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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형 무덤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93.
2016년 10월 26일 (수) 14:43:05 김규순 .
   
▲ 나주국립박물관에 진열된 독널(옹관)

몇 달 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주관한 문화재 현장탐방의 일원으로 나주를 답사한 적이 있었다. 천년의 세월 앞에 남아 있는 것은 95%이상이 고분일 것이다. 나주에 산재한 석실고분과 옹관묘들은 그 자체로 하나씩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집합체로 모여 있다는 사실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파트형 공장은 들어보았지만, 아파트형 무덤은 생소할 것이다. 1500년전 조성된 나주 정촌고분이 아파트형 무덤이다. 나주 정촌 고분은 14기의 매장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봉분의 크기는 가로*세로(26m*9m)의 대형고분이다. 정촌고분은 나주평야의 구릉지(잠애산 112m)에 위치해 있다.

정촌고분을 만든 집단은 500평정도의 땅을 평평하게 고른 다음 그 위에 흙을 다져서 쌓는 방법을 취하였다. 평평한 곳에 석실을 만들어 흙을 덮고, 그 위에 석곽을 만들어 흙을 덮고, 또 그 위에 옹관을 놓고 흙을 덮는 방식으로 같은 자리에 묻고 또 묻었다. 땅을 파서 묻는 방식이 아니라 뒷산에서 흙을 가져다가 쌓으면서 무덤을 만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의 무덤이 아니라 14주검의 아파트식 무덤이 된 것이다.

   
▲ 나주국립박물관에 재현된 나주 반남고분


아마도 여기에 묻힌 사람들은 같은 혈족이거나 동일부족일 것이다.

이런 고분방식은 현재의 납골당과는 다르다. 납골당은 무덤이 아니라 진짜 아파트형 건물이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주검이나 유골을 땅 속에 묻히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했다. 현재의 납골당은 무덤이 아니라 땅 위의 건물이다. 땅 속의 무덤은 영구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으며 자연순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납골당 건물은 길어봐야 300년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 300년 후에 납골당에 안치된 유골들의 행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대답해 보라.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은 쓰레기 통으로 갈지도 모른다.

우리는 하나의 자리에 하나의 무덤만 만드는 고정관념에 잡혀 있었다. 그래서 산하가 무덤으로 넘쳐나게 만들었고, 급기야 화장문화로 전환하게 되었다. 하나의 자리에 수십 기의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음에도 우리는 고려하지 못했다. 땅위에 건물을 짓는 수고를 덜고 나주의 정촌고분처럼 흙을 쌓아가면서 가족무덤을 만드는 방법을 고려함이 어떨까? 아니나 다를까, 흩어져 있는 조상의 무덤을 파헤쳐서 한 곳에 몰아서 납골당을 만들고 있는 문중도 있다는데.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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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6-10-26 14:43:05]  
[최종수정시간 : 2016-10-31 16: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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