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리 교수 “언론 칼럼 왜 문제되나, 정치적 표현 자유침해”
임미리 교수 “언론 칼럼 왜 문제되나, 정치적 표현 자유침해”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9.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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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헌법소원, 민주당 고발 취하했지만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
검찰 ‘사전선거’ 무혐의, ‘투표참여 권유행위 등’ 기소유예
"검찰 처분은 정치적 표현 보장하는 법원 판결 정면 배치"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23일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 앞서 취지와 입장을 발표했다.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23일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 앞서 취지와 입장을 발표했다.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23일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임 교수가 1월 29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이 거센 비판 여론에 고발을 취하했지만 적폐청산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가 임 교수를 다시 고발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해 임 교수에게 ‘사전선거운동’은 무혐의, ‘투표참여 권유행위 등’에 대해서는 초범인 점을 고려해 기소 유예를 처분했다. 이에 임 교수는 검찰의 처분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고 헌법 소원을 청구한 것이다.

임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서울남부지검의 청구인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해야 한다'며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임 교수는 헌법소원 청구서 제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에서는 ‘피의사실은 인정’되지만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기소를 유예한다고 밝혔다.”며 “검찰의 이 같은 처분은 제 개인에게도 불명예스러운 일이지만 한국사회 전체적으로도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어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쓴 칼럼은 집권한 여당임에도 사회적 약자 보호의 공약과 책임정치를 실현하지 않고 국민들의 심각한 분열을 해소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에 자성을 촉구한 것”이라며 “제 칼럼으로 인해 그 이후에도 민주당이 자성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져 민주당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면 그 피해를 스스로 초래한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제 칼럼은 공직선거법이 금지하고자 하는 선거의 공정을 해치는 행위와 전혀 무관하다.”며 “저에 대한 사법적 처분은 자성하지 않는, 아니 자성하지 아니하려는 집권여당에 위해가 되는 표현 행위를 법의 힘을 빌려 징계하려 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임 교수는 “책임정치를 실현하여야 할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을 이유로 국가 사법제도가 국민을 징계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으로 두텁게 보장되어야 한다.”며 “정치권력, 그것도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은 더욱 폭넓게 허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권력은 선거를 제외하고는 자유롭고 다양한 비판을 통해서만 견제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가 가치의 경쟁이라는 제 기능을 잃은 지 오래인 한국사회에서 선거기간이 아닌 시기에, 투표가 아닌 다른 표현수단을 통해 정치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이 더욱 필요하게 된 까닭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저는 선거기간이 아닌 시기에, 투표가 아닌 칼럼이라는 수단으로써 지속적으로 집권여당을 비판해왔다.”며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선거 때처럼 국민을 무섭게 여기라고, 상전으로 모시라고 한 얘기이며, 국민을 두려워해 정쟁 대신 정책 개발에 나서고, 정권의 이해보다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라고 한 얘기”라고 했다.

23일 헌법소원 청구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임미리 교수.
23일 헌법소원 청구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임미리 교수.

임 교수는 “(제 칼럼의) 표현과 행위가 선거법을 포함해 법으로 의율된다면 앞으로 커다란 용기와 특별한 각오를 갖지 않는 한 누구도 쉽사리 정치권력을 비판하지 못하게 될 것”이며 “그 대가는 한국정치의 퇴행과 민주주의의 후퇴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의 법률대리인인 김형남 변호사(신아 법무법인)는 “임 교수의 칼럼은 진영논리를 벗어나고자 하고 민주당에 대해 비판의식이 있었던 사람들이 진영을 떠나서 집권여당에 대해 정당한 정치적 비판을 함으로써 집권여당이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성된 글”이라며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비판 기능은 선거의 공정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언론 기사ㆍ사설ㆍ칼럼의 표현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것이라고 이를 쉽게 선거운동으로 간주하거나 이에 대해 곧바로 형사처벌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전체 칼럼 중 단순히 한 문구만을 떼어 내어 공직선거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은, 공직선거법의 제정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은 공직선거법 해석에 있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넓게 보장하고자 하는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기존 결정 및 판결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청구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으므로, 취소되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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