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최부자집의 장독대 복원공사
경주 최부자집의 장독대 복원공사
  • 김규순 소장
  • 승인 2015.12.29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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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65

▲ 경주최부자집 안채_일제잔재인 장독대를 복원하고 있다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는 그 자체가 박물관이다. 이천년전의 설화가 곳곳에 남겨져 있고, 설화를 뒷받침하는 흔적들이 남아있다. 경주시내의 대릉원에서는 그들이 살다가 마지막으로 남긴 무덤들이 아름다운 작품인 마냥 부드러운 곡선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신라에는 애초에 6촌장이 있었고 그들에 의해 박·석·김 왕족이 추대되었다. 6촌장은 후에 성을 받았는데 이·최·정·손·배·설씨이다. 이들 성씨는 지금도 대한민국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라 6촌장은 신라의 붙박이이고 파수꾼이며 뿌리였다. 이들은 고려를 지탱했고 조선을 이끌었다.

신라 천년의 막바지인 9세기에 최치원이라는 거대한 인물이 탄생한다. 그는 당나라를 무대로 활동했었고, 귀국해서는 기득권 진골계층의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대문장가로서 고운선생은 많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난랑비서문 鸞郎碑序文>에서는 유교, 불교, 노장사상을 우리고유의 사고체계에서 파악하여 풍류사상을 주창하였으며, 그의 풍수술은 상당한 경지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고려 현종 때부터 문묘에 배향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두번째 밀레니엄에서, 경주교동에 최부자집이 있었다. 12대를 만석꾼으로 지내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보여준 가문이다. 최치원의 11대손 최예에서 분파를 이루었는데, 최예의 6대손 최진립이 경주최부자가 시작되어 17대손 최준에게 이어졌다. 3대 부자도 어려운데, 대를 이은 철저한 교육과 자기관리로 약400년을 지탱한 것은 우리 역사의 자랑거리이다. 제8대 최부자 최기영과 동학교조 최제우는 16촌간이었으며, 최제우가 교통에 머물렀던 적이 있엇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대의 인물이 한 가문에서 배출되었음이다.

▲ 경주최부자집 사랑채

지난 12월2일 경주 최부자집을 방문하였다. 중요민속자료 제27호로 지정된 최부자집은 안마당에 붉은 벽돌로 장독대를 만드는 복원공사가 한창이었다. 그 연유를 물었다. 최부자집은 조선의 고택이다. 조선의 전통적인 고택에는 붉은 벽돌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더구나 안마당에 장독대를 설치하는 경우는 없었다.

안마당의 붉은 벽돌의 장독대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것이 언제 없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그것을 복원하고 있다. 복원을 하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필 일제강점기때 추가된 시설을 복원하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어느 고택을 가보더라도 안마당에 장독대를 설치한 고택은 없다. 경주최부자집을 관리하고 있는 영남대학교 박물관은 이에 대해 고심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제강점기 때 일제의 문화가 숨어든 시설을 복원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특히 장독대를 안마당에 만든 이유가 경주최부자 가문의 정기를 억누르기 위한 일제의 술책이었다는 말이 있다. 이런 시설을 없애기는커녕 다시 복원하는 이유가 찜질하게 느껴진다.

경주최부자집은 99칸짜리 대저택이었다. 지금 보여주는 건물은 사랑채와 안채뿐이다. 대지의 규모로 볼 때 99칸짜리로는 면적이 좁다. 이에 대한 고증과 복원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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