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총무원장 ‘수덕사행’…"산중으로 돌아간다"
설정 총무원장 ‘수덕사행’…"산중으로 돌아간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08.21 13:06
  • 댓글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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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회의 탄핵 인준 하루 앞두고 발표…총무원장 선거 국면 돌입
▲ 취임 295일 만에 전격 사퇴한 설정 조계종 35대 총무원장. 기자회견하는 설정 총무원장.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이 산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밝혔다. 설정 원장은 21일 오후 1시 기자회견을 통해 재정투명화 등 종단 개혁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조계사 대웅전으로 향했다. 설정 총무원장은 대웅전 참배 후 수덕사로 내려간다. 설정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산중으로 돌아가야 겠다"고 밝혀 사실상 사퇴했다. 

중앙종회가 부의한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동의 건을 다룰 원로회의를 하루 앞두고 전격 발표됐다. 지난해 10월 31일 임기를 시작한지 295일 만에 35대 총무원장 직에서 물러났다. 이날은 중앙종회가 총무원장 불신임을 가결한지 6일째 되는 날이다. 불교시민사회의 퇴진 요구에 전 원장과 그 적폐 세력에 의해 끌려 내려 온 형국이다. 자신을 총무원장에 옹립한 불교광장이 주도해 총무원장 불신임을 가결시켰다.

 설정 원장은 중앙종회의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제출된 직후인 지난 13일 “12월 30일까지 총무원장직을 유지하며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했었다. 특히 전 총무원장 등 기득권 세력을 겨냥 “종단 내부의 뿌리 깊은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견제되고 조정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종단을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종단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가시 돋친 발언을 했었다.

원로회의는 22일 회의를 열어 중앙종회가 부의한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 동의의 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설정 총무원장이 원로회의를 하루 앞두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이날 원로회의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이 인준될 것이라는 전망과 전 총무원장의 펼쳐놓은 인의 장막 쌓여 수일 동안 사퇴 압박을 받았다. 상좌들까지 돌아서 설정 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종권 장악 세력의 사퇴 압박을 결국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정 원장의 재적본사인 수덕사는 20일 주지 정묵 스님과 원로 혜연 스님, 선덕 법정 스님 등 20여명이 설정 원장을 찾아와 사퇴를 압박했고, 21일 오전에도 3직과 말사 주지 등 40여 스님이 설정 원장을 찾아와 사퇴를 압박했다.

설정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납은 오로지 부처님 제자로써 한국불교 개혁을 위해 지난날 은혜를 입고 살았던 사람이 마지막 여생을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총무원에 왔다"며 "이같은 생각은 1994년 종단 개혁을 통해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 체제를 모방한 선거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위계질서와 장로정신은 무너지고 화합은 다 깨져버리고 삼보정재가 탕진되는 악순환과 정치 권승들이 위로부터 아래로부터 철저하게 붕괴시키고 있다"며 "이와 같은 종단은 뿌리 깊은 폐해를 되돌아보고 청정승가 구현을 통해 개혁해 내고 싶었다"고 했다.

▲ 기자회견을 마치고 조계사 대웅전으로 향하는 설정 총무원장과 그를 사퇴 하는 데 앞장선 조계종 총무원 교역직 스님 및 수덕사 스님들.

또 "1700년 역사 속에서 국민들과 고락을 함께 해온 도도한 흐름을 외면하고 금권화, 정치화, 세속화 되고 있는 종단 현실이 너무도 비참하고, 부처님 답지 않은 모습들이 계속되는 한 우리 불교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요청에 의해서 총무원장 직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설정 원장은 "우리 종단은 지금 바로 즉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부대중의 뼈를 깎아내는 대각성을 통해 건강한 종단으로 나가기 위한 의식의 각성 필요하다”면서 “1700년 동안 흘러내려온 한국불교의 정신이 아름답게 계승발전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 (이것이 바로) 현실적으로 가장 요청되는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설정 원장은 12월 31일 사퇴와 관련해 "지난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말했듯 종단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사부대중,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진실로 듣고 그분들이 나를 비판했던 비판하지 않았던, 모든 의견을 규합해 들으려 했다"고 했다.

