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제 종정교시에 설정 스님 집행부 전원 사퇴 요구
진제 종정교시에 설정 스님 집행부 전원 사퇴 요구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08.08 12:19
  • 댓글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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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혼란 가중…불교광장은 총무원장 불신임 추진
▲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법원 대종사.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진제 스님은 그동안 의혹의 사실유무를 떠나 설정 총무원장이 종단화합과 안정을 위해 거듭 용퇴를 표명한 만큼 퇴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설정 총무원장은 총무원 집행부 전원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전 총무원장이 장악한 불교광장은 16일 예정된 중앙종회 임시회에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제출해 가결시키기 위한 일련의 행보에 들어갔다.

진제 스님은 8일 ‘종정교시’를 통해 “산승(山僧)은 사부대중(四部大衆)과 국민(國民) 앞에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소상히 소명(疏明)하여 밝히도록 하교(下敎)한 바 있다”며 “총무원장 설정(雪靖) 스님은 항간에 제기된 의혹(疑惑)에 대하여 사실유무(事實有無)를 떠나 종단(宗團)의 화합(和合)과 안정(安定)을 위해 용퇴(勇退)를 거듭 표명(表明)하였다”고 했다.

이어 “위원장 밀운 스님 기자회견장에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동석(同席)하여 종단의 혼미(昏迷)와 혼란(混亂)을 신속히 수습하기 위해 사퇴(辭退)하기로 밀운 스님과 약속하였으나 입원함으로 인해 동참하지 못한 것이 애석하며, 속히 쾌차(快差) 하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단제도권에서 엄중(嚴重)하고도 질서(秩序) 있는 명예로운 퇴진(退陣)이 동시에 수반(隨伴)되어야 하겠다”고 했다.

진제 스님은 설정 총무원장 퇴진에 대한 뜻에 이어 정치권력과 외부세력이 조계종단 내부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말도 했다.

진제 스님은 10·27법난을 승가의 불협화음과 유한한 정권이 교단과 교권을 유린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생명의 존엄성(尊嚴性)과 인권(人權)은 절대적 성역(聖域)으로 불성(佛性)”이라며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원리(原理)와 원칙(原則)에 의하여 종교가 정권에 예속(隸屬)되거나 종속(從屬)되어서도 아니 되며, 외부세력(外部勢力)과 정치권력(政治權力)이 종교에 절대 관여해서는 아니된다”고 했다.

진제 스님은 설정 총무원장 퇴진 이후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현 선거법에 따라 진행할 것을 이야기했다.

진제 스님은 “우리 승가는 율장(律藏) 정신을 받들어 종헌(宗憲)을 준수하고 종헌종법(宗憲宗法) 질서 속에서 사부대중(四部大衆)과 국민여망(國民輿望)에 부응하여 여법(如法)하게 선거법에 의하여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하여야 한다”고 했다.

진제 스님은 국민을 향해 “조계종지종통(曹溪宗旨宗統)을 봉대(奉戴)하는 우리 승가(僧家)는 국민에게 심대한 심려(心慮)를 끼친 점에 매우 가슴 아파한다”며 “살을 저미고 뼈를 깎는 자정(自淨)으로 구각(舊殼)을 벗고 국민의 뜻에 함께 하고자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종단 내부에는 “우리 사부대중은 시시비비(是是非非)의 속박에서 벗어나 상호 자성(自省)과 용서(容恕)로써 수행본분(修行本分)으로 돌아가 대화합(大和合)의 장(場)에서 우리 다함께 중지(衆志)를 모아 불교 중흥(中興)의 대장정(大長程)에 동참(同參)하여야 하겠다”고 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발표한 교시는 네 가지로 요약된다. 설정 총무원장은 퇴진을 약속한 만큼 물러나고, 조계종 중앙종회 등 종정기관이 나서 설정 총무원장이 퇴진할 길을 열어주라는 것이다. 또 최근 조계종 적폐청산을 바라는 사부대중의 목소리와 전통사찰방재시스템 사업 등 국고보조금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종단 내외의 목소리에 대해 정치권과 불교계 인사가 아닌 사람들은 관여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또 설정 총무원장 퇴진 이후 차기 종권을 현행 선거법에 따라 진행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국민에 대한 사과와 종단 내부에는 잘잘못을 덮자는 것이다.

