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당선인, 강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라"
"朴 당선인, 강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라"
  • 법응 스님
  • 승인 2012.12.24 13: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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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근혜 시대 무엇을 발상할 것인가?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대한민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우리사회의 선거문화와 국민정서에서 볼 때 대통령당선이 꼭 축하받을 일만은 아니다.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후보로 나선 이가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정책을 이해시키고 지지해 줄 것을 설득한 결과이지만, 거칠게 표현하자면 국민을 가운데 놓고서 다른 후보와 심하게 경쟁을 벌여 승리한 결과이다. 이 과정에서 온갖 네거티브적 전략이 동원되고 감정적 대응을 불러오게 되어 결국 애초의 선거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선거운동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흐르지 못하고 감정 대 감정의 쟁투로 변질되면 될수록 선거결과에 따라 상처의 골도 그만큼 깊어진다. 당연히 반목과 분열의 폭도 커진다.

세 번의 대선후보 TV토론을 지켜보면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당선인에게서 느낀 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먼저, 결코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부모를 둔 덕분에 남다른 삶을 살아온 경험과 역경, 그리고 이른바 로열패밀리로 평생을 살아오면서 누적되었을 정치‧사교적 감각과 훈련의 냄새였다.

그러나 이후 토론과정을 지켜보면서 그 ‘감각’과 ‘훈련’의 진실성에 의구심이 들었다. 사회의 리더로서 교육적 경험과 훈련된 직관(Educated intuition)을 갖추었다고 하기엔 너무나 불안정해 보였던 것이다.

한 나라의 수반은, 특히나 분단국가의 대통령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정에 동요돼서는 안 된다. ‘준비된 대통령’은 말(語)이 아닌 현실에서의 위기 대처 능력과 역량으로 증명해야 한다.

선거 막바지에 불거진 국정원 여직원의 선거개입 논란과 이에 대처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또 어떠했는가? “우리가 고작 이정도 수준 밖에 안 되나”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당선자의 몫으로 남았다. 몇 가지만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청와대 “신 개념의 보고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현실, 현장 상황과 보고(報告)의 틈새로부터 국정난맥상 등 문제는 생겨난다. 그것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피해로 돌아가고 국가의 손실이 된다. 당선인은 공직자들로 하여금 사실 그대로 보고하라는 주문과 중요현장은 직접 점검하는 신개념의 보고문화 -시스템-를 구축해야 한다. 잘못된 보고는 최고결정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며, 필수 지시사항을 망각케 한다. 신 개념의 보고문화 구축은 시대상황에 부합되는 정부부서의 개편과도 상통한다.

대통령에게 보고되어야 할 내용이 흐트러지고 정책이 난맥의을 보이는 원인은 대부분 공익을 외면한 집단이익 추구세력의 개입과 철학부재의 공직자세에 기인한다. 이들을 척결하고 인사에 공정성과 적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대통령은 스스로 천수천안의 능력이 있어야 하며, 정부기구도 그렇게 개편해야 한다.

둘째, DNA(내력 來歷)를 스스로 바꿔야 한다.

부모와 성장환경에 의해 정신과 육체에 밴 습성을 외면하고 살기란 쉽지 않다. 의식적이든 무의적이든 내력(來歷)이 일정부분을 좌우한다. 당선자는 고 박정희 대통령과 고 육영수 여사의 영향이 지대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배경이 보수세력의 결집과 지지를 가져와 대통령에 당선이 됐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금강경>에 이르기를 언덕에 이르렀으면 타고 건너온 뗏목을 버리라 했다. 부모로부터의 업을 버리고 스스로 자주적이며 주체적인 지도자가 돼야 할 것이다. 스스로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해야 한다.

셋째, 국제정치, 균형감과 더불어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중국, 미국, 일본 등 한반도 평화유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감과 자존감을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중화주의는 그들만이 선택되고 중심이라는 사상으로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으로 표현됐다. ‘이∙융∙만∙적’은 모두 천하고 부정적인 의미의 한자들이다. 이러한 개념을 배경으로 하는 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 전략은 무엇보다 북한의 앞날을 지속적으로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은 역대 여느 지도자보다도 외부 확장 및 장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주변국들과 끊임없이 영토분쟁을 일으켜온 일본은 근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면서도 사안별로는 협력과 대립이란 이중적 태도를 견지해 왔다. 이 시점에 공교롭게도 한중일 삼국의 정권을 잡은 그룹이 모두 사실상 통치세습을 실현했다. 하나같이 보수색채가 강한 세력들이다. 누적되어온 민족 감정과 영토분쟁이 가시화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거시적 안목으로 무엇이 국익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 중국 외교정책은 과거 역사의 교훈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넷째, 한국사회의 어디가 어떻게 병들었는지 알아야 한다.

서민은 매일 매일이 삶과의 전쟁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가계부채, 구조적 불평등, 공동체 정신의 붕괴, 소외, 양극화 등은 폭력의 일상화와 노숙자등 빈곤층의 증가로 이어지고 종국에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만든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각종 사회적 문제로 인해 상당수의 국민이 희망을 잃고 있다는 데 있을 것이다. 희망을 잃으면 범죄율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악순환이다. 병든 한국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조건 없이 베푸는 보시행, 화해와 회통 그리고 융섭의 문화를 불교에서 차입해 제대로 쓰면 된다. 경제는 경제외적 문제로부터 해결의 열쇠가 있음도 알아야 한다.

