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지구의 유일한 생명체 아니다”
“인간이 지구의 유일한 생명체 아니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6.10.14 16:4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명포럼, ‘생물다양성 넘어 생명존엄성으로’ 국제컨퍼런스
참석자들 “모든 생명체는 지구촌 생명공동체 일원” 공감
‘세계생명헌장’ 초안 및 각국 정부·단체 행동지침안 논의
▲ 생명포럼 국제컨퍼런스 참석자들은 국제컨퍼런스에 앞서 모 지방대 박물관이 소유한 1864년 재간본 대동여지도를 프린트한 현수막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희생된 생명체를 위해 기도했다. ⓒ불교닷컴

‘세계생명헌장’ 초안이 논의됐다. 생명포럼이 1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타운 컨벤션센터 대관령 홀에서 ‘생물다양성을 넘어 생명존엄성으로’를 주제로 개최한 2016월정사 국제컨퍼런스에서다. 이날 컨퍼런스는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지구촌 생명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2017년 세계생명헌장 발표를 위한 논의 자리로 열렸다.

인간은 지구의 유일한 생명체가 아니다. 인간은 지구의 유일한 포식자처럼 보인다. 육식으로 희생되는 동물은 인간이 소비한다. 생명의 존엄성은 낡았지만 영원한 주제다. 이날 참석자들은 생명존엄성은 인간만의 유일한 가치가 아닌 지구촌 생명공동체의 보편적 가치라는 데 공감했다. 또 세계적인 논란인 개식용에 사회적 합의와 모든 생명체가 존엄한 존재임을 알기 위해 인간의 공감능력을 확인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그러면서 생명포럼은 ‘세계생명헌장’ 초안을 검토 논의했다. 이날 논의된 세계생명헌장 초안은 내년 1월까지 추가 논의를 거쳐 채택할 계획이다. ‘세계생명헌장’ 초안은 윤용택 제주대 교수와 정민걸 공주대 교수가 마련했다. 세계생명헌장은 오는 11월 GMO유전자변형작물과 관련한 토론회를 갖고 12월에 종교계의 세계생명헌장 제안을 위한 논의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내년 1월초 초안을 마무리하고 내년 4월에 마련할 '서울 대안'을 논의한 후 세계생명헌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간 포함 모든 생명체는 지구촌 생명공동체 일원”

‘세계생명헌장’ 초안은 그 전문에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지구촌 생명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생명존엄성을 기본 가치로 삼았다.

▲ 생명포럼이 1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타운 컨벤션센터 대관령 홀에서 ‘생물다양성을 넘어 생명존엄성으로’를 주제로 2016월정사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불교닷컴

초안에는 “지금 인간의 무지와 탐욕 때문에 지구는 회복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여섯 번째 위기가 될 것이며, 스스로 지혜로운 존재라고 칭한 호모 사피엔스의 영원한 수치가 될 것이다.”는 우려를 반영했다.

또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생명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는 존엄한 존재이다.”며 “모든 생명체는 살아가기 위해서 다른 생명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최고한의 희생이 불가피하게 필요하다. 따라서 그것을 인식하는 인간은 다른 생명체에 늘 감사하고 그들의 생명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보았다. 지구촌 생명공동체에서 인간이 유일한 생명이 아니며,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생명체의 존엄성을 인식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늘날 지구상의 생명체들과 그들의 살아가는 생태계는 이성으로 포장된 인간의 무모한 능력의 억압과 지배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제 인간은 지나온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기구 생명체들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진정한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생명헌장 초안은 인간과 모든 생명체의 관계와 가치를 넘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존엄성을 포함했다.

“인간 사이 사회적 불평등이 생명체 위기 악화”

초안 전문에서 “모든 인간은 존엄한 존재이고, 어떤 경우에도 기본적 권리를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 사이에 여전히 사회적 불평등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인간들이 재화 축적을 통한 억압과 지배를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양극화는 심해지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더욱 위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양극화는 다른 생명체와 생태계의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우려를 담았다.

