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담 스님 ‘유시’ 받들자” VS “동영상 공개, 이벤트 말라”
용주사 주지선출 문제가 회주 송담 스님 유시 진위 논란까지 일으켰다.
용주사 운영위원회(위원장 정호 스님)는 13일 오후 2시 관음전에서 전강문중 운영위원회 위원과 중진 긴급회의를 열었다.
긴급회의는 용주사 회주 송담 스님이 하안거 해제법회 직전에 산중총회와 관련해 당부한 말씀을 이행하기 위한 대중들의 뜻을 모으기 위한 자리였지만, ‘유시 진위’ 논란만 빚은 채 결론 없이 끝났다.
이날 회의는 용주사 차기주지 선출은 ‘합의’ 보다는 ‘투표’에 의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송담 스님의 유시를 받들어 문중 대화합과 용주사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등이 담긴 결의문 채택은 무위로 끝났다.
이날 회의는 운영위원장 정호 스님의 인사말에 이어 기획국장 인해 스님이 ‘전강문중 회주 송담큰스님 유시’라는 문건을 대중에게 배포하고, 이를 읽는 것으로 시작됐다.
정호 스님 “문도규약에 회주 유시는 따르게 되어 있다”
정호 스님은 “서로 뜻을 달리하고 네 편 내 편을 가르고, 가치관에 따라 분별을 일으키는 모습 보고 선거제도는 우리 승가에 맞지 않는 몹쓸 제도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부처님은 대중의 화합을 깨뜨리는 것은 무간지옥에 떨어질 수 일로 경계하셨다.”고 했다.
이어 “선거로 인한 불편한 분위기에서 송담 큰스님께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해제법회 때 ‘유시’를 내리셨다.”면서 “우리 문도규약에 회주의 유시는 따르도록 하고 있다. 유시는 문도들의 갈등과 분쟁을 종식하고 건강한 쪽으로 이끌 수 있는 것으로 유시를 통해 문중의 화합을 깨지 않고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오늘 회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기획국장 인해 스님은 “용화선원에 직접 가서 3차례나 동영상을 보고 유시를 발췌해 유인물로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해 스님은 “원장 스님께서는 <이번 주지 선거와 관련해 여러 가지 옳지 못한 일이 있는데 이런 잘못된 선거운동 같은 일에 현혹되어서는 안 되고, 올바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용주사가 전강 조실스님 문도들이 있는 문중이기 때문에 모두 문중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마땅하다. 문중을 부끄럽게 하고 욕되게 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용주사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그동안 성실하게 주지소임을 맡아온 정호 스님이 한번 더 연임했으면 하나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하니 문중 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하는 후보로 뜻을 모아주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스님은 “회주 스님은 운영위원장 정호 스님을 따로 불러 ‘문중의 질서를 세우고 문도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대로 문중의 뜻을 잘 실현하여 용주사의 안정과 문중의 화합을 이루기를 바라며 조사전 건립 등의 문제도 잘 연구하여 진행하도록 하기 바란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유시” VS “상좌에 한 당부”
이날 참석대중들은 송담 스님의 말씀을 ‘유시’로 인정하는 측과 인정하지 않는 측으로 갈렸다. 유시로 인정하는 측은 회주스님의 유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중의 화합을 깨는 인물로 지목했고, ‘특별한 당부의 말씀’으로 본 측은 동영상 공개를 요구하면서 논란은 이어졌다.
정호 스님은 “문중 최고 어른인 회주스님의 말씀은 비록 당신 상좌와 문도운영위원장을 불러서 한 것이지만, 이는 문도 전체를 향한 말로 유시로 봐야 한다.”며 “유시를 대중에 전달하고, 유시를 어떻게 이행할 지에 대한 대중의 뜻을 모아 선거폐해로 인한 갈등과 파화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의문을 채택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에 한 스님은 “산중총회를 앞두고 왜 이런 정치적 이벤트를 하는 지 모르겠다. <법보신문>이 ‘유시’라고 썼는데, 누구 말을 듣고 쓴거냐, 유시로 인정하지 않는 스님이 많다.”며 “9개월 동안 본사주지 선출 문제로 직무대행체제로 오고 있다. 이 분란의 책임에 대한 참회가 먼저다.”고 따졌다.
이 스님은 “이런 유시가 어디에 있나. 상좌들 몇 사람을 모아 선거할 때 특정후보를 찍으라고 당부한 것을 ‘유시라고 발표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너무하는 일이다.”며 “유시인지 아닌지 먼저 따져야 한다. 동영상이 있다는 데 공개하라.”고 했다.
