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이 생겼을 때 한의원에 가야할지, 병원에 가야할지 고민을 할 때가 있다.
2009년에 동의보감이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정작 한의학이 어떤 학문이고, 한의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하는지 잘 모른다. 아프면 한의원에 가야할까? 병원에 가야 할까?
몸이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고 땀을 흘리며 두통이 있고 온 몸이 나른하고 기침을 하고 콧물이 나온다. 이는 누가 봐도 감기임을 알 수 있다. 서양의학에서는 감기 바이러스를 병의 원인으로 보고 해열제, 항생제, 진통제를 사용하여 치료한다.
한의학에서는 몸을 지키는 정기(正氣)가 약해지고 오장육부의 균형이 깨져서 외부의 사기(邪氣)가 침입해서 감기가 걸린다. 이에 대한 치료는 폐를 돕는 마황탕(麻黃湯)을 쓸 수도 있고 위장을 돕는 쌍화탕(雙和湯)을 쓸 수도 있다.
감기라는 한 질환을 놓고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이렇게 다르게 본다. 중요한 것은 치료효과이다. 감기가 아스피린을 먹고 나을 수도 있고, 쌍화탕을 먹고 나을 수도 있다. 이를 보고 어느 한 편이 우월하다고 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논리이다.
학문은 어떤 결과를 놓고 이해시키기 위한 해석체계이다. 결과가 좋아야 학문이 좋은 것이다. 해석체계가 번드르하다고 해서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학문의 우월성을 결과 위주로 보아야 한다.
필자는 감기에 걸리면 아스피린도 먹고, 쌍화탕도 먹는다. 과로로 힘들 땐 링거도 맞고, 보약도 먹는다. 늘 한방과 양방의 효과적인 부분을 챙겨서 치료하는 편이다.
서양의학에서는 척추의 구조적인 문제로 요통을 이해한다. 건물의 골조가 약해지면 골조를 보강하는 작업을 하는 것처럼 척추를 보강하는 수술이나 주사요법, 물리치료를 한다.
한의학에서 요통은 여자의 경우 출산후 자궁과 신장이 약해지게 되고 골반이 제대로 정상위치로 돌아가지 못해서, 남자의 경우 신장과 대장이 약해져서 요통이 발생한다고 본다. 이처럼 요통에 대해서도 동서양 의학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이해해야 할 것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을 받아들이면 된다. 이런 질병에서는 한의학이 간단하고 쉽게 치료할 수 있고 저런 질병에서는 서양의학이 간단하고 쉽게 치료한다. 치료 결과 위주로 받아들이면 된다.
양약이든 한약이든 건강식품이든 증상과 체질에 정확하게 맞을 때 효과적이다. 이제 한의원에 가야 할 지, 병원에 가야 할 지 아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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