이어 “생명체들과 생태계의 위기가 곧 인류의 위기이기 때문이다.”며 “오늘날 인류는 생명을 존중하고 앞선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모든 생명체의 거주처인 지구를 잘 보존하여 미래세대에게 전수해 줄 책임이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지구촌 생명공동체의 보존을 위해 인간이 해야 할 실천론을 강조했다.

▲ 생명포럼이 1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타운 컨벤션센터 대관령 홀에서 ‘생물다양성을 넘어 생명존엄성으로’를 주제로 2016월정사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지구촌 생명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열렸다. ⓒ불교닷컴

세계생명헌장 초안에는 ▷지구는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갈 유일한 거주처이다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지구 생명공동체이다 ▷모든 생명체는 생명권이 있는 존엄한 존재이다 ▷모든 생명체는 동일한 생명의 뿌리에 속하며 하나의 생명의 그물에 속해 있다 ▷인류의 지식과 지혜는 모든 생명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쓰여야 한다 ▷모든 인간은 자신을 위해 희생된 타인과 다른 생명체들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모든 인간은 다른 생명체를 존중하고 함께 지구환경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모든 인간은 동료 인간들의 고통을 감쇄하고 행복을 증진할 책임이 있다 ▷모든 인간은 미래세대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투자해야 할 의무가 있다 ▷모든 인간은 전쟁이 가장 큰 죄악임을 인식하고 평화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등 10가지 원칙을 담았다.

초안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참가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법응 스님은 “인류가 자연에 저지른 범죄에 대한 참회와 반성의 내용이 담겼으면 한다”면서 9항의 ‘투자’를 ‘헌신’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김용복 원장은 “폭력적인 현실 체제의 구조변혁을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 그래야 방향성이 생긴다”고 했고, 이선종 교무는 “자연과 세상에 대한 감사와 보은의 내용과 방향 설정이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영호 공동대표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만들어가는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세계헌장이라면 이 방면의 운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두루 참여하고, 인터넷에서도 자유로운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원영 생명포럼 상임집행위원(수원대 교수)은 “초안은 씨앗을 뿌린 것”이라면서 12월 종교계 심포지엄과 내년 1월 시민토론회를 거쳐 4월께 서울 대안’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어 “서울 대안을 토대로 2년 정도의 커뮤니케이션과정을 밟아 2019년에 ‘세계생명헌장’을 완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세계평화헌장 초안 논의에 앞서 ‘생물다양성을 넘어 생명존엄성으로’를 주제로 국제컨퍼런스가 열렸다. 김영호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좌교수가 ‘왜 생명존엄성인가-’를, 김용복 아시아 태평양 생명학연구원장이 ‘생명 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의 흐름’을 각각 기조 강연했다. 이어 리하르트 메르그너 지구의 친구(독일) 뮌헨바이에른 정책관이 ‘생명 이슈에 관한 독일에서의 논의’를, 우희종 서울대 교수가 ‘동물의 희생과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방식’을 발제했다. 또 그레고르 볼브링 칼가리의과대학(캐나다) 교수가 ‘생물다양성 협약의 한계와 이를 넘는 새로운 생명담론의 필요성’을 화상 발표했다. 윤용택 제주대 교수와 정민걸 공주대 교수는 ‘세계생명헌장 개념을 생각한다’를 발표하고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김영호 “생명다양성 프로토콜이 만들어져야 한다”

▲ 김영호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좌교수가 ‘왜 생명존엄성인가-’를 기조 강연했다. ⓒ불교닷컴

김영호 교수는 ‘왜 생명존엄성인가’ 발표에서 “‘생물다양성에서 생명다양성으로의 이행’을 위한 프로토콜이 만들어지고, 이를 세계적으로 전개하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 유엔 생물다양성 협약 나고야총회에서 아이찌 타겟과 나고야 의정서를 채택된 것은 성과지만, 모두 생물자원의 상업적 이용에 한정된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면서 “2014년 평창에서 열린 유엔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에 ‘월정사 생명선언’을 보내 생물을 생명으로 보는 입장과 자원으로 보는 현실을 통합하는 새 의정서를 만들 것을 권유한 것은 ‘참담한 생물 아우슈비츠’에서 울린 한 가닥 천둥소리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생물을 생명으로 보고 ‘생물다양성’을 ‘생명다양성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되고 이런 주장을 반영하는 새 의정서 제정을 촉구한 것은 새로운 이정표”라 거듭 평가했다.