이에 또 다른 스님은 “회주스님 상좌인 성우 스님이 어느 분을 주지로 선택해야 하느냐 물으니 큰스님께서 정호 스님이 추천한 좋은 후보를 선택하라고 하신 건데 이게 유시가 아니면 뭐냐. 여법하게 받들어야 한다.”고 했다.
“송담 스님 말씀 동영상 전체 공개하라”
유시 논란은 계속됐다. 한 스님은 “송담 스님 말씀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라”고 했다. 이 스님은 “송담 스님 말씀을 발췌했는데, 전체를 공개해 인위적인 것이 없는 지 따져보자”고 했고, 한 운영위원 스님은 “내 중노릇을 걸고 용화선원에 가서 동영상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송담 스님의 말씀을 둘러싼 이해는 차기 주지 후보에 대한 선호와 맥을 같이했다. 애초부터 선거 대신 합의추대로 가자는 주장을 편 측은 ‘유시 봉대’를 주장했고, 종법이 정한 선거절차를 밟자는 측은 송담 스님 발언을 유시가 아닌 ‘당부의 말씀’으로 이해했다.
유시 논란은 결국 고성과 욕설로 이어졌고 어른들에 대한 불신까지 드러냈다. 정호 스님은 “송담 스님 유시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했고, 일부 대중은 이에 반발했다. “너 잘났다.” “어느 XX야” “운영위원을 따르라는 데 그동안 어떻게 하셨냐” “가만있어, 말 하고 있잖아. 건방지게”라는 말이 오갔다.
직무대행 성직 스님은 “어른 스님과 중진 스님들이 계시는 데 오늘 모임에서 나오는 말들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오늘 자리는 어른 스님의 뜻을 알리고 어떻게 보실 수 있는 지 논의하면 된다. 유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들은 받들지 않으면 되고, 받들어야 한다는 분은 받들면 된다. 유시냐 아니냐를 여기서 따질 필요가 없다.”고 했다.
“유시가 진위 논하는 것 위험한 발상”
이어 성직 스님은 “유시는 받들 것인지, 아니면 받들지 않을 것인지만 논의해야지, 유시가 진짜다 가짜다를 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고 했다.
성직 스님은 “후보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선거는 해야 한다. 오늘은 선거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효행대본찰로서 어른 스님의 유시를 대중들이 지키자는 것이다. 선거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호 스님은 “이제 토론을 종결하겠다. 이야기는 들을 만큼 들었다. 오늘 선거에 대해 결정보자는 게 아니다. 유시에 대한 것은 각자 판단의 몫으로 남기고 결의문을 채택할 지를 논하자.”고 했다.
이어 정호 스님은 오늘 결의문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며 결의문 안을 낭독했다.
“선거에 영향 미치는 결의문 아니다” 했지만
운영위가 준비한 결의문은 △우리는 송담 스님 유시 받들어 문중의 대화합과 용주사 발전 위해 최선 노력 다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전강 스님 유지 받들어 용주사를 선풍진작과 불법홍포의 근본도량으로 가꿔나갈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전강 조실 스님 가르침 따라 불조혜명 잇기 위한 수행정진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 등 3개항이었다.
한 스님은 “결의문을 선거 이후 채택하자”고 했고, 한 스님은 “결의문 문구를 바꿔 ‘유시’라고 표현하지 말고, ‘큰스님의 특별한 당부’의 말씀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제안에 ‘유시’라고 인정하는 한 스님이 “그 말은 똑같은 얘기야 xx야”라고 욕설을 했고, 대중은 또 다시 충돌했다.
정호 스님은 논란을 수그리고 결의문을 채택하기 위해 결의문 내용을 다시 읽고, 목탁 3타로 채택여부를 결정 지으려 했다. 대중들은 즉각 반발했고, 결국 결의문 채택은 무산됐다.
이날 회의에는 주지후보 등록을 마친 성관 스님과 성월 스님이 참석했다. 성장 스님은 불참했다. 회의에는 승랍 25년차 이상인 66명의 스님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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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요? 그러면 그다음 어른은 누구십니까? 송담큰스님 이십니다. 더 말할것도 없네요.
그럼 그대들이 여지껏 중노릇하게끔 바탕을 만들어 주신분도 다 어른들이 신데 뭐 잘났다고
유시냐 아니냐를 논하시는 겁니까?
같은 문중고 아니고 건당한 사판승 자승이 말을 들으실 겁니까?
법을 가지고 계신 큰스님 말씀을 들으실 겁니까?
잘 판단하시길 빕니다. 죽을 떄 후회하지 않겠거들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