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바이러스를 퍼뜨리다
나눔 바이러스를 퍼뜨리다
  • 변택주 연구소통 소장
  • 승인 2013.02.28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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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변택주의 <섬기는 리더가 여는 보살피아드>-9. 보노(Bono)
“날마다 900명이 넘는 아기들이 후천면역결핍증(AIDS)에 걸린 채 태어나는데,
2015년까지 에이즈에 걸려 태어나는 아기가 없는 세상을 이루자!”

아일랜드 락 그룹 U2 리더 보노(Bono, 본명: 폴 데이비드 휴슨Paul David Hewson)는 2006년 사회운동가 바비 슈라이버(Bobby Shriver)와 손잡고 에이즈 환자를 위한 새로운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 ‘프로덕트 레드(Product RED)’를 탄생시켰다.

왜 하필 빨간 빛깔일까?
프로덕트 레드캠페인에는 애플, 마이크로 소프트, 모토로라, 델, 갭, 엠포리오 아르마니, 컨버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스타벅스처럼 널리 알려진 기업들이 함께 한다. 왜 하필 빨간 빛깔일까? 멀리서도 눈길을 끌어 회사나 학교에서 한 사람만 레드캠페인에 참여해도 손쉽게 알아볼 수 있는 빨간 빛깔, 보노는 아프리카 질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경계심을 드러내려고 빨강을 썼다고 털어놓는다.

▲ 2015년에는 에이즈에 감염되어 태어나는 아기가 없도록 하자.

프로덕트 레드보다 앞서 자선 바자회를 열어 수익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리는 잔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제품이 지닌 매력보다는 좋은 일을 하려는 마음에서 지갑을 열었다. 그러나 ‘프로덕트 레드’는 인기를 누리는 상품에 빨간 빛깔을 덧입히기 때문에 좋은 일을 하려고 애써 쓸모없는 물건을 사야하는 부담 없이, 한걸음만 물러나 빨간 빛깔을 고르면 되기 때문에 한결 가볍다. 놀라운 일은 그 뜻을 헤아려 사는 손님보다 빨강이 예뻐서 사는 사람 수가 더 많아 자신도 모르는 새 착한 소비가 일어난다.

보노가 이끄는 아일랜드 록 그룹 U2는 1985년 7월 에티오피아기아해결기금을 마련하려고 세계 곳곳에서 콘서트를 여는 ‘쥬크박스’ 라이브 에이드에 함께 한다. 콘서트를 마치고도 오래도록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눈에 밟혀 잠을 이루지 못하던 보노는 서둘러 아프리카로 날아간다. 아내와 함께 한 달이 넘도록 에티오피아 급식소에서 고아를 돌보던 보노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제발, 제 아들을 데려가 주세요. 당신이 데려가면 이 아이는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어쩔 수 없는 무기력함에 맥이 빠져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내 손을 꼭 잡고 ‘아프리카를 결코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아이 4천만 명을 학교로
새천년에 들어서면서 보노는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같은 선진국 정·재계,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아프리카를 비롯한 52개 가난한 나라 빚 3천 5백억 달러를 덜어주고 도와야 한다고 설득하며, 2002년 아프리카 나랏빚과 에이즈,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려고 ‘DATA(Debt, AIDS, Trade in Africa)’를 바비 슈라이버와 손잡고 출범시켰다.

▲ <타임지> 표지, 보노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2년 3월, “보노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 아래 보노를 표지 인물로 다뤘다. 같은 해 보노는 CNN과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250만 명이나 되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말도 되지 않은 까닭으로 에이즈 약을 구하지 못해 죽어가야 합니다. 달나라에도 사람을 보내는 세상에, 에이즈 약을 보내는 일은 그리도 어렵단 말씀인가요?”라며 세상 멱살을 거머잡았다.

2005년, G8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나라들이 오래된 빚을 갚기보다는 건강이나 교육, 사회 기간 시설을 만드는데 써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 에이즈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어낸 보노, 바로 미국으로 날아가 당시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와 국가 안보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를 만나 에이즈 치료에 미국이 500만 달러를 쓰도록 해 20만 명이나 되는 아프리카 사람 목숨을 건졌다.

‘타임’은 보노를 2005년 올해인물로 뽑았다. 세 차례나 노벨평화상후보에 오르고, 프랑스 ‘레지옹도뇌르 훈장’과 ‘영국기사작위’를 받은 보노는 2010년에는 ‘인도주의지도자 상’을 받았다. “빚 탕감으로 아프리카에서 4천 만 명이나 되는 어린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한 때는 하루 두 알이면 되는 약을 살 돈이 없어 날마다 5천 명씩 죽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3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에이즈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오늘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외치는 보노.

빌 게이츠, 스티븐 스필버그와 오프라 윈프리, 스칼렛 요한슨, 레이디 가가 같은 이들이 발 벗고 나서고, 글로벌기업들이 앞 다퉈 어깨동무하는 프로덕트 레드. 이제까지 2,150억 원이 넘는 돈을 모아 천만 명 가까운 아프리카 사람들 목숨을 건졌다. 2015년에는 에이즈에 걸린 채로 태어나는 아기가 하나도 없기를 비는 마음으로, 올 봄에는 레드 컨버스 신발 한 켤레 마련해야겠다.

   
인문학 강의를 하는 경영코치, ‘연구소통’ 소장으로 소통을 연구하며, 지금즉市 트區 들으面 열리里 웃길 79에 산다. 펴낸 책으로는 <법정스님 숨결>과 <법정, 나를 물들이다>, <가슴이 부르는 만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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