설정 원장은 "항상 말씀드리지만 생활인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며 "수행자로 남아있어야 한다. 수행자는 부처님 가르친 대로 그것이 참선, 주력, 염불, 간경, 봉사 든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그걸 하지 않는 사람은 수행자라 할 수 없다. 우리가 다 부처님 제자 수행자로 태어날 때 한국불교는 튼튼해지고 건강해 지고, 모든 사람에게 희망 줄 수 있다"고 했다.

또 "스님네가 절에 들어와 입산부터 화장터에 갈 때까지 책임을 져야하고, 부처님 때부터 내려온 정신은 원융살림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복과 염원이 담겨 있는 삼보 정재를 마구잡이로 쓰거나 탕진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설정 원장은 "이런 것을 변화시키려고 종단에 나왔지만, 저는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저는 늙었고 의지만 갖고 안 된다"는 말로 사실상 사퇴의 뜻을 드러냈다.

이어 "앞으로 한국불교의 변화와 개혁은 여기 있는 여러분의 것. 말없이 정진하는 무한한 정진대중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특권층을 위한 종단이 아닌 온 종도가 모두 부처님 품안에서 자유스럽게 정진하고 교육하고 봉사하고 헌신하는 이런 종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나라는 것을 내려놓고 자기를 버려야한다 나를 내세우고 불교가 있을 수 없다. 내려놓는 사람이 함께하는 불교개혁이 됐으면 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자회견 마친다"고 말하고 조계사 대웅전으로 이동해 참배하고 수덕사로 떠났다.

설정 원장은 35대 총무원장 후보 시절 ‘학력위조’, ‘막대한 사유재산 보유’, ‘친자 의혹’, ‘교통사고 과실치사’, ‘적주비구 논란’ 등으로 총무원잘 후보자격 논란이 일었다.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으로 조계종은 선거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36대 총무원장 선거와 17대 중앙종회의원 총선거가 맞물려 혼란이 예상된다.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는 그 임기만료일전 30일 이후 첫 번째 목요일에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궐위에 의한 선거는 궐위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따라서 36대 총무원장 선거는 설정 원장 사퇴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진행되어야 한다. 8월 21일 사퇴일 기준으로 10월 19일 이전에 총무원장 선거가 열려야 한다. 17대 중앙종회의원 선거는 16대 중앙종회의원 임기 만료 30일 전 첫 번째 목요일인 10월 11일에 열리게 된다. 

36대 총무원장 선거일정은 중앙선관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논의 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는 선거일 30일 전에 일정을 공고해야 한다. 중앙선관위원장은 공석이다. 간사인 태성 스님이 중앙선관위 회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17대 중앙종회의원 선거 전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전 원장 세력에게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현 16대 중앙종회의원과 교구본사주지들이 선거인단 선출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조계종 적폐청산과 전 총무원장 구속을 요구해 온 불교시민사회가 선거 국면에서 어떤 대응에 나설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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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2018-08-22 22:34:15
산중이나 시정이나
별 차이가 있나
그저 지난 세월속에
살림살이 드러나니
다음세상 기약하리
사방을 돌아보아도
사람이 없으니
그저 가사입고
허송세월 보내게 되었네
말은 번지르 하지만
행은 따라 주질않으니
초발심은 어디가고
그저 육단심만 가득해져
버렸네
방장이 좋은가 원장이 좋은가
그저 부질없는 망상만

이왕 망가진 거 2018-08-22 14:24:18
이왕 망가진 거 설정이 다시 가서 있는들 뭐 흠이 될까요?
똥물에 오줌 한방울 더 들어간 격이지요

자송 2018-08-22 12:13:24
자송 세력은
도박종 만들고
나갸라

2018-08-22 03:37:06
만공스님은 지금 어떨까? 수덕사가 이꼬라지가 되었으니....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 2018-08-21 21:50:44
직선제로 선거제도 개혁하지 않으면
종단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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