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원과 바꾼 행복
29만원과 바꾼 행복
  • 변택주
  • 승인 2013.08.05 15: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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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변택주의 <섬기는 리더가 여는 보살피아드>-30. 카를 라베더
전두환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정주교 변호사는 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12·12, 5·18 그리고 전직 대통령 뇌물사건 특별수사본부’가 1995∼96년 수사했던 전 전 대통령 뇌물 혐의 관련 기록을 보여 달라고 할 계획이라며 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동안 현대, 삼성 같은 재벌총수들에게 돈을 받았지만 민정당 운영비, 대선자금 따위 정치 활동비로 썼고, 남은 돈은 ‘5·18 특별법’이 제정돼 수사를 받은 뒤 검찰에 냈다면서 1995~96년 뇌물수사기록을 보고 남은 돈이 29만원임을 증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넉넉하고 너그러움을 즐기는 카를 라베더

돈으로 섹스는 살 수 있지만

오스트리아 백만장자 카를 라베더Karl Rabeder가 부유함이 행복을 가로 막고 있음을 깨닫고, 집을 비롯한 100억 가까운 재산을 남김없이 자신이 만든 소액대출기관 마이 마이크로 크레디트 my micro credit에 내놓아 형편이 어려운 지구촌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서게끔 돕고 있다.

“재산을 조건 없이 다 내어주고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내” 카를 라베더는 1962년 오스트리아 린츠Linz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도우며 자랐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이어받은 근면함과 성실함 바탕에서 참신한 수완을 발휘해 사람 마음을 사로잡은 실내 장식 사업으로 큰돈을 벌어 30대 초반에 이미 은퇴해도 될 만큼 많은 재산을 모은 카를 라베더. 그러나 세상에서 부러울 것이 없을 만큼 커다란 ‘부’와 ‘성공’은 카를에게 사는 의미를 일깨워주지 못했다.

1982년 돈이 삶을 행복하게 해 준다는 증명을 하듯이 여행사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안락한 휴가를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특별히 주문해서 떠난 하와이 여행. 천국에 닿은 첫날부터 기쁨이 찌그러드는 느낌을 받았다. 휴가지에서 만난 사람들이 보여준 달콤한 웃음이 가식라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참으로 멋진 날이죠?” 말을 하면서 속으로는 “아휴, 날도 참 덥네. 제기랄, 또 성가신 유럽 사람이야? 영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이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불쾌해 한 카를. 휴가를 오기 전에는 이 휴가를 가장 아름다운 빛깔로 상상했으나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휴양지에서 만난 손님들이 마치 진열장에 세워놓은 마네킹 같아서 자신들이 누린 호화로움이 기쁨이 되지 못하고 멀리 펼쳐진 푸른 바다도 허상이었을 뿐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여행을 마치고 오스트리아 집으로 돌아와 집 안은 춥고 어두웠지만 그제야 망상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고 한다.

▲ 티롤 오두막에 있는 카를 라베더

카를은 “돈으로 집은 살 수 있지만 가정은 사지 못한다. 시계는 살 수 있어도 시간을 살 수 없다. 침대는 살 수 있더라도 잠을 사지는 못한다. 책은 살 수 있지만 슬기로움을 살 수는 없다. 피는 살 수 있어도 삶을 사지는 못한다. 섹스는 살 수 있지만 사랑을 살 수는 없다. 지위는 살 수 있을 지라도 존경을 사지 못한다.”는 말씀을 떠올리면서 “돈으로 휴가를 살 수 있어도 휴식을 살 수는 없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산장에서 참으로 달콤한 쉼을 맛본다. 종업원이 실수로 흘린 사과 주스를 닦으면서 참다운 세계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카를. 내가 가진 돈을 모두 내어놔도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넉넉함과 행복을 살 수 없다면 이제껏 살아온 삶이 무슨 뜻이 있을까? 이제 카를에게 재산은 짐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가난하니까 불행해야 하지 않나?
위기감이 몸을 옭죄고. 돈을 벌면서 사는 지표를 잃어버린 카를. 어느 날 남미 여행 길, 유럽보다 경제력이 훨씬 뒤떨어진 삶을 사는 남미 사람들을 보며 “아니. 잠깐, 귀가 따갑게 들어온 이론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가난하니까 불행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얼굴 한 가득 웃음을 짓고 눈빛은 살맛나는 기쁨을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반짝거렸다. 불행해야 할 사람들이 훨씬 행복해 하는 모습에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커다란 충격을 받고 돌아오는 길. 외려 런던 히브로 공항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마주 치는 얼굴 모두가 마치 무슨 테러를 당한 듯한 찌푸린 낯빛을 하고 있었다. “이건 아닌데?”

