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단이 종단의 실질적 총책임자인 총무원장 선출 방식을 놓고 시끄럽다. 소위 종단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는 올해 상반기 대중공사 의제를 ‘총무원장 선출제도’로 정하고, 지난달 31일 서울 불광사에서 첫 중앙 대중공사를 진행했다. 이후 전국을 돌며 지역대중공사를 통한 의견수렴 중이다.
그동안 돈 선거로 얼룩져온 총무원장 간선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안된 방식으로서는 현 총무원장을 비롯한 총무원 권승들이 선호하고 있는 종정 추첨의 ‘염화미소법’, 2천명 이상 선거인단 확대의 ‘종단쇄신위안’, 그리고 비구·비구니의 ‘직선제’ 등 세 가지가 있다. 하지만 중앙 및 지역 대중공사가 진행되면서 이미 대중의 의사는 직선제로 수렴되고 있음은 잘 아려진 바와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무원의 권승들은 여전히 염화미소법을 강력 지지하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계 일부 언론 매체는 사부대중이 염화미소법을 선호하는 것처럼 대중공사 논의 결과마저 왜곡 보도하는 바람에 항의와 정정 소동마저 있는 상황이다.
오백 명 선거인단의 최소 20% 유효 득표자 3인을 후보로 하여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 최종적으로 종정이 공정하게 무작위 추첨하는 방식이 염화미소법이다. 염화미소법을 강조하는 측은 직선제에 대하여 일부 스님들의 담합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염화미소법을 실시한다 해도 역시 담합 문제는 남는다. 조계종 승려들이 그동안 보여 온, 끈끈한 돈과 권력의 분배를 통한 야합이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제도가 문제라기보다는 사람이 문제인 것처럼, 어느 방식이건 조계종단 스님들의 건강한 인식수준이 요구된다.
설령 권력 개입 여지가 많은 염화미소법의 모든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었다고 가정한다 해도 지금까지 종단 승가의 행태를 감안할 때, 후보가 최종 3인으로 좁혀진다한들, 세 사람 간의 계파와 문중으로 갈려 상호 비방과 폭로전이 안 생길 것으로 보는 이는 없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3인 간의 담합도 가능하다. 이미 본사주지나 방장선거에서 드러났듯이 종단의 공개된 비밀로 자행되고 있는 뒷거래로 타협한 후, 유능한 스님에게 양보한다는 미명으로 포장하면서 자진 사퇴를 함으로써 뒷돈이나 거래에 능한 부유한 특정 스님이 최종 후보가 되어 총무원장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최종 3인에 대한 공정한 추첨을 종단의 상징인 종정이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무작위로 하여 추첨한다니 주사위를 던질 것인가 아니면 산통을 흔들어 산대를 뺄 것인가. 염화미소법을 주장하는 이들이 강조하듯이 추첨이 공정함을 담지하기 위한 것이라면, 특정인 선출을 위한 조작이 불가능하면 할수록 종정은 추첨 과정에서 단지 로또 복권 추첨 진행자의 모습으로 전락하게 된다. 공정한 기계적인 추첨이란 한국불교의 상징인 종정으로 하여금 염화미소가 아니라 어색한 미소나 머금은 채 추첨 쇼를 진행하는 이로 우스꽝스럽게 만들 뿐이다. 이 무슨 추태인가. 염화미소법이 썩은 미소법에 불과한 이유이다.
이 지점에서 종단 권력을 가진 승려들이 대중이 원하는 직선제의 다양한 장점을 무시하고 굳이 종정스님을 팔아가며 염화미소법을 새삼 강조하는 이유와 의도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이야기가 떠돌지만, 어차피 대중이 원하지 않는 염화미소법이니 약속한 바에 따라 대중 뜻에 따른다면 염화미소법이 선택되어 종헌, 종법 개정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기에 굳이 거론하는 것은 생략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 종단 총무원의 행태와 의식수준으로 볼 때, 염화미소법이란 특정 승려들의 권력과 이권 유지를 위한 썩은 미소법이란 점이다.
/ 우희종 바른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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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인 염화미소법의 발의에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총무원장선거나 후보 3인이라는 한정적인 후보를 국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뽑기로 선출하는 방식이라면
총무원장 출마자격을 갖추고 원장이 되길 희망하는 모든 스님들께 후보자의 자격을 준 후
뽑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염화미소법이 총무원장 선거에만 머무르면 차별법이 생겨나므로
본사 주지 선거와 종회의원 선거 그리고 말사 주지 및 부장 국장 자리의 직능직에까지
승납과 자격을 갖춘 상태에서 원하는 모든 대중이 후보가 되어 염화미소법으로
뽑기 선거를 해야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자리는 한정되어있는데 어떤 선거를 하던지
정의로운 선거법이 만들어지더라도 선거입후보 과정에서 권력승의 야합은 시작된다.
염화미소법을 찬성한 스님들이 종단의 현안을 이끌고 있는 시국에서
직선제의 도입이 가장 민주적일지라도 출가하자마자 각 문중에 속할 수 밖에 없는
작금의 출가현실에서 후보자가 한정적이라면 후보선출과정에서 야합은 생겨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진정으로 금권선거와 야합선거를 끝내면서 염화미소법을 수용하고자 하면
종단전체의 직능선출에 있어서 염화미소법을 종단 전체의 선거제도로 확대하자.
말사주지하고싶은 스님들, 본사주지 하고 싶은 스님들, 종회의원하고 싶은 스님들
모두 후보가 되어 복불복으로 뽑기로 결정하자.
염화미소법에 미소를 짓고 있는 원로의원과 종정예하 자리도 자격되는 스님들 모두
입후보 하여 뽑기로 선출하자.
복이 많아 뽑히면 사판으로 살고 복이 없어 뽑히지 않으면 다음 기회를 기다리며
열심히 기도하는 문화를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