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승 삼보에 귀의 합니다.
이글은 불법을 배우는 대한의 불자로서, 금번 제34대 총무원장선거에 출마하신 모든 스님께, 투표하실 선거인단 스님께, 나아가 대한불자께, 한국불교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는 충정에서 드리는 애절한 소원이오니, 일점의 곡해 없이 경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는 10월 10일 실시되는 제34대 총무원장선거는 우리 조계종단의 축제일입니다. 따라서 너 나 없이 경선이 끝나면 서로 악수하고 축포를 쏘아 승자에게는 축하를 패자에게는 위로를 보내야 합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아름다운 경선은 반드시 경기 룰(rule) 과 원칙을 준수했을 때 가능합니다.
첫째는 간접선거제에서 자기편 사람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면 반칙입니다
우리나라의 헌정사에도 대통령선거에 있어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는 시민혁명이 있었습니다. 바로 6.10항쟁입니다. 잘 알다시피 이 항쟁은 전두환 대통령시절인 1987년 6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전국에서 일어난 반독재, 민주화투쟁이었습니다. 이때 최대의 쟁점이 바로 대통령선거에 있어 현행 헌법의 간선제를 그대로 끌로 갈 것이냐 아니면 직선제로 개헌할 것이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왜 6.10항쟁이 일어났겠습니까? 바로 “ 투표는 자신이 직접 해야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하여 행사할 수 없다.”는 직접선거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했기 때문입니다. 즉, 집정자가 위임, 대리제도를 남용하고 선거장을 지배하여 출석, 발언을 배제하고 방해하여 자기사람만을 골라서 선거인단을 구성하면 선거인단은 속칭 거수기(통과기)로 전락하고, 이를 대외국민에 속여 독재연장, 정권연장을 획책하였기 때문에 항쟁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과거 유신시절의 통일주체국민회의와 5공 시절의 대통령선거인단이 다 그랬습니다. 그 때도 명분은 국가의 통합과 안정이었습니다.
정중하게 스님들께 묻노니, 투표 룰인 선거4 대원칙(자유, 평등, 직접, 비밀)은 결승전(선거인단이 총무원장 선출) 뿐만 아니라, 예선전(교구별 선거인단 선출)에도 적용되는 경기의 룰입니다. 만약, 본분을 망각하여 룰을 준수하지 않고, 심지어 심판마저 경기에 개입한다면, 세상 어느 누가 그 경기를 잘한다고 박수치겠습니까? 아마 관중도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 다 자리를 떠나 경기장은 텅 비고 결국 축제는 망치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모든 법에는 인(人), 시(時), 소(所) 의 적용범위(관할, 경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종단의 종헌, 종법의 적용범위는 원칙적으로 그 종단의 사찰 내에서 소속된 사부대중의 종교행위에만 적용됩니다. 그러나 사회법은 아직 우리나라는 종교의 치외법권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 일국의 영토 하에 있는 사찰, 사부대중, 종교행위에 다 적용됩니다. 따라서 종헌종법을 들이대고 경계가 다른 사회의 일반 언론 단체, 일반 지식인을 규율할 수는 없지마는 사회법을 들이대고 종단과 소속된 사부대중을 규율할 수는 있게 됩니다.
정중하게 스님들께 묻노니, 이처럼 법의 관할, 경계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만약, 사회단체나 사회인에 대하여 종단이 종단 일을 가지고 역 고소. 역 고발을 남발한다면 어떻게 그 종단이 바로 서겠으며 이를 어찌 여법하다 하겠습니까? 밖에서 무어라 하겠습니까?
셋째는 불조께서는 수백 생을 거쳐 선근(善根)을 심어오시다 성불을 이루었으니, 불자들도 그리하라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몇몇 대한의 용맹스런 불자님들은 어쩌다 남의 글에 도배나 하는 악플러가 되셨단 말입니까? 현실에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숨어 있기에 무슨 끊지 못할 인연이 얽히어 있기에 종단의 구더기, 날파리, 기생충이 되셨습니까? 의리 때문입니까? 그렇게 미꾸라지 연못을 다 휘저어 놓고 집에 돌아가시면 속이 후련하십니까? 집에 돌아가면 ‘어이구 우리 남편 참 잘했어, 역시 우리 아버지 최고야. 나도 배워야지, 어이구 내 새끼 애썼다’ 하면서 개선장군 왔다고 어깨라도 두드려주고 얼싸안고 뽀뽀라도 해 주십니까?
진정으로 풀뿌리 불자들게 묻노니, 당신들도 다 불성을 지닌 부처이십니다. 그런데 어찌 그 불성이 먹구름, 무명, 올가미 속에 빠져 들고 또 다시 생사윤회의 굴레를 타게 하시렵니까? 금생에 정말 성불 안하실 참입니까? 무엇이, 어느 분이 당신을 때론 거수기로, 때론 하수인으로, 때론 어용으로 , 때론 허수아비로 전락시켜 생사를 헤매게 만드셨나이까? 풀뿌리 불자시여! 말 한마디 못하고 바라만 보는 가슴 아픈 짐승도 참 슬프지만, 당신들이 나를 더 슬프게 하고 계십니다. 아, 시방삼제 제불보살님이시여! 이 대한의 불자들에게 대자대비하신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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