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최초로 북한 녹차를 마시다
남한 최초로 북한 녹차를 마시다
  • 오마이뉴스 구진영
  • 승인 2018.05.14 16: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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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령녹차'은정차'라고도 불리는데 2008년 김정일 위원장이 강령녹차를 맛보고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하며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 구진영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에서 생산된 녹차가 남한 땅을 밟았다. 2006년부터 북한과 문화교류를 이어온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 지난 11일 강령녹차를 북한 측 인사로부터 중국을 통해 전달받았다. 녹차를 배운지 5년 차에 접어든 기자가 이 차를 마셔보았다.

강령녹차는 강원도 고성에서 차가 자란다는 소식을 들은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생산이 시작됐으나(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음) 성과가 없었다. 이후 2008년 김정일 위원장의 독려 때문에 재배에 성공했다. 북한 녹차는 추위 때문에 7월 말 즈음 생산되기 때문에 올해 차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차는 황해도 강령에서 생산된 것으로 정확한 생산량은 알 수 없으나 약 500통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기자가 마신 차는 작년 7월에 생산된 차다.
 

▲ 강령녹차케이스 옆면에 북한 특유의 말투로 차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 구진영

강령녹차는 차를 담은 케이스만 보아도 북한에서 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겉면에는 '차고뿌에 록차 3g을 넣고 85℃이상 되는 물을 부어 5분 정도 지난 다음 마십니다.'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다도 동호회 '다경향'에서 여러 번 실험한 결과, 강령녹차의 잎이 매우 예민하여 60도에서 우려낸 후 물의 양을 한 잔당 3분의 1 이하로 마셔야 그 진가가 나온다고 한다.

케이스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QR코드였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QR코드를 스캔해보았으나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QR코드만큼 눈길이 가는 것은 이 차의 효능 중 하나가 '방사성 피해를 줄입니다.'라는 것이었다.
 

▲ 강령 녹차 잎강령녹차는 영하 19도에서 살아남은 차나무에서 생산된다. ⓒ 구진영

강령녹차는 영하 19도까지 내려가는 맹추위에도 생존한 차나무에서 재배한 것으로 차의 맛이 매우 진하고 쓸 것 같으나 그와 반대로 은은하고 청량하다. 함께 마신 이들은 청포도 맛이 난다, 우유 맛이 난다고 하였다.
 

▲ 강령녹차60도에서 우려낸 강령녹차, 달고나 맛이 난다. ⓒ 구진영

기자는 첫 잔을 마셨을 때 계수나무 잎의 맛을 느꼈는데 다르게 말하면 달고나 과자 맛이 났다. 남한에서 생산된 녹차는 강령녹차에 비해 쓰고 떫은맛이 강하다. 가끔 강한 차에서 '아스팔트에서 퍼지는 타이어 탄 냄새'와 같은 맛을 느낄 때도 있었는데 기자의 차 선생들은 그것이 녹차 맛이라고 했다. 그러나 강령녹차에서는 그런 맛이 전혀 나지 않았다. 좋은 차를 마시고 나면 단맛이 도는데 그것을 '회감'이라 한다. 강령녹차는 회감이 특히나 강하다.
 

▲ 강령녹차 시음 문화재제자리찾기 혜문대표가 찻잔을 데우고 있다. ⓒ 구진영

함께 차를 마신 문화재제자리찾기 혜문 대표는 "차에 대한 국가 원수의 관심이 놀랐다"며 "이데올로기를 떠나 우리 역사 속에 가장 개성 있고 우수한 품종이 만들어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남북 차 문화 교류를 위해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강령녹차를 사찰 '헌다례 의식'(獻茶禮 : 차를 올리는 의식)에 사용함과 동시에 차인들을 초청하여 조만간 시음회를 할 예정이다.

만약,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생산된 강령녹차를 마실 수 있을 것이다. 추운 겨울을 뚫고 자란 녹차인 만큼 남북 평화의 상징으로 이 차가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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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맛? 2018-05-15 07:50:22
차를 음미할줄 모르는 사람들이네..
기자도 기사도..차선생도..

타이어 탄 냄새라니..
미각과 표현력이 기본 인성에서 나오는데..
차를 마실 준비가 안

Sinbi 2018-05-14 22:23:52
차선생부터 바꾸셔야겠어요.타이어 탄내나는 차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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