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 난다! 집에 두고온 아름다운 아내 생각 안나니?
Yo! 난다! 집에 두고온 아름다운 아내 생각 안나니?
  • 하도겸
  • 승인 2014.04.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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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박사의 ‘삶이야기 禪이야기’ <99>

석가모니부처님에게는 친동생이 없다. 어머니 마야부인(摩耶夫人)이 출산하기 위해 친정으로 가던 중 룸비니 동산에서 싯다르타 태자를 출산 후 7일 만에 타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자에게는 난다(難陀: Nanda) 또는 난타라고 하는 동생이 하나 있다. 난다는 아버지 카필라성의 숫도다나왕과 마야부인의 동생인 이모이자 양모가 되어준 마하파자파티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정반왕의 둘째 아들이며 태자에게는 이복동생이 되는 셈이다. 우리에게는 석가모니의 제자로 항상 웃음을 버리지 않아 보는 사람마다 마음을 즐겁게 해 감각기능의 문을 가장 잘 보호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받은 본래 소를 먹이던 사람이었던 목우난다(牧牛難陀)도 유명하다. 이 목우난다와 구별하기 위해 미인이었던 그의 아내 손다리(孫陀利)의 이름을 따 손다라난다(孫陀羅難陀)라고 한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뒤 고향 카필라성으로 돌아와 이틀째 되던 날, 난다의 태자 즉위식과 새 궁전 입궁식, 쟈니피다칼리야니 즉 손다리와 결혼식이 한꺼번에 열렸다. 이 소식을 들은 부처님은 삶의 고통을 모르고 자란 난다를 출가시키려고 다짐했다. 결혼식 중 식장에 들어선 부처님은 축가를 불러주고는 바로 떠났다. 영문을 모르는 난다는 부처님을 뒤쫓았다. 멀어져가는 난다를 안타깝게 부르는 손다리를 멀리하고 결국 그는 부처님이 계신 기원정사까지 왔다. 부처님은 망설이는 그를 설득해 출가시켰다. 처음에는 부처님 가르침대로 수행을 했으나 마음은 아름다운 신부에게 가 있어 나아감이 없었다. 주위의 출가자들은 스스로 출가한 것도 아닌 그런 난다를 놀리기도 했다. 난다는 부처님이 탁발하러 간 사이 신부를 만나러 도망치기도 했다.

이를 안 부처님은 그를 33천으로 데려가서 아름다운 500명의 천녀를 보여주며 “저들을 보아라. 너의 아내와 이 천녀들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아름답느냐?”하니 그는 아무런 주저함이 없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하늘의 천녀들을 택했다. “난다야. 네가 수행을 잘하면 이 천녀들을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회유했다. 이후 열심히 수행에 힘썼다고 한다. 이에 주위의 부처님 제자들은 도망갔다가 부처님이 꽤서 돌아왔다고 또 놀렸다. 또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통과 번뇌를 끊기 위해 수행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천녀를 구하기 위해 수행한다며 다른 수행자들이 그에게 고용살이라는 별명을 붙여 조롱하기도 했다. 마침내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은 그에게는 미인인 아내도 아름다운 천녀들도 필요 없게 됐다고 불교의 초기경전인 ‘잡아함경’에 전한다.

불교를 재미있게 어필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이제 무대에서 볼 수 있다. 12일 오후 3시 KBS 홀에서 ‘난다야!’의 의미를 가진 ‘Yo! 난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불교음악 페스티벌’(2014년 제25회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이다. 젊은이들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게 여운 김광하의 조언, 김효경님의 연출로 힙합+팝핀+오케스트라의 구성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랩·디제잉·그라피티·브레이크댄스로 이뤄진 힙합과 팝핀을 동시에 구현했다. 무대 뒤에서는 세존 역할을 바리톤 김재일이 노래하고 500명의 구족천녀를 대신해 유혹적으로 묘사한 8명의 빼어난 미모의 무용수들을 포함, 모두 18명이 나선다.

