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 스님 매우 위험한 답입니다"
"고우 스님 매우 위험한 답입니다"
  • 강병균 포항공대 수학과교수
  • 승인 2013.10.04 10:04
  • 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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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리더스포럼 법문에 대한 반론

고우 스님이 10월 2일 서울 장충동 만해NGO빌딩에서 열린 참여불교리더스포럼에서 ‘불교의 현주소와 의식개혁의 필요성’을 주제로 법문을 하셨다. 청정한 비구 수행승인 스님의 법문에서 역설적으로 불교계의 특히 조계종의 문제의 근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님은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 대해서

“이번 총무원장선거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규모가 너무 크다. 재가연대가 공정선거 운동을 하고 있지만 소용없을 것이다. (개개인의)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더라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하셨다.

이는 매우 위험한 사고이시다. 이 문제로 법문장소에서 한 재가자와의 뜨거운 논쟁이 있었다. 매끄럽지도 않고 교훈적이지도 않은 실망스러운 논쟁이었다. 큰스님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절대진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과의 토론은 없고 일방통행식으로 보살들에게 설법하는 관행 때문일 것이다. 특히 사회문제에 대한 발언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개개인의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무용지물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좋은 제도 자체가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기 때문이다. 왕정과 식민지밖에 겪은 적이 없었던 우리 조선 사람들이 서구의 자유민주주의라는 제도를 받아들여 자유 평등 박애에 눈이 뜬 것이다. 북한의 김씨 독재정권과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와 비교해 보면 그 답은 명확하다. 의식개혁이 먼저라는 주장 즉 ‘개개인의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무용지물’이라는 주장은 위험한 흑백논리이자 정신우위의 흑백논리이기도 하다. 만약 사사무애·이사무애의 화엄연기사상이 참이라면 제도적인 개혁과 물질적인 개혁 역시 중요하다.

재가자가 “제도 아닌 의식개혁만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꾸겠냐?”고 질문하자 스님은

“해방 이후 이승만 대통령때부터 우리 사회에는 여러 사회개혁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지금 완벽하냐?”고 반문했다.

스님의 답은 매우 위험한 답이다. 만약 부처님이후로 의식개혁에만 매달렸다면 지금 대다수 인류가 누리는 자유민주주의체제는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라도 고려도 불교국가이었지만 결국 망하고 말았다. 의식개혁만 부르짖으면 되는 것인가? 서양은 부처님 가르침이 전해지지 않았는데 왜 더 풍요롭고 더 인권을 누리면서 사는가? 반대로 태국 미얀마 라오스 스리랑카 등의 불교국가 들은 가난과 독재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가? 불교적인 가르침이 저절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가져오는가? 불경은 이상적인 국가로 전륜성왕이 다스리는 왕정만을 논한다. 설마 스님이 매일매일 사자들에게 잡아먹히는 세렝게티초원의 누들에게 사자들에 대한 용서와 너그러운 마음으로의 의식개혁을 하라고 주장하지는 않으시리라. 지배자인 왕들에게 인자한 마음을 가지라고 하는 것이나 백성들에게 포악한 왕을 용서하라고 하는 것이나 한계가 명확한 가르침일 뿐이다. 왕정이라는 제도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외적의 침입에 대한 대처는 의식개혁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티베트의 예를 보면 명확하지 않은가? 1,000년간 불교국가로 제정일치의 사회를 만들었지만 나라를 폐쇄하고 개혁을 하지 않고 버티다 결국 중국에 병탄되고 말았다. 이렇게 나라가 망하게 된 원인은 폐쇄된 역사의식을 갖고 있던 불교승려들의 의식 자체가 문제였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제정일치의 티베트에서 나라를 운영하던 왕 이하 고관대작은 모두 승려들이였기 때문이다.

불교는 개인의 의식의 개혁을 말하나 사회나 국가는 집단이므로 동시에 ‘집단적인 의식’의 개혁이 필요하다. ‘집단의식’이란 단순히 개인의식의 합이 아니다. 개개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비유하자면 우리가 우리 몸의 세포나 뇌신경세포의 개개 의식을 의식하지 못함과 같다. 이 집단의식은 교육제도 사회제도 경제제도 정치제도로 구현되며 사실은 이 제도들이 집단의식 자체이기도 하다. 스님이 마음을 중시하시지만 스님 자신이 몸에 아프면 특히 암에 걸리면 외과적인 수술을 받으시리라 의심하지 않는다. 의식개혁을 이루어 몸의 건강을 회복하고 몸의 건강을 회복함으로써 자연적인 치유력으로 암을 극복하자고는 절대 주장하시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이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하시지 않을 것이다. 이 외과적인 수술에 해당하는 것이 선진제도의 도입이다.

