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사지 탑비구역 출토 석조보살두(고려시대).
고려초기 대지국사(大智國師) 법경(法鏡)스님의 행장을 밝힐 수 있는 명문비편(銘文碑片)을 비롯해 고려시대 불교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우림)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 1-1번지 일대 삼천사지(三千寺址) 탑비구역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250여 점의 명문비편을 비롯해 탑비전(塔碑殿)으로 추정되는 고려전기 건물터, 500여점의 유물 등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삼천사는 원효대사가 661년 창건한 법상종 사찰로, 임진왜란 이후 폐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없으며, <고려사>, <동국여지승람>, <북한지> 등에 단편적인 기록이 남아있다. 삼천사터는 2005년 9월 발견돼 2년 동안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기록이 부족해 실체를 알 수 없었던 북한산 삼천사지를 비롯해 고려전기 건물지 등을 새로 확인하고 청동사리합(靑銅舍利盒), 고려석조보살두(高麗石造菩薩頭) 등 고려시대 전ㆍ중기에 해당하는 희귀한 유물들이 다수 출토된 점이 이번 불굴조사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삼천사지 탑비구역 발굴조사 전경.
탑비전지(塔碑殿址)는 정면 3칸(210×340×210㎝), 측면 1칸(340㎝)정도의 규모로 추정된다. 고려전기의 전형적인 양식을 갖춘 구조로 건물 정면과 측면에 각주를 사용하여 1칸씩 외여닫이문을 달았다. 이 자리에서 고려시대 와편과 막새류, 햇무리굽 청자편, 상감청자, 청자용문호, 청동대발, 철제발 등의 유물들이 출토됐다.
고려석조보살두(高麗石造菩薩頭)는 아직까지 출토된 바 없는 특이한 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통 오불(五佛)이나 칠불(七佛)을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하여 삼불보관(三佛寶冠)을 갖추고 있어 불교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대지국사명문비편(大智國師銘文碑片)에서 밝혀진 법경스님의 행장은 적현(赤縣) 출신으로 승랍(僧臘) 85, 세속(世俗) 92세에 입적한 기록이다. 법경스님은 고려 현종대(1009~1031) 현화사(玄化寺)의 창건과 함께 고려 전반기 법상종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스님이다.
삼천사지에서 발굴된 청동사리합(靑銅舍利盒)은 사리합의 양식 및 연대로 보아 대지국사법경과 연관되는 유물로 추정된다고 서울역사박물관측은 밝혔다.
삼천사지 탑비구역 출토 청동사리합 삼천사지 탑비구역 출토 명문비편(30×34㎝)
삼천사지 탑비구역 출토 은제투각칠보문장식(銀製透刻七寶文裝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