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원행 스님이 당선됐다. 2일 원로회의 인준을 앞두고 있지만 앞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설정 전 원장의 선거 당시 득표수는 234표, 원행 스님은 235표를 얻었다. 표가 관리되는 '적폐식 맞춤 선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적폐청산을 외쳐 온 출·재가자들이 불신임 당한 설정 전 원장에 이어 원행 총무원장도 ‘아바타’라 부르고 있다.
지난 1994년 조계종 개혁 당시 각각 개혁 주체와 대상이었던 설조 스님과 원두 스님이 1일 서울 우정공원 단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서는 부처님법대로 해결을 촉구했다.
두 스님은 “원행 총무원장이 말로만 ‘화합’을 이야기한다. 말로만 화합이 아니라 부처님 법대로 화합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원로의원 가운데 ‘가짜 비구’(적주비구)가 있다. 무자격자인 적주가 단 한명이라도 참여한 원로회의 결의는 무효”라고 했다.
원두 스님은 “조계종은 94년 개혁 당시 (부처님 법인) ‘사바라죄’를 임의로 손댄 것부터 잘못됐다”면서 <율장>에 나오는 화합 방법을 설명했다.
원두 스님 설명에 따르면 ▷분열이 심할 경우 양측 대표가 나서서 상호 이해·용서하며 덮어버리는 종헌 상의 ‘여초부지법’ ▷전통 갈마에 따라 양측 4인씩 대표가 나서고, 이후 장로 등이 나서 징계 시비 등을 가리는 대론 ▷양측이 끝까지 불응할 경우 여러 문제를 모든 종도에게 물어 결정하는 것이 승가 회의(갈마)에 맞는 해결법이다.
설조 스님은 “<율장>이 밝히는 양측의 기본은 비구이다. ‘가짜 비구’에게는 자격이 없다. 대화의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원두 스님은 ‘가짜 비구’를 ▷청정한 비구를 근거없이 비방하는 악비구, 여러 대중에게 이곳저곳에서 각종 시주를 받는 악비구 등 도적들 ▷적심수계자, 적심입도자, 환속했던 승려 등 각종 적주승 ▷도박승 폭력승을 비롯해 출가를 전후한 전과자들이라고 했다.
부처님법에 바탕한 두 스님의 주장은 결국 '총무원장 직선제' 등으로 직접 종도에 뜻을 묻는 방법으로 정리된다.
시민단체 등은 조계종 기득권 승려를 '적폐'라고 지목하고, 기득권 승려 측은 시민단체 측을 '해종'이라 몰아세우는 수년간 이어온 갈등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짐작도 가능하다.
한편, 조계종 원로회의는 2일 제36대 총무원장 당선자인 원행 스님의 인준안을 논의한다. 원로의원마저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원행 스님은 무난하게 총무원장 인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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