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통 참나 무아
환상통 참나 무아
  •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 승인 2018.01.08 10:05
  • 댓글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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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강병균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 169.

마취 상태에서 팔 수술을 받으면 고통이 없다. 마취에서 깨어난 다음에, 수술 받을 동안 팔에 입은 고통을 뒤늦게 느끼는 경우도 없다. 그러므로 육체적 고통은 팔로 인해서 생기며 팔이 없으면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의 육체적 고통을 느끼는 참나(眞我 true atman)는 없다. 수술 동안의 고통을 기억하는 참나도 없다. 고통이 없었는데, 기록할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을 리 없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참나는 어느 날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외쳐야 한다. "아, 너무 아프다. 그때 전신마취 상태에서 수술을 받을 때의 끔찍한 고통이 느껴지는구나!" 이런 일은 참나가 육신을 벗을 때 일어날까? 아니면 참나가 다시는 육신에 끌려들어가지 않는 깨달음을 얻을 때 일어날까?)

팔이 있어도 팔을 뇌와 연결하는 신경이 끊어지면 고통이 없다. 못에 찔리거나 칼에 베이는 등 팔에 일어난 일이 뇌로 전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취는 물리적인 전달통로인 신경을, 자르는 게 아니라, 바리케이드처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뇌에 이상이 생기면 팔이 없는데도 팔에 통증을 느낀다. 소위 환상통(幻想痛 phantom pain)이다. 팔을 관장하던 뇌 부위에, 여러 가지 원인으로, 자극이 가해지면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몸이 없어도 뇌에 자극을 가함으로써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핀셋으로 잡아내듯, 두통·치통 등 특정한 고통만 일어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학 우측 어금니에만 치통이 일어나게 하는 것도 가능하고, 우측 새끼손가락 손톱이 뽑히는 고통만 일어나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래에는 뇌만 살려두고 영원히 고문을 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과거의 망상에 지나지 않았던, 영원히 고문을 가하는, ‘종교적 지옥’이 마침내 실현가능해 질 것이라는 말이다.

뇌의 정보를 컴퓨터에 업로드해서 사람을 컴퓨터에 집어넣는 것이 가능해지면, 문자 그대로 영원히 고문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냥 뇌에 적절한 전기자극만 가하면 된다.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대체로 전기적인 현상임을 기억하시라.) 통증이란 다름 아닌 뇌에 가해지는 일종의 (전기화학적인) 자극이기 때문이다. 넬슨 제독은 전투에서 한 팔을 잃었지만, 환상팔(幻想枝 phantom limb)을 느꼈다. 그는 이걸 영혼의 존재 증거로 삼았지만, 아직 뇌의 기능을 모르던 무지몽매한 시절의 일이다.

그러므로 몸이 없으면 육체적 고통 즉 불쾌한 감각이 없고, 육체가 없는 귀신이나 영혼은 육체적 감각이 없다. (그러므로 '참나가 보고 듣는다'는 한국 승려들의 주장은 망상이다.) 귀신은 보고 듣고 맡지만, 만지거나 맛을 볼 수 없다. 즉 시각·청각·후각은 있지만, 촉각과 미각은 없다. 이는, 귀신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옛사람들이, 감각작용의 실상을 몰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들은 시각·청각·후각이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감각들은, 몸(감각기관)이 물체에 접촉하지 않고도, 먼 거리에서도 작동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촉각과 미각은 (물체에) 접촉해야만 느낄 수 있다. 물체가 피부와 혀에 닿아야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시각·청각·후각은 비물질적인 현상이지만, 미각과 촉각은 물질적인 현상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물질적인 몸이 없는 귀신이 미각과 촉각을 못 느낀다고 생각했다. 대신 귀신은 냄새를 먹는다. 소위 향식(香食)이다.

하지만 현대과학이 밝힌 바에 따르면 시각·청각·후각 역시 물질적인 현상이다. 이들 감각은, 빛입자·공기입자·물질분자가 직접 우리 망막·고막·냄새세포와 접촉함으로써 발생한다. 옛날에는 이런 과학적 사실을 몰랐기에 감각기능에 대한 망상이 일어난 것이다. 무지는 망상의 어머니이다. 그래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중요하다. 지혜는 무지의 짙은 안개와 어둠을 몰아내는 금강저(金剛杵)이다. 최고의 무기이다. 의식과 인식기능을 가진 생물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은 무지이다. 무지와 지혜를 강조하는 불교는 인식력을 가진 생물을 위한 가르침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몸이 없어도 뇌에 직접 전기자극을 가해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므로, 그리고 뇌에 이상이 생기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므로, 통증은 즉 통증을 느끼는 것은 뇌의 작용이다. 참나의 작용이 아니다.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은 다 뇌의 작용이지 참나의 작용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뇌가 참나인 것은 아니다. 뇌는 수억 개의 모듈(분업화된 전문부서: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 5감 중추, 의사결정, 언어, 사고 등)로 이루어진 공화국이기 때문이다. 즉 무아연기체(無我緣起體)이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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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련한 2018-01-30 05:20:22
그럼 더 한심한 인간이네.
남 장삿속으로 지껄이는 말을 외워서
떠벌리면서 남의 인생을 살면서도
제 말인 듯 당당하기까지 하니.

노파심 2018-01-29 10:30:03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근다고...
삐뚤어진 눈으로 종교를 보지 마시오.

사회도 사기꾼과 범죄가 있고...
정치도 국민을 기만하는 권력 추구인이 있다.

종교도 가짜 성인과 장사꾼이 있으나
그들 때문에 부처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진리를 삐딱하게 본단 말인가?

그렇다면 당신의 인생이 너무 측은하지 않은가?

참고로 나는 승이 아니며, 부처님 팔아서
쌀한톨 받은적이 없다.

불한당들 2018-01-29 04:42:29
절도꾼,추행범,뇌물범,학력사기꾼 등
사회부적응자들이
종교를 이용해
남 등쳐먹으면서
수행자연하지만
어리석은 자들이나 속지.

불쌍한 종교업자 2018-01-29 04:33:08
어리석은 사람들 등쳐 종교장사질하는 사람들의
새빨간 사기에 속을 사람이 있을까?

인분교수 2018-01-29 00:25:55
우리나라 4대 바보들 : 교수(교사) 군인 공무원 주부

이들은 잊을만하면 사기당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게라도 자기PR을 하고 싶은가?
그중에 제일은 교수이다.
인분교수, 조교성폭행, 연구비횡령,
또 며칠전 자기아들(고등학생)을 공동연구자로 둔갑시키기
어린학생들 상대하느라 욕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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