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워져라 4
지혜로워져라 4
  • 하도겸
  • 승인 2020.02.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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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뜻으로 보는 입보리행론 36

만일 ‘나(我)'라는 것이 실재로 존재한다고 믿으면 무엇을 대하든지 두려움이 일어날 것이다. '나'라는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데 두려워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치아와 머리카락과 손톱은 곧 ‘나’라는 것은  아니다. 뼈나 피도 콧물도 가래도 림프액도 고름도 ‘나’라는 것이  ‘나’라는 것은  아니다. 지방도 땀도 폐도 간도 다른 내장도 대변이나 소변도 ‘나’라는 것은  아니다. 살도 피부도 열이나 풍(風)도 구멍들도 여섯 가지 식(識)도 ‘나’라는 것은  아니다.

만일 소리에 대한 인식이 영원하다면 언제 어디서나 소리를 들을 것이다. 하지만 인식할 소리가 없다면 어떻게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인식할 대상이 없는 데도 의식할 수 있다고 한다면 (마음이 없는) 장작개비조차도 의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식할 대상이 주변에 없으면 의식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질문)소리 대신 모습으로 인식한다면 소리를 들었던 의식은 어디로 갔는가?
(대답)소리가 없기 때문이라면 소리를 들었던 의식도 없을 것이다.

(질문)소리를 파악하는 본성은 무엇이기에, 그게 어떻게 모습도 파악할 수 있겠는가?
(대답)사람은 아버지이면서 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둘이 아니지 않는가! [너희들 중관학파 가운데 수론파가 주장하는 근본 원리인 원질이 분화해서 생기는 세가지 속성인] 순질(純質 : Sattva 순수•조화), 동질(動質 : Rajas 변화•운동), 암질(暗質 : Tamas 무지•몽매)의 상태에서는 아들도 아니며 아버지도 아니다. 이전에 소리를 들었던 [원질의 상태가 아니므로] 본성은 모습을 의식할 때는 없는 것이다.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맡듯이, 본성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질문) 역할이 달라질 때마다 이전의 본성이 사라지고 실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의식이 자신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가?
(대답) 대상마다 다른 방법으로 인식했다고 할지라도, 중생의 마음은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질문) 개별적으로 각각 분별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한다면, 그때 하나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대답) 마음이 없는 것은 ‘나’라고 할 수 없다. 마음이 없는 성품 때문에 항아리 등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별심을 내어서 ‘나’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인식할 수 없는 영원 불변하다는 '나'라는 논리도 무너뜨려야 할 것이다.

(질문) 거꾸로 어떤 것도 '내'가 될 수 없다면, 마음이 여기에서 어떤 작용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대답) 몇 개로 분리되는 의식은 있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있다고 한다면 대상에서 떨어져 있는 허공도 '나'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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