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선사의 실천행이 어느 때보다 목마른 때”
“만해 선사의 실천행이 어느 때보다 목마른 때”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07.02 10:56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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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원, 29일 한용운 선사 74주기 추모재 봉행
법진 스님 “당대 불의·적폐 청산할 방법 모색해야“
▲ 향을 올리는 이사장 법진 스님.

“우리는 무엇이 선인지 정의인지 이미 머리로 양심으로 알고 있다. 다만 몸으로 행동으로 나로부터 실천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서슬 푸른 일제의 탄압과 감시 속에도 자신의 신념을 올곧게 견지하고 몸소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주신 만해 스님의 용기 있는 실천행이 그 어느 때보다 목마른 때인 것 같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 스님)이 만해 한용운 선사 입적 74주기 추모다례재를 지난 29일 서울 AW컨벤션센터에서 선학원 임원진과 전국 분원장, 각계 인사 등 사부대중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했다.

이사장 법진 스님은 법어에서 만해 선사가 1917년 2월 3일 밤 좌선 중 바람에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에 문득 깨닫고 지은 시를 인용했다.

“사나이 이르는 곳마다 바로 고향인 것을 몇 사람이나 나그네 시름 중에 오래도록 머물렀든가 큰 소리 참천세계를 깨뜨리고 나니 눈 속에 복사꽃이 조각조각 흩날리는 구나.”

법진 스님은 이 시를 인용하며 “탐진치가 오늘 현대사회에서는 신자유주의와 군사주의 왜곡된 매스미디어의 모습으로 드러난다고 미국의 불교학자 데이비드 로이가 일갈한 바 있다”며 “오도 후 만해 스님께서 이 시대를 호흡하신다면 어떻게 대처하실까 자못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스스로 자문해 보고 나아가 지혜를 모아 당대의 불의와 적폐들을 청산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만해 스님의 자취가 이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미래를 이끌어야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고 남북관계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어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면서 “만해 스님의 항일 독립운동정신과 중생을 위해 헌신하신 ‘원생보살(願生菩薩) 사상’을 되살려 실천해 간다면 오늘의 많은 어려움들은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서영교 국회의원은 추모사를 통해 “사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변화의 방향을 제시했던 만해스님이 있었기에 주권을 잃었던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었고 현재 세계 속에 당당히 위상을 내세우는 국가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한반도가 완전한 평화로 가는 데에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 협력하는 문화, 멀리 내다보며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결단이 상생과 화합의 불교정신이며 이 불교정신을 가장 잘 실천한 만해 한용운 스님의 고귀한 뜻을 이어가 미래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물려주는 길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유승희 국회의원은 “평생을 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정의와 대중복리를 위해 사회악에 맞서 싸우며 파사현정 정신을 실천한 선지식인 만해 스님은 대립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회통을 지향하는 불교 가치 실현에 평생을 헌신했다”면서 “분단국가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려는 한반도에 만해 스님의 애국·애족정신이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화합과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국민통합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만해 선사의 영전에 꽃을 올리는 한영숙 여사와 유족들.

이명수 국회의원은 “어려운 고비를 겪을 때 마다 만해 선사의 숭고한 정신과 뜻은 다시금 우리가 일어서는 정신적 자양으로 면면히 이어져 와 꺾이지 않는 기개와 불굴의 정신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큰 교훈으로 다가온다”면서 “한용운 선사의 삶과 실천의식은 혼란한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고 말했다.

최교일 국회의원은 속초지청장 근무 당시 만해 선사의 백담사와 신흥사 인연을 말하며 선사의 대표작인 '님의 침묵' 마지막 시구를 암송하는 것으로 추도사를 대신했다.

윤종오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은 추도사에서 “한 세기 전 한용운 선생님이 우리 민족에게 몸소 실천하며 가르쳐 주신 애국애족의 정신은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여 온 국민이 화합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미래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물려주는 길이 될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우리 모두가 한용운 선생님의 가르침의 뜻을 되새겨 우리가 나아갈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재단법인 선학원 6월을 만해 추모의 달로 지정해 만해추모제를 열고 있다. 6월은 만해 스님이 입적한 달로, 선학원은 이 달에 만해학술회(6/4)와 만해예술제(6/10), 전국청소년문예공모대전 등 추모행사를 열었다. 또 이날 망우리 선영 다례재와 성북구 심우장 추모행사에 이어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 만해 한용운 선사 74주기 전국만해청소년문예공모대전 시상식

망우공원묘역 선영 다례재에는 이사장 법진 스님 등 선학원 임원진과 만해 선사 영애 한영숙 여사 등이 참석해 추모했고, 홍룡사 여시아문합창단의 추모곡에 맞춰 진행된 심우장 추모행사에는 선사의 탄생지인 홍성군 국회의원 당선자 홍문표 의원이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또 김영배 성북구청장도 추모제에 참석해 “심우장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나고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추모다례재는 이어 AW컨벤션센터에서 제1부 추모재를 열고 선학원 이사 한북 스님의 사회로 헌향·헌다, 삼귀의, 반야심경, 추모입정, 행장소개, 추모사, 추모법어, 헌화, 내빈소개,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재는 이사장 법진 스님과 만해 스님의 영애 한영숙 여사가 함께 헌향 헌다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총무이사 송운 스님이 만해 스님 행장을 소개했다.

