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사태를 보면서 재차 현 종단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종정예하는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며 최고권위의 지위다. 종정예하의 위의와 예경에 근접하지도 않은 ‘부촉의 글’이 버젓이 나 돈 것은 종단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스스로 만천하에 공개함과 다르지 않다.
일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불행하게도 현 집행부의 최고위급인 “대한불교조계종 자성과 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을 거듭 거론치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전 종정예하이신 법전 스님께서 소위 ‘21세기 아쇼카 선언’에 대한 인준을 사실상 거부하자 도법 스님은 2011년 12월 7일 “예경실장께 보내는 편지”를 보냈다.
[그런데 종정예하께서 전해주신 “불조혜명(佛祖慧命)의 본의와 종지를 잃을까 걱정되니 더 다듬어서 완성하라”는 - 중략- 그런데 불행하게도 저희 노력으로는 도저히 찾아 뵐 수 없어서 부득이 예하를 직접 모시는 예경실장께 공개적으로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정 부처님의 출현목적, 불교와 종지의 존재이유인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실현하려면 종지 정신을 어떻게 실천해야 합니까. 또는 종정예하의 뜻을 어떻게 받들어야 합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해답을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결국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10여 년간 불교계에 있었던 문제들을 예로 들어 질문을 하고 그 해답을 들으면 길이 환하게 열리겠다는 판단으로 질문을 드립니다.]
이어 도법 스님은 “부처님의 출현목적” 등 6개 항을 공개 질의했다. 말이 “예경실장”이지 사실상 도법 스님이 종정예하를 상대로 해서 공개적으로 대든 것과 다르지 않다. 곧바로 법안 스님이 종정예하를 겨냥한 듯한 예경실장 앞으로 2차 편지를 보냈다.
이 때 종단의 총수인 총무원장 스님 등 집행부와 승가는 침묵했다. 발생해서는 안 될 종정예하에 대한 종헌질서 붕괴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어제 현 종정예하의 ‘부촉의 글’로 인해 종단의 신성에 적지 않은 누가 또 발생했다.
일련의 사태를 진단하건데 힘과 세력을 앞세운 삼류정치 행태가 종단 저변에 만연 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백양사의 종정예하의 부촉의 글에 대해 관련한 자들을 신성의 모독 차원에서 징치하고 지난해 도법 스님의 전임 종정예하에 대한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처리해야 종헌질서의 기강을 바로 잡고 불편부당한 종무행정이라 할 것이다.
종단의 종무는 불편부당하게 이루어 져야한다. 미진만큼이라도 사감이나 편을 가르는 행위는 이 자체가 해종행위이다. 결국 총무원이 종단을 제대로 통리하지 못함에 기인한다 할 것이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