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주의가 낳은 줄기세포 '섞어심기'
연구성과주의가 낳은 줄기세포 '섞어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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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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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종 연구원 혼자 한 일

'줄기세포 섞어심기는 김선종 연구원 혼자 한 일이고,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그 사실은 몰랐지만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조작을 몸소 지휘했다.' 12일 검찰의 수사발표로 전모가 드러난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은 이렇게 요약된다.

김선종 연구원의 섞어 심기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둔갑한 것은 김 연구원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났다. 그는 황 전 교수가 "이것(환자맞춤형 줄기세포)만 되면 여한이 없는데"라고 말하는 것에 심한 압박감을 느끼고 미즈메디 줄기세포를 서울대 줄기세포 배양 접시에 섞어 심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해 황 전 교수의 공모 여부를 수사했지만 결국은 황 전 교수가 2005년 10월중ㆍ하순에야 줄기세포가 바뀐 사실을 안 것으로 결론지었다.

줄기세포 섞어 심기는 2004년 10월5일 시작됐다. 그 해 9월24일 서울대 김수 연구원이 핵이식한 배반포가 잘 자라 연구팀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줄기세포가 될 내부세포덩어리를 떼어낸 후인 10월5일 오전 6시 세포관찰에서 내부세포덩어리가 영양세포에 붙어 자라지 않고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 연구원은 압박감과 자책감으로 5일 오전 11시께 미즈메디 줄기세포 4번(미즈-4)을 숨겨와 배양접시에 넣었다.

6일 줄기세포 전단계인 세포덩어리(콜로니)가 형성됐다. 이것이 첫번째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인 NT-2번의 정체다. 서울중앙지검 홍만표 특수3부장은 "전문가의 사진판독에 따르면 10월5일 죽은 세포상태에서 10월6일 세포덩어리로 자라는 것이 불가능한데도 당시 황 교수팀은 이를 전혀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11월24일에도 똑같이 미즈메디 줄기세포를 섞어 NT-3을 만들었다. 이후 논문에 넣을 줄기세포 수가 11개라는 말에 3월7일 NT-8, 10, 11, 13번을, 4월20일께는 한번 핵이식을 했다가 오염사고로 없어진 NT-4번과 NT-14번을 섞어 심기로 만들었다.

그는 한꺼번에 섞어 심기를 할 때는 배양접시에 미즈메디 줄기세포를 담아와 M, L, SBS 등으로 표시해놓았고, "세포에 나쁘다"며 조명을 어둡게 한 채 옆에 있는 권대기 연구원 몰래 줄기세포를 섞어넣었다.

김 연구원은 나중에 MBD PD수첩의 취재로 이 사실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지난해 12월 미즈메디 김진미 연구원 등에게 부탁해 미즈메디 줄기세포 반출ㆍ입 기록과 DNA 분석시료를 없애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그는 이에 앞서 2004년 논문에 쓰일 NT-1번 세포 일부가 제대로 배양되지 않고 다른 세포로 분화하자 2003년 12월 미즈 5번 줄기세포를 섞어 심기도 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 기사제공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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