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명호, 치부 막아주는 부적 아니다”
“부처님 명호, 치부 막아주는 부적 아니다”
  • 보송 배종대
  • 승인 2015.11.27 11:3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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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집회 방해, 반대의사 표시로 악용하는 염불 정근

수년전 불화를 판매하는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 기금을 조성하는 취지로 친분이 있던 스님이 불화 구매를 부탁하여 작은 불화 두 점을 구매하였습니다. 그런데 불화를 집에 거는 것을 안사람이 반대하였습니다. 반대의 이유는 첫째, 거실이나 방은 가족 모두의 공간이니 불화를 거는 것이 아이들이나 안사람의 취향에 맞지 않고 둘째,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종교가 다르거나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 거부감을 느끼거나 혹은 오해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부처님이 하루 종일 아내의 몸가짐을 감시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좋은 의미로 부처님 상호를 걸면 도량이 청정해지는 효과도 있으나 여법하지 않은 곳이나 격에 맞지 않는 상황에서 불화는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오해나 거부감을 줄 수 도 있습니다. 결국 시간을 두고서 제가 기도하는 작은 공간에 불화를 걸어두었고 지금은 가족이 예경의 대상으로 하고 있고 불화와 작은 불상을 두고 염불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개인 이야기를 서두에 거론하는 것은 하물며 작은 불화 하나도 그러할진대 염불이나 정근은 반드시 여법하게 해야 하고, 여법하고 거룩한 정근과 염불은 모든 이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좋은 수행이자 포교의 방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님들이 각종시위에서 재가자들을 입을 막을 때와 마음에 들지 않은 대상에게 항의를 하러갈 때 정근이나 염불을 도구로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염불이나 정근의 의미를 모르는 재가자들도 아니고 스님들이 단체로 정근과 염불을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막무가내로 합니다.(조계사 시위, 동국대 시위, 최근 모 국회의원실 등)

이게 과연 정상적인 상황일까요. 이것을 보고 어느 누구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어 불자로서 그리고 염불을 수행으로 하는 재가자의 한사람으로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치문경훈 영명지각(연수)대사 팔일성 해탈문에 부처님께 예하는 것(禮佛,예불)은 부처님의 덕을 공경하는 것이고, 부처님을 생각한다는 것(念佛 염불)은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석문의범에는 정근은 바를정(正)이나 깨끗할 정(精)을 쓰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근과 염불이 선법(善法)을 더욱 자라게 하고, 악법(惡法)을 멀리 여의려고 부지런히 쉬지 않고 불보살의 명호를 입과 마음으로 부르며 수행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염불과 같이 일심불란 불·보살님의 지혜와 공덕을 찬탄하면서 그 명호를 부르며 심즉시불, 심즉작불(心卽是佛, 心卽作佛) 즉 한 호흡 들이 마시고 내쉴 때마다 그 입에서 부처가 나오며 그 부처가 다시 귀로 들어가 염불원통을 이루어 그 마음과 몸은 이미 부처가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산란한 마음을 안정시키고(止觀:지관를 닦을수 있다) 두려움을 여의며 깨달음을 완성시키는 방편으로 많은 선지식과 선사들이 오랫동안 행하여 왔던 수행법입니다. 그리고 염불과 정근에는 믿음, 발원, 회향심(이를 정토에서는 삼심三心이라 한다)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특히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깊은 원력과 깨달음과 극락왕생을 이루겠다는 발원, 이 모든 공덕을 모든 중생과 사회에 돌리는 회향심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발원과 회향이 없다면 그것은 정근도 아니고 염불도 아닌 소음에 불과합니다.

특히 중국 근대고승이신 인광대사를 비롯하여 많은 고승들도 여법하지 않은 장소에서 염불하는 것은 금하라고 하셨습니다. 특히 자기 전, 누워있을 때, 화장실이나 장소가 좋지 않은 속에서는 불보살님께 누가 될 수 있고 경망스러우니 만약 반드시 해야 할 상황이면 조용히 묵송하라고 하였습니다.

▲ 지난 5월 3일 동국대 이사회가 열린 은석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보광 스님의 총장 선출을 반대하는 학생들을 향해 스님들이 정근하며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2015 불교닷컴
그런데 요즘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정근과 염불의 의미를 잘 알고 있을 스님들이 아무 곳에서나 여법하지 않게 함부로 행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격무와 사찰자본가로서의 일이 많으셔서 이런 의미조차 모르고 계신가요? 아니면 정근과 염불이 그냥 매일하는 단순한 의례쯤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스님들이 염불과 정근의 의미를 알고 하든 모르고 하든 믿음, 발원, 회향이 없는 아무 곳에서나 불보살의 명호를 함부로 부르는 행위가 바로 진정한 훼불이며 해종입니다. 부처님이 과연 스님들이 하는 이렇게 하는 것을 원하실까요?

이것은 염불도 아니고 정근도 아니고 진정 부처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입니다. 누구보다도 자비로워야 하며 재가자들의 바른 소리도 경책으로 들어야할 스님들이 재가자들의 정당한 이유의 집회를 막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수행법 중에 하나인 염불과 정근을 이렇게 가벼이 사용하다니요. 부처님 명호는 범계와 비리를 막아주는 부적이 아닙니다. 불보살의 명호를 부적쯤으로 가벼이 생각한다면 스님들은 무당과 무엇이 다릅니까(무속인들도 불보살의 명호는 대단하다고 느끼고 함부로 부르지 않음).

