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이 "종도 의견을 수렴, 조속한 시일 내 진퇴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모호한 발표를 한 가운데, 수시간 앞서 "설정 원장을 그래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종정 진제 스님에게 보고됐다.

진제 스님은 '조계종교권자주 및 혁신위원장'인 밀운 스님을 27일 대구 동화사로 급히 불러 각종 종단현안을 서면과 대면으로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진제 스님은 "지시가 있었는데 위원회가 너무 시간을 끌고 있다"고 했고, 밀운 위원장은 "설정 원장을 지켜야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 등이 배석했다

진제 종정은 "많은 스님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나를 찾아와 현재의 종단을 걱정을 하고 있더라. 승가, 4부대중 나아가 국민의 뜻에 맞춰야한다"면서 사실상 설정 총무원장의 거취를 물었다. 밀운 스님은 "그래도 설정원장스님을 지켜야한다"고 답했다.

동화사 관계자는 "밀운 스님이 아직도 세간의 사정을 모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날 진제 종정은 심기가 매우 불편한 가운데 밀운 위원장을 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구본사주지들이 설정 원장으로부터 등을 돌렸다'는 내용도 밀운 스님의 보고와는 별개로 종정스님에게 전달됐다.

이 회동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오후 3시 설정 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서는 "종도 의견을 수렴해서 조속한 시일 내 진퇴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전 현직 임원들은 오는 30일 '현 종단비상상황에 대한 입장'을 모으는 회합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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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행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