그는 할랄식품 등의 예를 들면서 “이미 시장에서 생물의 생명권이 존중되는 식품의 시장가치가 높은 것은 생물의 생명존중의 시장조건이 형성되어 있음을 말한다.”면서 “한국의 평화사상과 자연자본주의, 4대강 재자연화 운동, 제주 강정항 개발반대 운동 등의 철학을 적극적으로 흡수해 ‘새로운 세계생명헌장’이 제정되고 생명다양성 프로토콜이 세계적으로 전개되는 계기를 오늘 컨퍼런스에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용복 “생명전기(生命傳記) 구축…핵심은 생명주체론”

▲ 김용복 아시아 태평양 생명학연구원장이 ‘생명 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의 흐름’을 기조 강연했다. ⓒ불교닷컴

김용복 원장은 ‘생명전기(生命傳記)의 구축작업-생명의 이야기 생명지혜의 원천’ 발표를 통해 “모든 생명체는 주체적 실체이며, 생명의 이야기는 생명주체론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생명전기’를 “생명이 무엇이냐는 질문, 생명의 실체를 파악하는 방법은 생명의 살림, 삶의 이야기”라고 정의하면서 “모든 생명체는 자존하고 자생하며, 상생질서 속에서 살아간다. 또 모든 생명체는 항구적으로 변화하고 ‘진화’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명체의 삶의 이야기는 죽음과 맞닿아 있다. 죽음과 죽임의 이야기를 ‘살생의 이야기’이다”며 “21세기에 도달한 인류는 모든 생명체의 전멸위기를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구촌공동체는 다량살상 무기체계에 의한 위협을 경험하고 있고, 지구적 경제체제는 죽임의 망을 이뤄 생명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생명질서와 생명의 상생망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간은 특별히 과학기술을 토대로 자연을 ‘정복’함으로서 근대산업문명을 발전시켜 생태계의 전면적인 파괴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산업사회에 들어와 인류는 자연을 정복하고 계급 간 갈등, 인종 간 갈등, 민족 간 갈등, 문화적 갈등, 성적 갈등, 종교적 갈등이 심화되고 편만해 졌다.”며 “△정치적 억압 △종교 문화적 피폐와 부조리 △전쟁(핵전쟁, 생화학전 등 포함) △생태계의 오염과 파괴 △분자생물학적 조작 등으로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체제가 발전 심화되고 있다.”며 했다.

이에 “인간과 우주 생명체가 겪는 죽임은 생명을 인위적으로 파괴하는 것으로 생명의 자연적 순환으로서의 죽음과 구별된다.”면서 “수많은 죽임의 세력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는 생명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위해 죽임에 대한 문제 중심적 발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구촌 생명은 주체적이며, 상생적이고 공동체적이며, 개인주의는 있을 수 없다.”면서 “생명의 지혜는 과학이 접근하는 생명의 과정이 주축이 아니다. 희생당하는 생명체의 울부짖음과 저항에서 생명학이 출발한다.”고 했다.

또 “생명을 치유하는 일은 생명은 보살피고 가꾸고 치유해야 한다. 자연을 그대로 놓아두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 “치유로 생명 주체로 회복되어야 하며, 생명체가 빼앗긴 것을 보상해야 한다. 반드시 화해의 관계, 상생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 다양한 경험이 융합될 때 새로운 생명의 융합이 일어난다. 이를 진화라 하고 창조라고 한다.”고 했다.