재가자의 바른 목소리가 두려우십니까. 만약 정법을 구현하여야할 스님들께서 단지 두려움을 막고 부적으로 불보살의 명호를 사용하신다면 그 수준을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바른 소리 하는 재가자들을 단지 승가를 공격하는 나찰 혹은 마구니로 생각해서 그렇게 하십니까? 그것은 대화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하고 이교도마저도 남김없이 교화해야할 스님들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나와 남을 구분하는 것은 불교의 불이사상이나 일심, 화쟁의 의미에서도 반하는 일입니다. 출가 대장부임을 자처하고 참사람이 되기 위해 출가하신 높은 뜻이 어쩌다가 불보살의 명호를 자신들의 치부를 막는 부적으로 사용하는 옹졸하고 유치한 훼불세력이 되셨습니까?

최근 여당의 정신없는 국회의원이 종단에 한 말은 분명 잘못되었고 불자뿐만 아니라 상식적인 어느 국민이 보아도 말이 안 되는 헛소리임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조금 상황을 기다리며 대범하게 타이르는 도인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는지요? 국회의원실에 단체로 찾아가 국민과 종도들에게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고 갑자기 불보살의 명호를 함부로 불러야겠는지요?

불자로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럽습니다. 그 상황, 그 현장에서 듣는 어느 누가 스님들의 정근과 염불소리에 부처님의 거룩한 상호와 가르침을 생각하겠습니까? 단지 소음일 뿐,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닙니다.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자 행패부리는 모습 혹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자신들의 억지주장을 관철하려는 무뢰한이나 사이비등으로 비추어 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염불하는 스님들의 승복도 각각, 모자 쓴 분, 안 쓴 분, 모자도 쓴 분도 다르고, 삐딱하고. 그 영상을 본 사람이면 아무리 스님들의 주장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어느 누가 그것을 여법하다고 하겠습니까. 오히려 그 헛소리 한 국회의원이 거꾸로 막무가내 종교인에게 핍박받는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습니다.

▲ 우희종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의 페이스북 캡쳐.
그리고 언제부터 마음에 안 들면 ‘인욕의 무기’가 아닌 참지 않고 어디든지 단체로 몰려가 힘을 과시하는 ‘경박함을 무기’로 선택하였습니까? 이것이 스님들의 최신 화쟁 방법입니까? 언제부터 우리 불교가 약자나 개인에게 무조건 힘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까?(동국대와 용주사사태) 사실 그런 모습은 어느 누가 봐도 조폭의 행태와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한 점을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 우희종 교수님이 개인 페이스 북에서 조폭이란 단어로 종단을 비유했다고 모 교계신문은 조계사 관계자를 거론하며 이를 비난하며 진정불교인인지 의심스럽다고까지 합니다.

그런데 그 조계사 관계자도 잘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사실 경전이나 선사들의 문집에 말세 비구나 범계 비구의 모습을 빗대어 조폭보다 더 심한 말(박쥐 중, 벙어리 양중, 까까머리 거사, 지옥 찌꺼기, 가사 입은 도적, 마구니, 기타 등등)이 있는데 그것은 아시는지요. 법화경에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법화칠유(法華七喩)라 비유법으로 쉽게 표현합니다. 그러한 비유는 불가의 전통인데 비유를 가지고 또다시 불교인인지 의심스럽다고 이야기한다면 말세 비구나 범계 비구를 힐난했던 혜능 대사를 비롯하여 치문에 경책하는 수많은 스님들과 서산 대사 심지어 부처님도 이교도인이 되는 것입니까?

제발 스님들 달을 보십시오. 달은 보고 싶지도 않아하고 그 손가락을 보고만 타박하는 모습이 우리의 승가의 모습인 것이 재가불교인으로서 너무 부끄럽습니다.

불자로서 더 이상 아무 곳이나 아무 때나 스님들의 정근이나 염불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어느 누가 그런 모습을 보고 부처님과 스님들이 거룩하다고 하겠습니까. 단지 이익 집단의 집단행동으로 비추어질 뿐입니다. 스스로 이익 집단임을 자인하는 꼴입니다. 예전에는 스님들의 염불소리나 정근하는 모습을 보고 깨달음을 얻고 출가를 결심했던 육조혜능 스님을 비롯한 많은 선사들과 재가자들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런 스님들의 경박스러운 염불과 정근 하는 모습이 불자들과 대다수의 국민들 눈에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 질지 곰곰이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스님들의 진정한 위의와 존경심은 빳빳이 각 세운 승복에도, 고대광실의 사찰에도, 고급 승용차에도 있지 않고 청정함과 드높은 수행력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부처님 법은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아야 합니다. 그것이 여법함의 의미입니다.

부처님 법이 영원히 세상에 펼쳐지게 하는 것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 이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 보송 배종대 바른불교재가모임 대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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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 2015-11-29 21:16:58
저 염불 외는 승려들은 염불에 대한 공부를 어떻게 했을까?

무상 2015-11-27 15:48:27
저도 불자이고 불교를 너무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건 도가 넘치는 행위입니다. 도긴개긴이죠!

스님들이 자비가 있어야 하는데, 그리고 어느 정도는 기회를 주고 인욕을 해야 하는데..
금번에는 오버 하신 것 같습니다.

더더군다나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방송사(종편,스마트폰,인터넷 등)이 활성화되어
예전과 같이 불에는 불로 대응 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전략도 불교 답게 진행해야 호응을 얻고 동력이 생깁니다.
하여간 안타깝고 작금의 사태가 빨리 해결되길 기대합니다.

미친다 2015-11-27 13:39:43
항의 하러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창피한데
정근,염불까지 했다고?

미쳐미쳐 진짜.
정근,염불이 항의 수단이라니 이런 코미디가 어딨냐고
부끄러움이 뭔지 모르는갑다 진짜 아이고야 부처니 맙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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