스님은 “해방 이후 이승만 대통령 때부터 우리 사회에는 여러 사회개혁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지금 완벽하냐”고 하셨는데,

역으로 수천 년간 우리나라와 인도는 불교에 의한 의식개혁이 있었는데 우리 사회가 지금 완벽한가?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이 어디 있는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내세워 반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논리이다. 모든 주장을 완벽하지 않다는 논리로 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엄연기사상에 의하더라도 내적인 의식개혁과 외적인 제도개혁은 같이 가야하는 것일 것이다. 사자나 호랑이나 늑대 앞에서 아무리 불교수행을 하고 마음을 닦아도 자기 가족이 이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티베트가 바로 그런 예이다. 튼튼한 방어벽을 만들고 건장한 남자가족수를 늘리고 무기를 만들어 방어하는 것이 필수이다. 이것이 자기 가족에 대한 진정한 자비행이다. 정신일도 하사불성만 외치다가는 그냥 남의 먹이가 되고 만다. 물론 먹이가 되는 순간에도 자타가 없다는 무아를 닦아 깨달은 사람(가장)이야 잡아먹히는 고통이 없을지 모르나 그렇지 않은 수많은 다른 사람(가족)의 고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깨닫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고통은 허깨비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처음부터 고통을 벗어나는 법을 가르칠 필요도 없지 않은가?

집단의 의식은 인정하지 않고 개인의 의식만 인정한다면 이것이 바로 ‘아트만 사상’이다. 따라서 개인의 의식개혁과 정치·경제·사회·교육·복지제도 등의 집단적인 (의식)개혁은 더불어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한쪽의 개혁을 완벽히 이룬 다음에서야 다른 쪽의 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밀고 당기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중도연기일 것이다. 불교승단이 그나마 이정도로 수천 년 동안 유지된 것도 불교승단이 갖춘 훌륭한 제도덕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작금의 불교계의 타락과 혼란은 개인의식에만 치중하여 극도로 몸집이 커진 집단의식(제도)을 소홀히 대하고 방치한 책임이 크다. 변하는 세상에 맞추어 변하고 개혁하지 않는다면 이것이야말로 유아사상이다.

/ 강병균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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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부처의말과행동을 2020-05-16 01:46:14
따라해야예수의말과행동도마찬가지

무암 2017-02-06 21:09:48
한국 불교에서 노스님들 중 담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시는 분이 몇분이나 되시는지
의하하다. 담마가 소승? 대승에도 유식까지는
담마 (달마)가 기본 아닌가. 담마가 어ㅏㄴ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담마를 제대로 이해하고서도
련기를 떠나서 그 무엇이 있다고 , 참마니 주인공
이니 이런 얘기를 할까?
마음이 일어나면 일어난 것이 자기자신이지
또다른 자기. 참나 이런 것이 어디에서 튀어 나올 수가 있나?
하나만 질문해보자. 기억에 대해서 말씀해 보시라.
자유의지는 설명할 수 있는가?
그러면 절대로 참나. 주인공은 설 자리가
없다..

불자//// 2013-10-07 13:55:19
너같은 놈들은 불교똥컴이랑 한통속이라
사람들이 스님들 욕하고 조계종 욕하면 흐뭇하게 보고 있다가
자기들 조금만 비판하면 튀어나와서 난리 피더라
다콩 기자놈들이 주로 그런짓 마니하지 ㅋㅋㅋㅋㅋㅋ

에라 거지보다 못한 다콩놈들아
어디 밥벌어 먹을짓이 없어서 조계종 욕하는 짓으로 밥벌어먹냐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불자들이야 이해가 간다만
너희 불교다콩놈들은 쓰레기중 쓰레기다

저승사자/ 2013-10-06 23:00:24
이봐요 고우스님 발언 전체를 매번 댓글 달때마다 언급해야 합니까.
좋아요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리죠.