그는 “식물에 배우고 서로 서로 배워야 한다. 동물과 함께 사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불교 기독교의 가르침의 전제 위에서 새로 함께 사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죽임의 대한 총체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김 원장은 ‘나의 생명전기’를 작성하는 것을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그는 “생명체로서의 나의 이야기, 즉, 나·가족·신앙공동체·경제적 살림살이 이야기·마을 또는 지역공동체 참여 이야기, 사회적 상생 활동이야기, 생명문화 활동이야기, 평화운동 및 함께하는 운동이야기, 생명사상 생명철학 생명종교 이야기 등을 ‘나의 생명전기’로 작성하자.”면서 “이 이야기들은 나의 전기이지만 동시에 생명을 파괴하고 죽이는 세력과의 대결하는 이야기를 내포한다.”고 강조했다.

메르그너 “생물다양성 등 이슈에 시민사회 연대해야…”

▲ 리하르트 메르그너 지구의 친구(독일) 뮌헨바이에른 정책관이 ‘생명 이슈에 관한 독일에서의 논의’를 주제 발표했다. ⓒ불교닷컴

리하르그 메르그너 정책관은 ‘생명 이슈에 관한 독일에서의 논의’ 발표를 통해 ‘우리는 이 하나 밖에 없는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생명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생명 보호에 대한 문제에는 철학적 윤리적 또한 정치적 접근 등 매우 상이한 접근방식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메르그너 정책관은 “독일에서는 앞으로 소들이 더 이상 생풀과 건초를 먹지 못하고 사육된다.”면서 “이런 사육과 농업생산 방식에 대항해 행동하는 농부 소비자 교회와 힘을 합쳐 싸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는 우리의 땅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다채로움을 보존하고 인간의 존엄과 생물다양성 유지에 의한 인간의 취식의 권리,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유전자 변형작물의 통제 불확실한 재배와 유통을 생물다양성과 미래세대의 취식권리에 대한 불확실한 위험으로 간주하고 거주한다.”면서 “같은 이유로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매우 비판적 입장을 취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을 비롯해 태평양 연안국가들, 유럽연합, 이국 캐나다가 참여해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진행되는데, 이 협정들은 환경보호 및 소비자 보호나 근로자 권익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유무역협정은 국가간 교역 등의 경제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생태적 최소 보호 장치마저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이 협정들은 통제 불가능하고 전체 비용 합산 시 비경제적 원자력 및 화석에너지 사용중단을 촉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주 전 독일 7대 도시에서 30여만 명이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며 정의로운 세계교역을 요구하는 집회를 했다.”며 “이는 문명사회의 고무적인 신호이며, 최초로 다양한 종교단체들과 노동조합들, 농부, 개발도상국 지원 단체들, 환경단체들까지 합류해 생물다양성의 파괴와 불공정한 경제체계에 대한 근원적 핵심주조를 성찰한 운동이었다.”고 했다.

메르그너 정책관은 “저는 농부이자 사회활동가인 백남기 님의 사망 소식에 깊이 슬프고 안타까웠다.”며 “시위현장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결국 돌아가셨다는 보도를 접했다. 다른 모든 이들처럼 백남기 님도 단지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 인권을 누리려 했을 뿐이다.”고 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 ‘찬미받으소서’ 등을 인용하며 “우리의 행동강령은 ‘전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내 지역에서 행동하자’이다. 환경단체와 종교단체 냉철한 학자들, 언론매체들이 현안으로 대두된 정치적인 논쟁과 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해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권헌장이나 기후 및 생물다양성 보호 협약과 같은 기본 여건은 충분히 마련됐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시행령 제정과 그것을 기반으로 경제체제 및 사회의 전환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과 독일 양국 정부나 의회는 이를 실행할 정치적 다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과 독일에서 통신 자동차 및 에너지 정책과 연관된 대기업의 경제권력 및 정치권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고 있다. 민들레 씨앗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뚫고 솟아오르듯 전환이 진전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메르그너 정책관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총체적인 전환에 필요한 다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한 민간단체, 노동조합과 환경단체와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국가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종교단체들, 독립적인 언론과 학자들, 투명한 토론문화와 정당들이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희종 “동물 희생·고통에 공감능력 확산해야”

