훨씬 더 빨리 고에 끝을 내고, 안락을 얻을 수 있는 수 많은 법문(法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승에는 염불법문(念佛法門)이 있습니다. 모두들 이것이 대승의 법문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진 이유는 염불을 하면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염불법문을 믿습니다. 심지어 티벳불교와 소승에서도 염불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염불을 한다고 모두 출세간법은 아닙니다. 염불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수행하면 이 세상에서 탈출할 수 없고, 고를 끝낼 수도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염불로 삼매를 얻을지는 몰라도, 왕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는 오직 선에만 관심이 있었고, 많은 이들이 그렇듯 정토는 별로 관심도 없었고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개인적으로 정토가 있다는 것을 완전히 믿습니다. 왜냐하면 영화 스님이 그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스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절에 찾아온 많은 이들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차츰 제 마음의 문도 열리게 되었습니다. 출세간법에는 참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횡으로 탈출할 기회가 있는 정토 법문은 우리가 다음 생에서 바로 부처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정토에만 도달하면 그건 보장됩니다. 이 법은 대승에만 있고, 소승에는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종교에는 관심이 없이 오직 명상을 배우고 싶어서 참선을 시작했습니다. 참선 수행을 통해 선정의 힘이 개발되고, 마음의 문을 열면서 차츰 불교의 지혜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 귀의하고, 다양한 불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주 운이 좋아서 출세간법이나 세간법이란 단어도 모른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아직 선지식을 찾지 못하셨다면 마음의 문을 열고 시작하세요. 그리고 부처님의 말씀을 믿으신다면 지금 있는 곳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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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감사합니다 2020-10-16 12:04:05
참선수행을 통해 선정의 힘을 개발하고 마음의 문을 열면서 불교의 지혜에 눈을 뜨게 된다
그렇군요
글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스님 이 대목을 잘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해서 본인도 선정이라는걸 한번 느껴보도록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