다섯째, 국토를 진단해야 한다.

4대강사업에 대해 냉정하게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한반도의 해안선이 붕괴되기 시작한지 오래 되었다. 전국토가 대책 없이 개발되고 있다. 시멘트, 아스팔트가 국토를 덮고 있다. 생명의 기운을 품고 있는 흙, 돌, 목재의 문화가 주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흙, 돌, 목재의 문화가 사라진 곳에서는 역사도, 자연도 사라지고 인성은 피폐해진다. 동서남해안의 노후하고 관리가 부실한 핵발전소에서 규모급의 문제가 발생 시 대한민국은 초토화 된다. 당선인은 국토와 그 위의 시설들 그리고 국토자연환경의 건강과 안정성부터 진단해야 한다. 국토가 청정해야 국민의 삶도 청정해 진다.

여섯째, 부정부패의 일소, 청탁을 근절하라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부패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을 조장하는 주범이다. 합법적으로 돈을 벌며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은 칭찬받아야 한다. 그러나 부정과 부패로 재산을 늘리거나 축재하는 공직자는 암적 존재로서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 특히 대기업과 고위공직자의 부정행위는 사회안보 차원에서 다스려야 한다. 그 어떠한 사회의 저명인사나 지인의 청탁도 거절해야 한다. 결국 그들의 청탁은 지도층의 범죄를 덮어달라는 것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무소유는 사회지도층이 갖추어야 할 덕목 중의 덕목이다.

일곱째, 부패한 사회지도자 권력이 보호해선 안 된다.

종교계, 교육계 등 시민사회의 정신적 구심 역할을 해야 할 지도층이 병들어 있는지 오래됐다. 종교본연의 공통적인 덕목인 순수성, 청빈성이 사라진지 오래됐다. 비록 일부라 하나 탐욕스런 종교지도자들이 판치는 세상이다. 실정법을 위반한 사회지도자에 대한 정당한 징치를 권력이 관여해서는 안 된다.

여덟째, 북측의 시험을 사전 차단해야 한다.

북한 지도부는 지구상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존재라고 볼 수 있다. 현 북한 지도층은 대남혁명사에서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역사적, 숙원의 상대를 대하게 됐다고 판단할 것이다.
북한은 당선인에 대해 반드시 시험에 들게 할 것이다. 그 시험 자체를 차단, 예방하는 것이야 말로 능력이다. 역사, 문화, 전통 그리고 남북의 현실상황에 대한 정치적 지혜를 발휘한다면 대안이 부재하거나 어려운 상대만도 아니다.

“적이 요구하는 바를 들어줄 수 있으면 들어주도록 하고, 가능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시도해 보며, 아군이 최대한 강하게 보이도록 하는 전술로 적군이 스스로 전쟁을 포기하게 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가능한 한 사람을 덜 죽이도록 하고, 무언가 방편을 써 적을 항복시키며, 가급적 적병을 죽이지 않고 생포하도록 해야 한다(대살차니건자소설경).”고 경전은 이르고 있다. 여기에 오늘의 남북문제를 푸는 열쇠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홉째, 아집과 치적주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독재와 악정의 원인은 아집과 치적주의다. 특히 사회통합, 경제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가 지도자는 아집에 의한 권위주의와 치적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한다. 헌법으로 보장된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도 실질적 독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국사회에서 아직은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벽에 부딪힐 수 있고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당선인은 인위적인 치적주의 그리고 아집, 아상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박 당선인은 당선이후 여러 말들을 쏟아 냈다. △“우리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의 마음도 잘 챙기고 담는 것도 중요하다” △“더 열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다 함께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 국민 행복에 동참하도록 더 노력하고 분발할 때” △“덕망과 능력이 있으면 여야를 뛰어넘어 발탁하겠다” △“다시 한번 ‘잘살아보세’ 신화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먹고사는 것 걱정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 국민은 말의 성찬이 아닌 성실한 실천을 원한다.

곧 인수위가 구성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초석을 놓게 된다. 아름다운 새가 차별과 분별의 담장을 허물고 상처를 치유하는 회통의 무도를 기대해 본다.

대통령에 당선은 되었지만 자신을 거부한 반대표가 48%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당선인은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도 앞으로 이 나라를 책임지고 끌어갈 세대들이, 변화를 강력하게 희망하는 2030대 젊은 세대들이 집단적으로 그러한 의사를 표현하였다는 점을 앞으로 5년 동안의 국정운영에 있어 두고두고 무거운 짐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하여, 당선인에 대한 필자의 칭찬과 축하는 5년 후로 미룰 수밖에 없다.

“박근혜”이기에 단 한 번의 실정이 회복이 어려운 상황을 몰고 올 수 있다. 부디 열린 자세로 우려하던 부분들을 불식시키고 국가의 모든 것을 잘 융섭하여 내놓았던 공약들을 성실하게 지켜가길 바란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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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하네 2012-12-25 19:56:31
십알단(십자군 알바) 동원해서 이겨서 참 좋겠다
그런 독재자딸년하고 궁짝 맞추지 못해 안달하는 조계종 ㅋㅋㅋㅋㅋㅋㅋ
윤정훈 목사가 운영한 십자군 알바단,,,역시 박근혜는 호구 조계종을 이용하고
뒷구녕으로 개독과 어울렸던 것, 그런 것도 모르는 중님들과 불자라는 것들 어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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