▲ 우희종 서울대 교수가 ‘동물의 희생과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방식’을 발제했다. ⓒ불교닷컴

우희종 서울대 교수(국회 동물복지포럼 자문위원장)는 ‘동물의 희생과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방식’ 발표를 통해 “동물을 생명체가 아닌 공산품으로 생각하는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연대와 행동이 구체적인 실천운동을 통해 사회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우 교수는 “생명존중이란 너와 나라는 자타의 기본 개념을 넘어 상대방의 고통을 내 몸으로 느낄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이는 한 생명체에 담긴 무수한 관계성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며 “동물들의 희생과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방식에 있어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을 보다 확산시키고 서로 의존해 있음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기사:“사람-동물, 사람-사람 공감문화 만들어야”]

이어 “모든 생명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이자, 서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동물과의 교감은 동물만이 아니라 타인과의 공감과 소통에도 작용하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고 보았다.

그는 “생명체와의 공감능력에 바탕을 두어 요구되는 것은 인간의 진정한 아름다움이다.”며 “인간의 무한한 욕망은 성찰과 감사가 수반된 열린 욕망으로의 전환을 통해 ‘동물의 희생과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힘을 끌어낼 수 있다.”고 보았다.

우 교수는 “기존의 무수히 많은 생명담론과 차이를 지니기 위해서는 구체적 실천과 행동에 기반해야 된다.”며 “현실 문제로서 개식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고 장차 사람과 동물,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감과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운동과 행동의 모색과 실천 강령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인간이 생태계 내에서 독자적인 능력을 이용해 폐쇄적으로 존재하기에는 그 한계에 근접했다.”며 “인간의 폐쇄적 욕망을 넘어 성찰과 감사가 수반된 열린 욕망의 모습으로 서로 의존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그물망 의식을 우리사회에 안착시키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종교계 및 학계뿐만 아니라 관련 단체 및 정치권이 모두 연대해 힘을 합하여 돌물을 생명체가 아닌 공산품으로 생각하는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생명포럼을 시작하고, 이런 연대와 행동이 구체적인 실천운동을 통해 사회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념 스님 “함께 사는 길을 가야 한다”…주최하고 불참

이날 참석자들은 국제컨퍼런스에 앞서 모 지방대 박물관이 소유한 1864년 재간본 대동여지도를 프린트한 현수막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희생된 생명체를 위해 기도했다.

▲ 윤용택 제주대 교수와 정민걸 공주대 교수가 ‘세계생명헌장’ 초안을 마련해 이날 첫 논의를 가졌다. 사진 왼쪽이 윤용택 교수. ⓒ불교닷컴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국제컨퍼런스 개회인사를 통해 “2014년 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를 통해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생명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인류가 다른 생명보다 뛰어나거나 그 생명을 유용성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명과 생명이 깃들어 살아가고 있는 터전인 생태계는 서로가 사이좋게 지낼 때만이 온전히 유지되고 활동할 수 있다.”면서 “인간만 살고자 하면 결국 인간도 살 수 없고 나만 살고자 하면 나조차 결코 살 수 없다는 사실이 바로 생명의 법칙이며 관계망의 어김없는 질서이다.”고 강조했다.

정념 스님은 “온 우주는 총체적 관계의 진리에 의해 형성된 유기적 생명공동체이다. 우주의 실상인 생명공동체의 길에는 오직 평화롭게 함께 사는 길 그 하나뿐이다.”며 “평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 너와 나,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아끼며 함께 사는 길을 가야 한다.”고 했다.

정념 스님은 이날 ‘2016 월정사 국제컨퍼런스’를 주최하고도 참석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날 컨퍼런스 발표자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와 만남을 피하기 위해 불참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관계자들은 기 같은 추측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정념 스님이 오대산문화축전 일정으로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정념 스님의 축사는 컨퍼런스 자료집에만 남았고, 정념 스님 축사 시간을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이 대신 했다.

