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를 낳은 신라 풍수
고려를 낳은 신라 풍수
  • 김규순 소장
  • 승인 2016.03.31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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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72.
▲ 안압지

고려 태조 왕건의 탄생설화는 매우 특이하다. 고주몽이나 박혁거세, 김알지, 김수로왕 처럼 알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며, 비류나 온조 처럼 왕의 혈통을 이어받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견훤이나 이성계 처럼 꿈을 꾼 것도 아니다. 고려사에 따르면, 도선국사가 왕륭에게 집을 짓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왕륭은 도선국사와 함께 곡령에 올라가 산수의 맥을 조사하고 천문과 운수를 자세히 살펴보고는 이렇게 일러주었다. ‘이 지맥은 임방(壬方 : 북쪽)의 백두산 수모목간(水母木幹)37)으로부터 뻗어와 마두명당(馬頭明堂)까지 이어져 있소. 그대는 또한 수명(水命)이니 수(水)의 대수(大數)를 따라 집을 육육(六六)으로 지어 36구로 만들면 천지의 대수와 맞아 떨어져 내년에는 반드시 귀한 아들을 낳을 것이니 이름을 왕건(王建)이라 하시오’"

<고려사>에 ‘고려왕의 선대는 기록이 없어서 알 수 없다’고 적혀 있다. 고려 태조로부터 개성 왕씨가 비롯된 것이다. 성이 없었고 조상의 유래도 오래지 않다는 것에서. 개성 왕씨는 태조 왕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할아버지는 작제건, 아버지는 용건(왕륭)이다. 삼대가 건자 돌림이다. 조상의 무덤도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신라 왕족이 56대까지 이르는 것과 대조해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비책이 풍수였던 것이다.

▲ 황룡사지

고려의 건국설화를 보면, 작제건의 어머니가 진의인데 신라술사가 당나라 천자가 온다는 명당을 알려주었다. 진의의 아버지가 강충인데, 풍수를 통한 신라 감간이 부소산(송악산) 남쪽으로 가서 나무를 심고 살면 삼한통일의 인물이 난다고 예언했다. 이렇게 하여 중국이나 고선도인이 아닌 신라의 풍수술사 세 명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왕건의 출생을 예언하고 있다. 는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책이자만, 신라의 풍수가 고려를 만든 것이다. 물론 화룡정점을 찍은 분은 도선국사이다.

이것으로도 모자라서 최치원의 예언을 덧붙인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최치원은 계림은 누렇게 변한 나뭇잎이고 송악은 푸른 소나무라 하여 고려의 개국을 예언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현종이 최치원에게 문창후라는 시호를 내리게 했다.

왕건을 고려의 왕으로 만들어 준 틀은 결국 신라의 풍수였다.

왕건은 신라인의 평민이었고, 망해가는 신라의 대통을 이어받은 대인이었다. 왕건의 설화에 풍수가 개입함으로써 좋은 땅에 살면 천자도 될 수 있을 말해주고 있다. 이를 볼 때 적어도 매달리지 않았다. 이것이 고려 풍수의 특징이며, 신라풍수의 면면을 추측할 수 있겠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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