/“이번 총무원장선거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규모가 너무 크다. 재가연대가 공정선거 운동을 하고 있지만 소용없을 것이다. (개개인의)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더라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하셨다/

/“해방 이후 이승만 대통령때부터 우리 사회에는 여러 사회개혁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지금 완벽하냐?”고 반문했다. /

이게 고우스님의 인식입니다. 즉 재가불자들이 아무리 총무원장 선거등 제도개혁에 노력을 해도 소용없다는 거에요. 그냥 불자들 개개인 의식개혁만 하라 이겁니다.

이에 대해 강교수는 역사적 사실들을 열거하여 반박하죠.
왕정과 식민지 지배 밖에 몰랐던 조선백성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제도를 통해 평등 박애등의 가치(의식이 개혁됨)을 알게된 점, 신라나 백제, 티벳과 같은 불교국가들은 의식개혁에 나라 전체가 매달렸는데도 결국 망했다는 점.
불교승단도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연유도 계율등 제도의 견고함 때문이라는 점

고우스님 말씀처럼 의식개혁이 먼저고 그 다음 순차적으로 제도개혁해야 한다는 것은
화엄연기사상과 맞지도 않고 서로 밀고 당기면서 함께 가야 중도적 원리인 것이다...

그러면서 강교수는 '작금의 불교계의 타락과 혼란은 개인의식에만 치중하여 극도로 몸집이 커진 집단의식(제도)을 소홀히 대하고 방치한 책임이 크다. 변하는 세상에 맞추어 변하고 개혁하지 않는다면 이것이야말로 유아사상이다'로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정중하게 고우스님의 입장에 대해 강교수는 자신의 입장을 말했고 저와 댓글러들은 강교수의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재가자들이나 강교수, 저는 의식개혁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게 아니라
제도개혁+의식개혁 동시에 해야 한다는거죠. 동시에 하는 것이 중도의 이치에 부합하다는 겁니다. 고우스님처럼 현재 종단문제에 대해 제도개혁 노력이 '소용없다'고 할일이 아니라는 거죠.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제기 조차도 큰스님 비방이니 왜곡이니 구업을 짓는다는 둥 십원어치 지식이라는 둥.....온갖 모욕적 언사 다 늘어놓다가 급기야 사과하라 보채기까지...어디 아파요?

의식개혁이 먼저 그 다음 제도개혁이란 생각으로
현 제도개혁을 외면하는게 잘못된 인식이라는 겁니다

저승사자 2013-10-06 22:19:44
왜 자꾸 고우큰스님의 말씀을 호도합니까?

고우스님께서 말씀하신 본질은 출가자와 재가자의 개개인의 정신적 의식개혁 없이는 아무리 좋은 제도적 장치를 만든다 해도 그것은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아서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출가한 수행자들이 계율을 잘 지킬려는 마음, 열심히 경전공부 할려는 마음, 또 열심히 참선하려는 마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수행정진 하겠다는 이러한 마음의 의식개혁이 먼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제도를 논한다 해도 소용없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지금과 같이 범계해위가 빈번하고 수행정진에 대한 실천적 수행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재가연대자와 또 다른 불자들이 아무리 좋은제도를 만든다 해도 종단이 청정한 수행가풍을 이루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냥 무조건 좋은제도가 소용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왜 앞의 가르침은 생략하고 '소용없다' 라는 말 꼬뚜리만 잡아서 말도 안되는 자기논리만 펼칩니까?

문제의 본질을 읽지 못하고 말꼬리만 늘어질려고 하는 당신의 태도에 당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습니까?

그리도 또 만일 당신이 제시한 실천적 제도가 너무나 좋다고 합시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며 실천해야할 당사자인 스님들과 재가자들의 마음에 그것을 지킬려고 하는 의지적 마음이 없다면 당신이 제시한 제도적 장치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중도는 진리의 실천적 수행방법이라고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죠?

그럼 실천적 수행방법은 무엇입니까?

가장 먼저 계율을 잘 지키고, 다음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마지막으로 선정에 들어 모든 번뇌를 없애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이것 마저도 실천해야 하는 당사자들 즉 스님들과 불자님들이 그것을 믿고 따르며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설령 부처님의 참다운 진리라도 그런자들에게는 그저 소음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고우큰스님께서 어떤 수행방법이나, 좋은제도를 말하기 이전에 그러한 것들을 잘 믿고 따르며 지키겠다는 마음의 의식개혁이 먼저 앞서야 한다는 겁니다.

참 불자님의 고집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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