“지구시민 의식·은혜공동체 자각해야 생명존엄성 회복”

▲ 이선종 천지보은회 대표(전 원불교 은덕문화원장)는“지구시민 의식과 은혜의 공동체임을 자각하는 것이 생명존엄성을 회복하고 지키는 일이다.”며 “아름다운 지구 건강한 지구 함께 살아가는 지구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여 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격려했다. ⓒ불교닷컴

이선종 천지보은회 대표(원불교)는 “우리는 매우 불안한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물질문명 혜택으로 풍요와 편리를 누리지만 국가 간, 민족 간, 지역 간, 인종 간, 이념 간 대립과 반목으로 테러와 분쟁, 기아와 난민, 갈등과 폭력으로 생명 살상과 환경파괴의 악순환에 지구촌은 편할 날이 없다.”고 보았다.

또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민생경제 위기, 북핵 문제의 심각성, 노사문제와 청년일자리 등 총체적으로 심각한 현실이다.”며 “이 모든 것이 우리가 고민하는 생명의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활한 지구는 모든 생명의 모체이다. 지구촌에서 인간들이 자연섭리를 역행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 모든 생명체는 유기적으로 없어서는 살 수없는 은혜적 관계이자 내 존재의 근원이다.”면서 “이기적 탐욕과 무지로 궁극적 실재요법신불의 응화신인 생명의 본질 자각 못하고 어리석은 일들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구시민 의식과 은혜의 공동체임을 자각하는 것이 생명존엄성을 회복하고 지키는 일이다.”며 “아름다운 지구 건강한 지구 함께 살아가는 지구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여 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격려했다.

“동서독 경계선, ‘죽음의 선’이 ‘생명의 선’으로”

후베르트 바이거 ‘지구의 친구들(독일)’ 대표는 “독일 재통일 이후 동서독의 경계선 지역이 우리의 노력으로 1,400킬로미터 길이의 소중한 생태보존지역으로 발전했다.”면서 “‘녹색의 띠’로 불리는 이 지역은 오늘날 유럽 최장의 생태보존지역이다. ‘죽음의 선’이 ‘생명의 선’으로 바뀐 것이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 ‘녹색의 띠’로부터 독일이 어떤 이득을 취할 지를 따지지 않고, 무엇보다 자연으로부터 위안을 얻고 자연 그 자체를 보존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에 따라 일을 추진했다.”면서 “생물다양성을 보호할 이유를 찾는 일은 불필요하다. 이미 생물은 단순히 그 존재 자체를 근거로 살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바이거 대표는 “하지만 서구식 문화들 속에서는 언제나 사물과 행동의 유용성을 따지는 다분히 물질주의적(유물론적) 세계관이 지배하고 있다. 생태계 보호가 인간에게 어떤 이익과 성과를 가져올까, 또 돈으로 환산되어야 한다는 방식이 의문이다.”면서 “생태계의 복잡한 영향의 그물은 전체적으로 아직 충분히 탐구되지 못했으므로 특정한 종들의 존재나 부재가 미치는 영향들은 전체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가지 관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며 서로 배척하지 않는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상응하는 다른 관점은 생명보호의 추가적인 논거를 제공할 수 있다.”며 “생명보호를 위해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생명포럼은 세계생명헌장을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생명헌장과 함께 각국 정부에 대한 행동지침 및 각 국제기구에 대한 행동지침을 마련해 내년에 발송할 예정이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무닭 2016-10-19 06:42:45
2016년 미국 대통령후보 힐러리클린턴이 이색적인 대선공약을 걸어다,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UFO와 외계인 실체를 공개 하겠다,라고 발표하였다,
2016년 7월31일 JTBC에서 UFO특집을 방영했다,
한국도 1980년 대구공항에서 전투기 두대가 강릉상공에서 우연히UFO를 만나게 되는데
한대는 UFO를 선회하고 한대는 UFO를 감시하면서 울산 근방에서 사라 졌다는 프로 였으며
미국에 UFO추락한 도시를 방문한 프로였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