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주변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 피해에 대해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오면서 같은 고통을 겪어온 주민들이 공동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3일 오전 부산고등법원 앞에서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공동소송 진행 계획을 알리고 암 발병에 대한 한수원의 엄중한 책임을 법원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리 핵발전소 인근에서만 일주일 만에 80명이 넘는 주민들이 갑상선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례들이 접수되었다"면서 "이번달 말까지 고리를 비롯 전국 핵발전소 주변 주민의 피해사례를 취합해서 다음달에 국내 최초로 원전주변 갑상선암 피해자 공동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책위는 오는 5일 오후 2시에는 기장군청에서 갑상선암 발병에 대한 원전의 책임을 일부 인정한 1심 판결을 알리고, 피해자 공동소송 계획을 전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대책위는 전국적으로 100여 명이 이번 소송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은경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는 "항소심에서는 고리원전에서 방출하는 방사선과 피해자의 갑상선암이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따져볼 것이며 의학적인 결과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인과관계를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책위는 "한수원이 법령에서 정한 연간 유효방사선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발전소를 운영해 왔다는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까지 다투어서 이에 대한 책임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대책위는 소송 이전에 한수원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1심 이후) 한수원은 사죄와 보상은커녕 법원이 인정한 본인들의 가해 책임을 부정하며 판결문을 송달받은 즉시 항소했다"면서 "이는 지금껏 원전 주변에서 방사선 피해로 고통받아온 주민들을 이중·삼중의 고통으로 내모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한수원이 "전국 원전주변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하여 갑상선암 피해자의 발굴과 구제에 나서야 한다"면서 "저선량의 방사선 피해가 입증된 만큼 일체의 방사선이 발전소 외부로 배출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1심 판결에서 방사선 피해를 인정받은 이진섭씨는 "방사선이 문제가 없다는데 왜 기장 지역이 많은 환자로 신음을 하고 있겠나"면서 "이 내용을 꼭 밝혀내서 발전소의 입장이 무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동부지방법원은 지난달 17일 원전 주변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에 대해 한수원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한수원은 "갑상선암 발병률이 원전 주변지역 거주기간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게 역학조사 결과"라며 항소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제휴에 의해 게재됐습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