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담 스님의 탈종은 잘못이다. 누군가는 말려야 한다.”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은 16일 ‘불광’ 창립 4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님은 “송담 스님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도 “(대한불교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송담 스님이 아무리 화 나는 일이 있었더라도 (탈종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스님은 “송담 스님은 당신이 화난 일을 덮고 종단의 나아야할 방향 제시하는 선에서 그쳤어야 했다”며 “행동까지 나오면 당신도 망신이고, 종단은 더 큰 망신이다”고 했다.
스님은 “법인(법보선원)을 종단에 등록하지 않는 것까지도 좋다. 탈종이 아니라 용주사스님이 잘못됐다면 물러나도록 행동을 취했어야 했다. 문도들이 용주사를 점령하든, 총무원장에게 이야기를 하든 했어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종공고 광고를 받아준 언론도 잘못이다. 돈을 줘도 싣지 말아야했다. 탈종 공고를 내준 언론은 해종행위를 한 것"이라고 했다.
"돈 권력 얽힌 총무원 행태보면 이해간다" 송담 스님의 조계종 탈종을 이해하거나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
송담 스님 손상좌뻘 되는 우희종 교수(서울대)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조계종 종정으로까지 거론되던 송담 스님의 탈종 선언. 선종 표방의 한국불교로 볼 때 충격적이기는 하나 돈과 권력에 얽힌 그동안의 종단 총무원 행태를 생각할 때 충분히 이해될만 하다"고 적었다.
우 교수는 "총무원으로 대표되는 조계종, 이들이 말하는 돈오돈수의 돈이 그 돈임은 불행이다. 이 상황을 통해 하루빨리 돈종에서 선종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어찌 한국불교의 미래가 있을 손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몇 달 전 송담 스님을 뵈었을 때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공부에 대한 간곡한 말씀이셨다. 그 모습을 뵈면서 그나마 한국불교의 선맥이 살아있는 즐거움을 맛보았건만, 오늘의 이 사태 역시 산은 높고 물은 깊어, 가을 바람이 스친다"고 했다.
"불교가 조계종 아니고, 조계종이 불교도 아냐"
인터넷 기사 댓글 가운데 아이디 '산노을'은 "한국불교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 조계종 선거가 돈잔치 판이다. 큰스님 뜻을 환영합니다"라고 반어법으로 종단 현실을 힐난했다.
'부산불자'는 "큰 스님의 큰 결단에 공감이 간다. 조계종이 태고종, 천태종만 못한 덩치만 크지 무엇 잘하는 것이 있을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했다.
'과객'은 "송담 스님은 지겹도록 참선만 강요하는 분이다. 이런 분이 탈 조계종 선언을 할 정도면 조계종은 해체돼야 마땅하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조계종은 선종이고 불교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조계종이 불교인 것은 아니다"며 "불교는 조계종이 아니다. 이는 송담 선사의 간명한 가르침"이라고 했다.
"용주사 주지선거 때문에 탈종한 것"
'서광'은 "송담 스님의 탈종은 법인 문제 때문이 아닌 당신의 뜻과는 달리 치뤄진 용주사 주지선거 때문일 것"이라며 "그에 대한 결과치고는 너무 치졸하다"고 했다.
이어 "송담 스님의 이번 용주사주지사건과 진제 스님의 팔공사주지사건은 조계종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북송담남진제로 회자되던 그들의 높은 이름과 달리하는 처참한 현실적 추대들은 진정한 선지식이란 무엇인가를 무언 중에 말해주는 듯 하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자칭 도력이 높은들 현실적으로 자그마한 지혜라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라며 "그것을 위해 귀중한 한평생을 허비하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불자'는 "도대체 법인이 무엇이기에 종단을 떠나겠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이전에 왜 큰스님 마저도 재단법인을 설립해 이사장이라는 사판의 자리에 계신지 도저히 그것이 용납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유철주 전 조계종 종무원은 페이스북에서 "예상했던 대로 일부 언론은 송담 스님이 법인법 때문에 탈종을 하려는 것으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저들의 꼼수가 어디까지 통할지 함 지켜보자"고 했다.
'단순무식'은 "내가 만든 내 절 내 맘대로 하겠다는데 토달지 말라는 것이 이 사태의 본질"이라며 "늙은 스님 하나 탈종한 것에 크게 호들갑 떨 것 없다"고 했다.
"송담 스님이 조계종 멸빈시킨 것"
'도반'은 "송담 스님의 탈종은 단순하게 법인법이나 용주사의 비승가적 선거문화에서 빚어진 것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조계종을 중심으로 한 불교계는 이미 '속이 성을 걱정하는 골치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법인법이 잘못됐으면 고치면되고, 비승가적 선거문화에 대해서는 준엄하게 꾸짖고 내규에 따라 처벌하면 된다. 문제는 조계종이 불교로서의 임계점을 넘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도반은 현재 조계종 상황을 "말로도 할로도 매로도 다스릴 수 없는 지경"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스님이 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은 조계종을 파문시키는 일이었을 것"이라며 "스님은 탈종 선언으로 조계종을 멸빈시킨 것이다. 남은 자들은 참구하길 바란다. 스님의 한마디 '조계종엔 희망이 없다'를 톺아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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