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멘트 무덤에서 느낀 소회
중국 시멘트 무덤에서 느낀 소회
  • 김규순 소장
  • 승인 2016.03.2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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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71.
▲ 당태자묘_시멘트로 무덤 전체를 치장해 놓았다

우리나라에서 시멘트 무덤이 뉴스로 나온 적이 몇 번 있었다. 필자도 직접 본 적이 있다. 고흥군 소록도를 지나 거금대교를 통과하여 거금도로 들어가면서 좌측으로 수기의 시멘트 묘지가 눈에 들어온다. 시멘트 무덤은 여러 가지로 편하다. 벌초를 하지 않아도 되고, 잔디가 군데군데 죽어서 매번 이식하해야 하는 일도 없고, 봉분이 내려앉을 경우 새로 사초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묘역 전체를 시멘트로 조성하니 깨끗하기 이를 데 없다. 묘지는 죽은 이의 집이라는데 시멘트로 지은 집에 모신다는 의미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생뚱맞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중국에 가보니 우리와 비슷한 경우를 보았다. 강서성 무원에 있는 당태자묘를 보았다. 무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시멘트로 정성스럽게(?) 발라서 장식까지 해 놓았다. 팔각형의 방위에 맞는 팔괘를 새겨 넣었고 자갈을 총총 박아 놓았다. 계곡에 만든 묘지가 습한 까닭에 잔디가 자라지 않아서 후손들이 시멘트로 묘지 조성을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멘트 문화의 강력한 이미지가 여기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 뿐만이 아니다 주희의 조상으로 무원을 중심으로 한 다원주씨 시조 주괴의 묘도 시멘트로 치장을 해 놓았다. 동아시아 지역의 묘지는 흙과 돌로 쌓는 것이 원칙이고 그렇게 만들어졌는데, 후손들이 편리함만 찾아서 시멘트로 치장하고 고정하고 있다. 나쁘다 좋다를 떠나서 시멘트 공법의 막강한 내공(?)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럽다.
 

일제시대 일본사람들은 시멘트를 최고의 자재로 인식했다. 우리나라 석굴암을 시멘트로 떡칠을 해 놓았고, 익산미륵사지 석탑도 시멘트로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 나고야 성과 오사카 성에 시멘트 공법을 사용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시멘트 공법의 단점이 두 가지이다. 첫째, 세월이 흐를수록 고색창연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곰팡이가 뒤덮인 것처럼 시커멓게 변하고 있다. 둘째는 묘지와 같이 노출이 되어있는 시멘트 인공물의 수명은 길지 않다는 점이다. 돌은 백 년을 넘어 천 년을 버티지만, 시멘트는 고작 몇 십년정도에서 백년을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는 수리나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완전히 부시고 재시공해야 한다.

고층건물과 같이 견고성이 필요하여 철근콘크리트로 타설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문화재나 유적지에 시멘트를 사용하는 것은 볼썽사나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멘트 공법이 문제가 아니라 간사해지는 인간의 사고가 문제이다. 하기야 무덤을 만들지 않고 납골당을 지어서 묘지 아파트에 모시는 지금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백년 후 납골당이 무너지면 그곳의 유골은 어디로 가나?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당태자묘_시멘트로 무덤 전체를 치장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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