▲ 티롤 오두막과 카를 라베더

사는 의미를 쉼 없이 찾아다니던 카를은 남미에서 우연히 빌려준 얼마 되지 않는 돈(500유로, 약 70만원)으로 한 식구 삶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적은 돈만으로도 어려운 사람들이 너끈히 스스로 생계 수단을 마련해 솟아오를 수 있음을 알고 온몸이 떨리는 감동을 맛본다. 카를은 자신이 어려운 이웃 경제 자립에 힘을 보탤 수 있음을 알고는 자기가 누리는 넉넉함과 어려운 처지에 허덕이는 이웃 모습이 겹쳐지면서 그물에 그물코처럼 둘 사이를 잇는 강한 끈을 발견한다. 참다운 행복은 나를 확장해 너를 행복하게 하는 데 있음을 알아차린 카를 라베더. 가진 재물을 하나하나 차례로 팔아 직접 소액대출을 해주는 단체를 세운다. 전 재산을 동정호에 던져버리고 산에 들어가 숯을 구우며 살았다는 중국사람 방거사가 떠오른다.

백만장자였던 카를은 가진 것이라고는 배낭 두 개에 모두 들어갈 만큼 줄었다. 이제 오스트리아 티롤에 있는 작은 오두막에서 회사 임원과 일급 운동선수들 코치를 해 한 달에 1,000유로를 벌어 쓰는 카를. “생애 처음으로 마음이 편안하다. 삶이 꿀맛 같다.”며 벙싯 웃는다. 삶이 넉넉하고 너그러우려면,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직관에 따를 용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현대판 방거사 카를 라베더. 이제 유럽 사람들은 마이 마이크로 크레디트란 다리를 종종걸음으로 건너 먼 나라에 사는 어려운 이웃 경제 독립을 돕는다.

   
인문학 강의를 하는 경영코치, ‘연구소통’ 소장으로 소통을 연구하며, 지금즉市 트區 들으面 열리里 웃길 79에 산다. 펴낸 책으로는 <법정스님 숨결>과 <법정, 나를 물들이다>, <가슴이 부르는 만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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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4-03-18 11:59:25
특히 북유럽권이나 서유럽권은 겉으로는 아무리 사회적인약자들을 위한 복지를 잘했다고해도 속으로는 무슬림권에서 온 이민자들 때문에 많은 위정자들이 골치를 앓게되었다!
더군다나 독일이나 이탈리아 스웨덴 그리스는 만65세이상의 노인비율이 전체인구의 약 20%를 넘어 이런나라들은 어떤이유를 막론하고 이민자들을 받아들일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고 일본은 무려 25%이상이 만65세이상의 노인들이니 문제는 일본은 이민자들을 안받아주는탓에 2050년만 되면 그비율이 무려 37%나 넘는다고한다! 차라리 이럴려면 중남미나 동남아시아로 가는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박혜연 2014-03-18 11:48:22
나같으면 화를 잘내고 소리도 잘지른다! 이게 사람사는세상이지!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하와이나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사이판 괌 타히티같은 편안한나라를 가지말고 차라리 이란같이 보수적이고 완고하고 집안에서 손님대접을 중시하고 숙박문화가 후진곳으로 가는것이 진정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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