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과 황토마루
서울 남산과 황토마루
  • 김규순 원장
  • 승인 2015.04.09 10: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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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50.

▲ 경복궁의 방향이 남산을 향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위성사진 (사진=구글어스)

한양도읍지의 안산案山은 남산이다. 그러나 경복궁의 안산은 황토마루다.

풍수용어에서 안산이란 무엇인가.

특정하고도 중요한 자리를 풍수에서는 혈이라고 한다. 풍수적으로 생기가 모이는 곳이 혈이다. 혈은 건물터가 되기도 하고 무덤자리가 되기도 한다. 사신사는 혈을 보호하려고 사방에서 둘러싸고 있는 산을 말한다. 혈의 뒤에 있는 산을 현무라 하고, 좌측에 있는 산을 청룡, 우측에 있는 산을 백호, 앞에 있는 산은 주작이다. 그리하여 방향과 관련하여 북현무,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이라고도 일컫는다.

이 중에 혈이 연결된 산 능선을 내룡이라 하고, 이 내룡을 출맥한 산을 북현무 또는 주산이라 하고, 남주작을 안산이라 한다. 사신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현무와 주작 즉, 주산과 안산이다. 청룡과 백호는 혈의 기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주산과 안산은 기운을 주고 받는 사이이다.

풍수학의 경전 <금낭경>에서 안산을 묘사하는 구절을 보면,

“기운이 온전한 땅에는 (안산이) 걸터앉아서 주인을 기다리는 듯하고, 주인을 잡아당겨 같이 있고자 한다.”고 했다. 이 말을 되새겨보면 안산이야 말로 기운을 잡아놓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사신사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안산은 주인의 책상에 해당된다고 하여 낮고 작으면서도 다정한 산을 선호한다. 손님이나 호위무사가 아니라 동반자로써의 격을 원하는 것이다.

살펴보면, 북한산에 비해 남산은 작고 아담하여 안산으로 손색이 없으나 경복궁에서 남산을 바라보기에는 부담스러울 만큼 높다. 경복궁의 방향을 보면 190°이다. 동서남북을 360°로 나누면 정북이 0°, 정동이 90°, 정남이 180°이고, 정서가 270°이다.

▲ 세종로 서쪽 보도에서 보아야 광화문의 문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인다.

경복궁의 향은 정남에서 우측으로 살짝 비켜보고 있다. 경복궁이 바라보고 있는 곳이 어디냐 하면 덕수궁의 뒷산으로 행정상으로는 정동이며, 태조왕비(이성계의 처 강씨) 신덕왕후릉이 있었던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황토마루라고 불렀다. 황토마루는 나지막한 언덕에 불과하지만 인왕산에서 연결되어 경희궁 터를 만들고 다시 동쪽으로 나아가서 경복궁의 안산이 되고 있다. 황토마루는 “종로구 세종로동 · 태평로1가동 · 신문로1가동 · 종로1가동에 걸쳐 있던 마을로서, 지금의 세종로네거리 일대가 황토가 많은 야트막한 고개로 되어 있어 황토마루라 하고, 이 고개 부근의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 황토마룻골 · 황토현 이라고도 하였다.” (서울지명사전, 2009.2.13,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일반인에게 물으면 경복궁의 안산이 남산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꽤 많다. 잘 난체하는 무식꾼이다. 그것은 한양이라는 큰 형국을 그대로 개별 건물에 적용할 때 나타나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 창경궁의 명정전의 안산은 무엇인가 물어보자. 명정전은 동향을 하고 있어서 한양의 좌청룡인 낙산을 바라보고 있다. 그 전에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이 있는 낮은 능선이 안산이 된다. 남산이 안산이 될 수 없다. 이렇듯 개별 건물은 그 건물이 향하고 있는 방향에서 안산을 찾아야 한다. 자연과 달리 건물은 인위적으로 방향을 설정할 수가 있으므로 풍수학적 견해에서는, 건물의 향을 고려할 때 먼저 안산을 염두에 두었다고 생각한다.

풍수에서 안산은 그곳에 사는 사람이 자연의 기운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하고도 긴요한 요소이다. 그것은 앞이 탁 트인 것 보다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우울증이 많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것은 바로 눈길을 잡아주는 안산이 없기 때문이다. 공허한 곳을 바라보면 마음도 공허해진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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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2015-04-16 20:22:47
모든이가 풍수전문가가 될수 없으며,또한 바람직하지도 않은 일이지만,
모두가 출가하여 선승이 될수 없으며,또한 바람직하지도 않은 일이지만,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보이고 안목을 갖는다면
더불어 함께하는 아름다운 세상은 늘 여기 이자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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