이 공연의 주제 ‘칸타타 담마파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불교 잠언집인 ‘법구경’을 법정 스님이 번역한 ‘진리의 말씀-법구경’ 가운데 22편의 시구를 뽑아 불교음악과 부처님 말씀을 융화해 작곡가 김대성이 대형 칸타타로 만들어 불교음악과 부처님 말씀이 융화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인 연등회 축제기간에 하는 공연으로 서울문화재단 공연창작활성화지원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된 대형무대예술공연이다. 니르바나 오케스트라 60여명과 전문합창단 60여명, 사찰합창단 270여명 등 참여인원만 모두 430명에 이른다.

이런 대작을 준비한 니르바나 오케스트라 강형진 단장은 고교 시절까지 열성적인 크리스천이었다. 마흔 넘어 대학교수던 오빠가 갑자기 사직하고 연탄가스를 마시고 뇌에 이상이 생겨 노숙자로 헤매다 결국 죽게 됐다. 그 과정에서 고통 속에 번민하다 손을 내밀어 준 스님을 만나 불자가 됐다. 절을 다니면서 불교 문화계에 클래식이 거의 불모지인 것을 알게 된 바이올리니스트인 그는 고통을 여의고 번뇌에서 해탈하는 열반(涅槃)을 뜻하는 ‘니르바나’를 오케스트라의 이름으로 삼고 서양의 악기와 연주 기법에 불교 정신을 넣는 ‘불교적 클래식’을 지향하게 됐다. 니르바나 오케스트라는 클래식 음악을 통해 불교를 널리 알리며 중생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보살행을 표방한다. 이런 취지로 만들어졌기에 니르바나 오케스트라는 거의 매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연주공연을 해 왔고 2011년 에티오피아 아이들과 여성을 위한 공연 등 수많은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최근에는 한국불교태고종 스님들의 제안으로 매년 4회 전국 각지를 돌며 ‘나누우리’ 정기 자선음악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강 단장은 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행적을 그린 록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능가하는 부처의 생애를 다룬 대작을 만드는 게 꿈이다. 이번 공연 가운데 안숙선 명창의 ‘아기부처 강생’과 뮤지컬 싯다르타 주제곡 ‘나 일어나리’ 등은 그 준비 작업의 하나다. 특히 공연의 3부 ‘행복’에서는 13개 사찰합창단 270여명과 1부에서 칸타타 담마파다에서 했던 전문성악인 60명을 합친 330명이 함께하는 찬불가 대합창제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이 역시 초대형 뮤지컬 대작을 만들기 위한 예비과정이다. 2008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초연한 이래 대만 타이베이, 중국 베이징과 시안, 싱가포르에서 공연되면서 호평을 받은 말레이시아 대작 뮤지컬 ‘싯다르타’를 훌쩍 능가하는 그런 작품이 강 단장의 서원으로 하루라도 빨리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 강형진 대표는 서울예고, 연세대 음악대학 기악과, 불가리아 소피아 아카데미에서 바이올린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국대 교양교육원 강사로 문화예술대학원 공연예술경영과정도 함께 밟고 있다. 국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했던 그는 선화예술 중·고등학교, 계원예고, 대진대학교 등에 출강했다. 1999년 2월부터 비영리단체, 서울시전문예술단체인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공연기획사인 아카사 엔터테인먼트와 JK챔버 오케스트라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2003 행원문화재단 주최 행원문화상, 2006 대한불교진흥원 주최 대원상 특별상, 2008 불교인재개발원 주최 올해의 인재상, 2012 불이회 주최 불이상, 2012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제1회 불교음악상 등을 받았다.

※ 禪 칼럼니스트 하도겸 법사는 법륜사에서 매월 3·5주 일요일 일요법회(오전 11시), 매주 목요명상마당(오후 7시)과 1·3주 일요입보리행론마당(오후 1시)에서 자원봉사법사로서 자신을 바로 보는 방법을 찾고 있다. 또 칼럼을 통해 사회와 종교계의 자성과 쇄신을 촉구하는 입장에서 화합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칼럼 내용 대부분은 제보되거나 인터뷰한 분의 글을 수정·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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