▲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이 같은 진제 스님의 교시는 사부대중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설정 총무원장은 자신을 총무원장에 옹립하고 당선하는 데 결정적 힘을 지원한 전 총무원장과 그 세력이 자신을 밀어내려는 데 저항하는 것으로 보인다. 밀운 스님과 용퇴를 포함한 거취를 특별담화 형태로 발표하려다가 “입원”을 핑계로 하지 않았고, 밀운 스님은 설정 총무원장에게 퇴진의 길을 열어 주려다가 실패하면서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장 등에서 8일 오전 물러났다. 전 총무원장은 이미 중앙종회 최대 계파인 불교광장을 동원해 16일 열릴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설정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를 추진하고 있고, 여기에 야권과 비구니 종회의원까지 결집시키기 위해 직접 나선 상황이다. 종정 진제 스님이 “종단제도권에서 엄중(嚴重)하고도 질서(秩序) 있는 명예로운 퇴진(退陣)이 동시에 수반(隨伴)되어야 하겠다”고 밝힌 것은 마치 전 총무원장이 추진하는 설정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가 되면서 종정 스님이 적폐세력의 수장을 돕는 꼴이 되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종정 스님이 정치권력과 외부세력 운운한 것은 종헌종법 질서는 물론 사회 법질서를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의 최고 상징이 무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사찰방재시스템 사업 등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각종 사업에 대한 엄정한 감사와 조사, 위법사항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당연히 내야 할 책무임에도 종정 스님이 나서 이를 막으려 한다는 것은 종정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종도들이 범법자로 지내도록 묵인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어서 더욱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설정 총무원장 사퇴 이후 현행 선거법에 의한 차기 총무원장 선출까지 교시에 담은 것은 조계종도는 물론 사부대중공동체의 목소리를 조계종단의 가장 큰 어른인 종정 스님이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총무원장을 비롯해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원 등 선출과정에서 조계종단이 보여 온 행태는 금권을 기반으로 한 권력 나눠먹기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수년 째 사부대중이 총무원장 직선제 등을 요구해 왔고, 선출직에 나서는 후보들에 대한 철저한 자격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설정 총무원장을 8월 30일 이전에 퇴진시키려는 전 총무원장의 의도는 결국 현재 확보하고 있는 권력을 동원해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 차기 종권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어 진제 스님의 교시는 마치 전 총무원장과 그 적폐세력이 차기 종권을 쥘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보인다.

여기에 종정 진제 스님의 이날 교시 발표에는 적폐종권이 부활시킨 서의현 전 총무원장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종정 스님이 서의현 전 총무원장과 총무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자임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받는 상황이다.

밀운 스님의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장 사임, 종정 진제 스님의 교시, 전 총무원장 측인 불교광장의 총무원장 불신임 추진 등이 맞물린 상태에서 설정 총무원장은 '버티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설정 총무원장은 8일 오전 종정 교시를 인지하고 진노해 총무원 집행부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설정 총무원장은 종무행정 장악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일련의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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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5 19:59:45
중이 중다워야지?
스님이면 다 스님?
위의 글 다 맞는 소리 아닌가?

누가누구 2018-08-15 19:52:45
누가누구를 걱정혀.
설정이 내려오면
마구니들 득실거릴껀데.

가짜 천국 2018-08-15 19:51:01
가짜 스님들?
가짜 불자들?
원래 가짜들이 더 시끄러.

바보야 2018-08-15 19:49:19
이 바보야
누구는 모르니?
제대로된 인간들 보기 어려우니 기렇지.

찬성 2018-08-15 19:44:31
총무원장부터
청문회 실시 후
적합한 스님을 뽑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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