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주지에 어느 스님이 방장스님으로부터 추천장을 받을까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범어사 주지직은 오는 4월 8일부터 새로 시작되며 현 주지 수불스님의 임기는 4월 7일 끝난다.
범어사 주지 후보로는 수불 스님(현 범어사 주지), 선재 스님(계명암 감원), 혜총 스님(부산 감로사 주지), 경선 스님, 지홍 스님(서울 불광사 회주), 종훈 스님(전 총무원 총무부장) 등이다.
자천타천 후보가 난립된 가운데 외형상 수불 스님이 다소 우세를 보이는 것 같지만 범어사 내부 사정은 복잡미묘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A 스님에 따르면 "설날을 맞아 부산사암연합회 스님들과 (수불스님에게)세배를 갔더니 '내가(수불스님) 70~80%는 된(주지 추천) 것 같지만 그다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고 당시 분위기를 소개했다.
B 스님은 "수불 스님 재선...글쎄"라며 "어른스님(방장스님)이 얼마나 수가 높은 분인데..."라고 밝혔다.
A와 B스님의 말을 종합할 때 수불스님 재선 가도에 파란불이 켜져 있지 않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주지에 어느 스님이 물망에 오르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A스님은 "소문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선재 스님이 방장 스님의 눈에 든 것으로 들리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 B 스님은 혜총 스님도 주지 후보 물망에 오르냐는 물음에 "큰절 주지로써 자질이 충분하다"라고만 답했다.
서울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도 주지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C스님은 지홍 스님을 거론하며 "지홍 스님은 충분히 수불 스님을 능가하고도 남을 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홍 스님은 총무원 내에서 중요 보직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으며 범어사 주지 추천설을 부인했다.
스님들은 종훈 스님과 경선 스님도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들은 "동산 스님 직계들이 범어사 안팎에서 보이지 않는 커다란 파워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주지 선출에는 그다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B 스님은 지난 2015년 통도사 주지 선출을 예로 들며 "비록 월하스님 문중이 최대였고 당연히 월하문중에서 주지가 나오는 것으로 알았지만 결과는 의외로 비(非)월하문중 출신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통도사를 예로 들었지만 범어사도 별 차이 없을 것"이라며 "오직 방장 스님 의중에 달렸다"며 "방장스님 입장에서는 큰 문중을 견제하여 훗날의 분란을 예방할 의무감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 스님은 "동산스님 직계스님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동산스님 직계스님들이)크게 주지 선출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범어사는 조만간 임회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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