이사장 법진 스님은 “만해 스님의 숭고한 삶과 정신을 기리고자 '부처가 되랴거든 중생을 여의지 마라, 극락을 가려거든 지옥을 피치마라'는 주제로 74주기 추모사업을 봉행하고 있다"며 "죽어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쓰시겠다는 스님의 염원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초석이 됐다"고 했다.

스님은 이어 “선학원은 재단 설립조사 가운데 한 분이신 만해 스님의 정신과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이 시대의 등불이 되고자 매년 추모행사를 봉행하고 있다”면서 “만해 스님의 용기있는 실천행이 그 어느 때보다 목마른 때 만해 스님의 자취가 이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파져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추모했다.

추모법어가 끝난 후 참석한 내외 귀빈과 전국 분원장들은 차례로 만해 스님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제2부 추모공연에 앞서 전국만해청소년문예공모대전 시상식이 봉행됐다. 전국만해청소년문예공모대전에서는 운문부문 대상에 장충고등학교 2학년 김은성 군의 ‘뜨거운 심우장’이 선정됐고, 최우수상 수상자로 풍문고등학교 2학년 박정원 군과 장충고등학교 2학년 원석희 군, 우수상에 풍문고등학교 2학년 천유진 풍문고등학교 2학년 정재희 군이 선정돼 각각 상장과 상금을 받았다.

만해 한용운 선사 74주기 전국만해청소년문예공모대전 시상식 기념촬영.

산문 부문 대상에는 서울지방보훈처장 상으로 풍문고등학교 1학년 심규민 군이 수상했고, 원종오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이 상장과 상금을 전달했다. 또 산문 부문 서울북부보훈지청장상은 최우수상 수상자인 풍문고등학교 1학년 조혜은 양과 동대사범부속여고 2학년 강다은 양이 수상했다. 우수상 수상자로는 덕성여고 1학년 조연우 양, 서울중앙고 2학년 이원재 군 등이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원종오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이 상장과 수상금을 시상했다.

시상식에서는 운문부분 대상 김은성 군이 수상작 시 ‘뜨거운 심우장’을 낭송하고, 산문부문 대상 심규민 군은 수상작 '안중근'의 대목 일부는 낭독했다.

2부 추모 공연에서 아산 보문사 영산합창단이 노래 ‘고운님 잘가소서’(작사 정공채, 작곡 조광재)와 ‘만해 선사님이시여’(작사 송운 스님, 작곡 조영근)로 스님을 추모했다.

추모공연은 이어 사단법인 정가악회의 ‘알리오’ ‘염화미소’ ‘따라간다’를 공연했다. 이날 공정가악회는 국악인 천재현의 연출로, 소리꾼에 안민영 왕희림, 대금 연주 김현수, 생황 이향희, 아쟁 박혜림 등 11명이 현대적 국악을 선보였다.

이날 추모다례재와 추모공연은 BTN불교TV가 특집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7월 8일(일) 12시 30분, 9일(월) 저녁 9시, 11일(수) 오후 3시에 방송한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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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받으신분? 2018-07-06 17:40:41
변복하고 외제차로 어쩌고저쩌고 한 스님아닌가요?

tjfwjd 2018-07-05 21:52:42
만해스님께서 기절하시겟다
법진아 하산해라

절 방문 지침서 2018-07-05 13:31:31
여자들 절에 갈때 정조대(음부 가리는 자물쇠가 있는 금속벨트)하고 가야겠다.
중들보고 인사하지말고.

청호 2018-07-02 21:28:09
법진이사장 에라이 0000
설정원장 법진이사장은 제발 하산좀해라
정말 한심한 승이다
꼴보기싫다

비교불가 2018-07-02 15:27:19
집행유예라면 죄가 되기는하나 죄질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거 아닐까?
자매를 가리지 않고 앞뒤없이..ㅋ
금수의 수준이고,한국불교 대표수행처에서 홍등가유흥비로 수천을 쓰고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못느끼는 철면피하고는 죄질이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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